사람&사람인터뷰
실용적 취미생활은 노후에 평생친구취미생활로 인생에 행복을 더하는 충북 단양 김영희씨
민동주 기자  |  mdj0223@naver.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07.07  10:16:44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이번 보타니컬(섬유채색)공예 강의가 모집 2시간 만에 선착순 마감됐어요. 배우고 싶어서 갈망하는 사람이 많은데 취미활동 기회는 많지 않은 게 안타까운 현실이죠.”

   
▲ 단양군에서 보타니컬 공예를 널리 알리고 있는 김영희 지도사.

충청북도 단양군에서 3300㎡(1000평) 가까이 잡곡·마늘농사를 하는 김영희(59세·前한국생활개선단양군연합회장)씨는 생활개선회에 가입한 뒤 삶의 질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농업기술센터가 생활개선회 회원을 대상으로 서예를 가르쳐준다는 공고를 보고 우연한 계기로 붓을 잡게 됐다고.

“생활개선회와 농업기술센터가 저를 60세 이후에도 꽃길을 걷게 해줬어요. 지금의 제가 있는 건 모두 이들 덕분이죠.”

그런데 다양한 취미활동 중에 왜 하필 서예였을까. 이유는 간단했다. 농사일로 힘들고 낙심할 때 화선지 위에 글자를 쓰고 산과 들을 그리면 치유가 됐다. 여가생활로 서예를 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올곧은 배움의 자세는 충북서예대전에서 특선을 받으며 작가로 등단하게 만들었다. 전국단재서예대전 초대작가, 전국퇴계이황서예대전 초대작가와 대회장 역임으로 활동영역을 넓혀갔다.

취미로 시작했던 서화를 최근 트렌드에 맞춘 보타니컬과 도자기, 신발에 그림그리기 등 실생활에 접목시켜 발전해낸 것은 본인이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녀의 열정은 52세의 나이에 한국방송통신대학 교육학과에 입학하게 했고 학교생활과 함께 생활개선단양군연합회장활동은 물론 사회복지사, 야생화자수, 풍선아트 등 각종 자격증 취득으로 이어져 지도사의 길을 걷게 했다.

서화를 통해 또 다른 삶을 꿈꾸던 김영희씨는 전국적으로 인기 많은 보타니컬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그녀는 유행하는 보타니컬을 빨리 받아들이기 위해 스승님을 찾아다녔다. 안동 꽃담 조현숙씨는 안동에서 보타니컬 옷으로 패션쇼를 개최한 날 방송국에서 취재해 갈 정도로 실력 있는 전문가였다.

“서화도 유행을 탑니다. 보타니컬은 옷감에 도안을 그리고 빨강, 노랑, 파랑, 검정, 흰색 다섯가지 물감만으로 색을 만들어 채색을 해요. 도안만 있으면 접근하기가 쉽고 몇가지 채색법만 익히면 초보자도 전문가 못지않은 완성품이 나와요. 단 하루만 하는 강의에도 반응이 좋은 이유에요.”

지난해 서예를 활용한 보타니컬 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한 김영희씨는 단양군농업기술센터와 보건소에서 강의를 통해 학생들과 만나고 있다.

채색에도 어려움이 따르진 않을까 하는 걱정에 김영희씨는 재밌는 사실을 알려줬다.

“붓글씨로 한문 쓸 때처럼 채색도 위에서 아래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하나를 완성하면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만약 붓을 들고 있다가 실수로 떨어뜨려도 다 시술이 되고 수술이 되서 그 자리엔 나비가 생겨요. 개구리밥으로 덧칠해도 되고 바위를 그려도 되니까 학생들에게 실수해도 걱정하지 말라고 알려준답니다.”

한편 본업이 농사인 김영희씨가 취미활동으로 농사일에 소홀해진 것은 아닌지 물으니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서예에 뜻을 두고 있긴 하지만 공방을 차리면 유지하기도 어렵고 항상 지키고 있어야 해서 열지 않았어요. 시간을 쪼개 농사일도 부지런히 해야죠. 강의는 일주일에 두 번 시간을 내고 있는데, 많이 불러준다고 해서 소홀히 많이 하는 것보다 2~3번 정성들여 하고 싶은 바람이에요. 남편이 제가 서예를 시작할 때부터 많이 응원해준 것에 힘을 내서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

그럼에도 취미활동에 마음을 닫고 있는 농촌여성이 있다면 그들을 위해 한 마디를 부탁했다.

“취미는 보험 들어 놓은 것처럼 든든해요. 지인이 했던 말이 생각나네요. 그 분이 나이가 들어서 몸이 아프니까 지난 일이 후회가 된다고, 자신이 좋아하는 한 가지 취미를 만들고 나아가는 제가 부럽다고 했어요. 농사일과 같이 봉사활동도 많이 하신 분이었는데 자신만 알아주는 일을 했던 거 같다며. 그 이야기를 들으니 옳은 길을 가고 있구나 싶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김영희씨의 여생에는 취미라는 좋은 친구가 따라다닌다. 자연 하나하나를 담은 붓생활로 노년이 외롭지 않은 게 가장 좋다며 밝게 웃는 그녀가 행복해 보인다. 더구나 수입까지 있어 취미가 곧 보험이라는 말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 섬유에 야생화 수를 새겨 판매하는 인테리어 소품과 가방, 생활용품 등.
민동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수원시 권선구 수인로 43-23 길전빌딩4층(서둔동 9-36)  |  대표전화 : 031-294-6166~8  |  팩스 : 031-293-6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유미
농촌여성신문의 모든 컨텐츠(기사)는 저작권법 보호를 받으며, 무단복제 및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2013 농촌여성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w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