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농촌여성의 글쓰기도 경작의 연장선김훈동 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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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07  10: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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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젠 농촌여성도 적극적으로
자신을 표현해야 할 때다.

글쓰기를 두려워 말고
농촌여성의 생각덩어리를
드러내야 한다.
그것도 농업의 연장선이다."

   
▲ 김훈동 시인·칼럼니스트

농촌여성의 삶은 모두 값진 글감들이다.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데 글보다 더 훌륭한 것은 없다. 농촌여성도 이젠 감동을 주는 글을 써야 한다. 그것이 경작의 연장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말은 잘하지만 막상 종이위에 글을 쓰려고 하면 글자 한 자도 적지 못하는 이들이 더러 있다. 글쓰는 훈련만 제대로 쌓으면 농촌여성 누구나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세상이 아무리 소란스러워도 인간 존재의 탐구와 자아발견을 위한 글쓰기는 더욱 활력을 찾아야 한다. 삶은 글쓰기와 다르지 않다. 좋은 글은 소비자나 도시인의 마음을 움직인다. 충격도 주고 감동도 주고 깨달음도 준다. 쓴다는 것은 자신을 글로 투영하는 것이다. 타고난 천품(天品)으로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 상당수가 시간과 드잡이를 해가며 쓰고 지우기를 거듭한다. 낱말을 고르고 고치고 꿰매는 일을 되풀이 한다.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자꾸 고쳐서 다듬는다는 뜻이다.

감동적인 글은 여운이 오래 남는다. 가슴이 뿌듯해지기도 하고 콧잔등이 시큰해지기도 한다. 가슴을 저리게도 한다. 농촌여성수기를 읽을 때 더욱 그렇다.“정말 그렇구나, 그렇겠구나.”하는 느낌을 갖는 글일 때 더욱 공감을 준다. 글의 가치는 우리에게 감동을 준다는 것이다. 농촌여성들은 살아가다 감동적인 일을 보고 듣지 않나? 영화나 TV프로그램을 보다가 눈물을 흘린 적이 없나? 감동적인 글은 기교가 아니다. 울림이 있고 떨림이 있는 글이다. 글은 관념과 추상을 가급적 배격하고 구체적일 때 공감한다.

무엇이든 쓰고 싶은 것을 쓰면 된다. 시나 수필도 좋고 농사 일기나 영농수기도 좋다. 농업칼럼이나 자서전 집필도 좋다. 써볼 버릇을 해야지 글이 나온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잘 보고, 잘 듣고, 깊이 느끼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그렇게 하는 힘이 관찰력이다. 여기에 적당한 상상력이 곁들여져야 한다. 상상력을 발휘해 농촌여성이 체험한 것을 적절히 양념을 치는 일도 중요하다.

하지만 농촌여성 주변의 것들, 주변의 사물, 주변 사람들,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을 잘 관찰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떤 대상이나 사물에서 받은 느낌과 머리에 떠올린 생각을 글로 구체화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농촌여성 주변의 사물을 유심히 보고,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유심히 듣고, 어디에 가서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글쓰기는 깊이 생각하고 사색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길이다. 농사는 번잡하기 짝이 없어 명상을 하거나 철학적 사고를 할 여유를 주지 않는다. 그런데 깊은 밤에 깨어 일어나 펜을 들면 지난 일들을 정리해 볼 수도 있고 현재의 삶을 성찰해 볼 수도, 미래를 설계할 수도 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려면 농촌여성만의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자신을 되돌아보고 조용히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하기에 그렇다. 명상의 시간이 없으면 글을 쓰고자 하는 자발적 의사나 창작 의욕이 느껴지지 않는다. 주변에 관찰의 안테나를 늘 세우고 있어야 한다. 글쓰기나 예술은 실생활의 정확한 재현이 아니다. 생활의 모습을 일그러뜨려서 낯설게 만들어야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읽는 것만큼 쓸 수 있다. 읽지 않고 쓰려고 하는 것은 사상누각을 짓는 일이다. 옛사람이 글을 잘 쓰려면 다독, 다작, 생각을 많이 하는 다상량(多商量) 등을 해야 한다고 했다. 글을 잘 쓰는 것은 노력의 산물이다. 책읽기를 생활화하지 않으면 글을 쓸 욕망이 생기지 않는다. 좋은 글을 반복적으로 읽고 틈틈이 해온 메모는 글을 쓸 때 크게 도움이 된다.

쓰다보면 언젠가 글이 농익어 터져 나올 것이다. 좋은 글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젠 농촌여성도 적극적으로 자신을 표현해야 할 때다. 글쓰기를 두려워 말고 농촌여성의 생각덩어리를 드러내야 한다. 그것도 농업의 연장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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