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미 명품스토리(5) - 양평 ‘산야’ 정숙자 대표

▲ 자신의 건강을 되찾게한 가시오갈피를 접목한 한과를 만들고 있는 정숙자 대표가 직접 재배하는 가시오갈피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가시오갈피와 한과의 만남…전통 과자의 새로운 탄생

산에서 나는 가시오갈피와 들판의 쌀이 만나 가시오갈피 한과가 탄생했다. 산야에서 만든 대표 상품이다. ‘참 복이 많다’는 뜻의 참다복한과 이름표를 달았다.
참다복한과 제품은 양평 양동 지역의 찹쌀을 사용해 양평의 우수농특산물 브랜드인 ‘물맑은 양평’인증과 경기도지사가 품질을 인증하는 ‘G마크’를 받았다. 한국식품연구원의 전통식품인증도 받았다.
평범한 주부에서 양평으로 귀촌해 한과사업을 시작한 정숙자 대표는 느릴지언정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우리 전통 과자 맛을 이어가겠다는 꿈을 얘기했다.

서울 살던 정숙자 씨는 1998년 양평에 새로운 터를 잡았다.
“본래 시골 태생이라 줄곧 도시에 살면서도 농촌에 대한 그리움이 컸어요. 공무원인 남편 퇴직 후를 생각해 미리 계획을 앞당겼죠.”
한번씩 아프면 며칠간 앓아 누울만큼 약골이던 정 대표는 가시오갈피를 복용하면서 건강이 많이 좋아지는 걸 몸소 경험한 가시오갈피 신봉자였다. 그래서 청정 지역인 양평에 살면서 가시오갈피를 심어 가공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그림 같이 예쁜 집을 짓고 무료하게 사는 것보다 조금은 더 보람 있고 소득도 올릴 수 있는 일을 찾아보았다. 이 두 가지 생각이 합쳐 가시오갈피로 만든 조청 한과가 탄생했다. 가시오갈피 한과는 특허도 받았다.

“몸에 좋은 가시오갈피를 우리 전통과자에 접목하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가시오갈피의 효능을 알릴 수 있겠다 싶었죠.”
서두르지 않고 조금씩 계획하고 실행에 옮겨 2007년에 건물과 시설을 완공했고 2008년 1월 첫 제품을 생산했다.

친정 서산에서 어머니가 한과 만들던 때 옆에서 도우며 기술을 익혔던 한과다. 하지만 직접 한과를 만들자니 전문적 지식과 학문적 체계가 필요했다. 정 대표는 짬짬이 이곳저곳에서 전문적인 한과기술을 교육받았다. 궁중병과연구원에서 정길자 인간문화재에게 직접 전통과자 생산 방식을 배우기도 했다.
정 대표의 이런 노력은 ‘2012 한국특색음식경연대회’ 전통한과경연 라이브 부문에서 최우수상인 농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해 한과업계에 주목을 받았다. 한국특색음식경연대회는 전국에 숨어 있는 떡·한과 장인과 명인을 발굴하는 대회다.

▲ 산야의 전통수제 한과는 가시오갈피한과와 백년초한과 두 가지가 주 상품이며, 메가마트 양평점, 양평로컬푸드직매장 등에서 판매된다.

트렌드에 맞춘 소포장과 한과 모양
산야는 사계절 내내 한과를 생산한다. 한과는 계절상품으로 추석과 설 등 명절에 수요가 많지만 산야 제품은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는 전통 과자의 재발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산야 제품은 일년내내 맛볼 수 있지만 한꺼번에 많이 생산하지는 않는다. 찹쌀로 반제품을 만들어 숙성시킨 후 5℃ 정도의 저온창고에 보관한 후 주문량에 맞춰 완제품을 만들어 유통시킨다. 또 포장도 가격 부담 없는 소포장 위주다. 손가락 모양의 유과와 동전 모양으로 작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게 했다.

▲ 한과 제조시설은 직접 아이디어를 내가며 제작하고 개선해 작업하기 편하게 만들었다.

조청에 가시오갈피 원액을 첨가해 일반 유과보다 단맛이 덜한 것도 단맛을 줄이려는 요즘 트렌드에 맞는다. 보리를 직접 키우고 싹 틔운 엿기름으로 만든 조청을 사용한다. 모든 공정이 직접 전통 방식의 수작업으로 이뤄지니 여간 정성이 드는 게 아니다.
또 하나 부부가 지키는 원칙은 청결이다. 조사 나왔던 한 군청공무원은 “일은 안하고 청소만 하느냐”며 위생상태에 감탄했을 정도다.

한과에 온갖 정성을 바치는 정숙자 대표를 요즘은 손재주가 좋은 퇴직한 남편 이희린 씨가 든든히 뒷받침하고 있다. 이희린 씨는 무거운 쌀을 나르는 수레는 물론 통나무로 만든 간이 의자에도 바퀴를 달아 힘든 한과 작업을 편하게 할 수 있게 여러 아이디어 기구들을 제작했다.
정 대표의 목표는 여러 사람들에게 잊혀져 가는 전통 한과의 맛을 알리는 일이다. 아직 발표할 단계는 아니지만 곧 이를 위한 신제품 출시도 앞두고 있다고 귀띔한다.

“어린 아이들의 입맛부터 잡아야 해요, 한번이라도 한과를 먹어본 아이들은 다음에 또 찾지만 맛보지 못한 아이들은 아예 거들떠도 안보죠.”
정 대표에게서는 한과사업에 대한 자부심과 보람은 물론 우리 전통 과자 명백유지에 일익을 담당하고자 하는 사명감을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무료했을 지도 모르는 시골생활이 한과 덕분에 보람과 즐거움으로 가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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