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의 끈을 놓자마자 여지없이 AI(조류 인플루엔자)가 재발해 가금산업계에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10월1일부터 올해 5월31일까지 운영했던 구제역·AI 특별방역대책기간을 종료하고 평시 방역체계로 전환한 지 하루 만에 AI가 제주도의 한 토종닭 농가에서 발생한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부랴부랴 AI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하고 전국의 전통시장과 가든형 식당에서의 살아 있는 닭 등 가금 거래를 전면 금지했다. 그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전북 익산과 군산, 전주, 임실, 경남 양산, 울산, 부산 기장 등지에서도 AI가 발생해 일부 농가의 닭은 고병원성으로 확진된 상황이다.

구제역이나 AI 등 가축질병이 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에서 봄까지 발생하던 것이 이제는 30℃를 오르내리는 여름에도 발생하고 있어 이들 가축질병이 토착화·상시화된 것이 아니냐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AI 대책이 의례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질타하며 “기존 방식에서 벗어난 근원적인 대책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소관 부처인 농식품부 발등에 불똥이 떨어졌다.

지난해 연말 발생한 고병원성 인플루엔자(AI)로 사상 최다의 가금류가 살처분 됐고 막대한 혈세가 투입됐다. 더 늦기 전에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우리 농축산업의 위상을 바로 세워야 한다. 365일 가축질병과의 전쟁을 치러야 한다. 만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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