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곤충매개 감염병 주의보

SFTS 환자 평균연령 69세…농림업 종사자 76%
5~10월 환자발생 집중…야외활동 시 긴옷 입어야

# 전남 나주에 거주하는 만57세 여성 K씨는 지난 4월11일 등산 후 진드기에 물린 것을 확인했고, 24일에 발열과 두통 등 경미한 증상이 나타난 후 고열과 오한 등 증상이 심해져 5월1일 응급실에 내원해 검사를 받았다. 이튿날 K씨는 광주보건환경연구원에서 유전자검사 결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양성판정을 받았다.

# 제주에 사는 만79세 여성 M씨는 최근 고사리 채취 등의 야외활동을 했다가 지난 4월29일 자택에서 갑자기 쓰러져 응급실에 내원해 검사를 받았다. 다음날 입원 중 고열과 혈소판 감소 등의 증세를 보였고, 전문기관에서 유전자 검사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 지난 2일 경북 청도의 50세 여성도 SFTS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지난달 반바지 차림으로 나물을 채취하다 야생진드기에 물린 것으로 알려졌다.

▲ SFTS의 주범 ‘작은소피참진드기’

농촌지역 고령의 여성들이 야생진드기 위험에 노출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올해 처음 전남과 제주지역에서 SFTS 환자가 발생한 이후 이달 22일 현재 전국적으로 10명의 환자가 발생해 야외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SFTS는 주로 4~11월에 SFTS 바이러스를 보유한 참진드기(주로 작은소피참진드기)에 의해 전파된다. 감염된 참진드기에 물리면 고열(38~40℃)이 3~10일간 지속되고 혈소판과 백혈구 감소, 구역, 구토,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이 발생한다. 증상이 발생하고 5일이 지나면 림프절이 커져 1~2주 지속되기도 하며, 다발성장기부전, 신경학적 증상, 혼수상태 등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에는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다만 중국과 국내 일부 의료진이 환자의 혈액 등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2차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있어 환자와의 접촉 시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본부 감염병 웹통계에 의하면 SFTS 감염자가 2013년 36명, 2014년 55명, 2015년 79명 등 소폭 증가하다가 2016년 169명(잠정)으로 급증했고 지난해에는 사망자도 19명에 달했다.

발생 시기를 보면, 주로 야외활동이 잦은 5~10월까지 감염자가 집중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발생환자는 60세 이상이 112명으로, 60세 미만 전체 환자보다 2배 이상 많았고, 이중 여성 환자가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SFTS 감염자 평균 연령은 69세로 고령층이 대부분이고, 농업·임업 종사자가 75.8%에 달해 농촌지역 고령층이 야외활동 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질병관리본부는 강조하고 있다.
털진드기에 의해 감염되는 쯔쯔가무시증도 조심해야 한다. 털진드기는 주로 봄가을에 발생하며, 하절기에는 토양에서 생활하다가 9월부터 유충이 발생하기 시작해 10~11월에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인다.

쯔쯔가무시증은 감염된 털진드기 유충에 물린 뒤 1~3주 후 오한과 발열, 두통의 초기증상을 거친 뒤 기침, 구토, 근육통, 복통, 인후염이 동반된 발진과 가피가 발생한다. 증상이 심하면 사망하기도 한다.

9~12월 중 벌초 등으로 인해 산에서 감염되는 경우가 많으며, 밭일이나 나물 채취 등 농작업과 야외활동이 많은 고연령층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질병관리본부 통계에 따르면, 쯔쯔가무시증도 200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2013년 10,365명이었던 환자가 2016년(잠정)에는 11,105명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60세 이상 고령여성 쯔쯔가무시증 환자는 4507명으로 남성 2592명보다 훨씬 많다.   

야외활동시 피부노출 최소화해야

보건당국·농촌진흥기관, 농업인 예방교육 강화

진드기에 물린다고 해서 모두 감염이 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국내에 서식하는 참진드기 중 극히 일부만 SFTS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물린다고 해도 대부분의 경우에는 SFTS에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진드기에 물린 뒤 6~14일(잠복기) 이내에 고열과 구토, 설사 같은 소화기 증상이 동반되면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해 반드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 털진드기 유충에 상처

SFTS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진드기의 활동이 왕성한 5~10월 사이에 주의해야 한다.
풀숲이나 덤불 등 진드기가 많이 서식하는 장소에 들어갈 경우에는 긴 소매, 긴 바지, 다리를 완전히 덮는 신발을 착용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한 야외활동 후 진드기에 물리지 않았는지 꼭 확인하고, 옷을 꼼꼼히 털고 외출 후 목욕이나 샤워를 하는 습관도 진드기 감염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부득이하게 야외활동을 해야 할 경우에는 기피제를 사용하면 도움이 되지만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진드기의 대부분은 인간과 동물에 부착하면 피부에 단단히 고정돼 장시간(수일~수준 간) 흡혈한다. 손으로 무리하게 당기면 진드기의 일부가 피부에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핀셋 등으로 깔끔히 제거하고, 해당 부위를 소독해야 한다. 그리고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해 치료를 받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질병관리본부는 농촌지역에서 SFTS 등 야생진드기에 의한 감염이 다발함에 따라 농업인을 대상으로 예방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촌진흥청도 보건당국, 생활개선회 등 농촌여성단체와 협력해 농촌주민들이 야생진드기 등 곤충매개 감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교육에 적극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