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을 좋아하는 하숙생인 사랑방 손님 아침밥상에 슬며시 삶은 계란을 올려 마음을 전했던 소설 속 어머니의 계란. 새우젓으로 간 맞추고 송송 썬 파로 고명을 얹었던 내 친정어머니 계란찜. 누구에게나 계란에 대한 추억 하나쯤은 간직하고 있다.

얼마 전 찾은 대형마트에는 으레 마트 한 쪽에 산처럼 높이 쌓여있던 30알들이 계란판들이 자취를 감춰 버렸다. 10알씩 포장된 계란 팩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무더위 속에 발생한 AI로 어려워진 계란 수급은 대형마트의 계란 판매대의 모습마저 바꿔놓았다.

30알들이 계란 한판을 사서 냉장고에 꽉 채워놓으면 마음이 뿌듯하다. 계란요리는 간편하고 종류도 다양해 편하게 요리 할 수 있는 흔한 재료다. 그래서 귀한 줄 모르고 가격이 싼지 비싼지도 모르고 먹었다. 그런 계란 값이 한판 30알에 1만 원에 근접하자 또 장바구니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다. 가격 안정을 위해 태국 산 계란도 수입된다.

하지만 계란은 억울하다. 모든 영양소가 골고루 든 완전식품인 계란 한 알이 우리 밥상에 오르기까지, 병아리가 닭이 돼 알을 낳고, 또 그 알을 세척하고 골라 포장해 우리 식탁에 오르는 모든 수고와 노력을 생각한다면 계란 한 알 330원을 비싸다 할 수 있을까?

우리에게 소중한 추억까지 담아 선물하는 계란까지 수입산이 판치지 않게 하려면 계란 한 알 330원 쯤은 참아내는 아량이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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