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0년 간 우리나라의 평균 기온은 1.7도 상승했다. 세계 평균의 2배 수준으로 이런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우리가 흔히 접했던 많은 과일과 채소들을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 같다.

비교적 서늘한 기후에서 자라는 사과는 예전에는 대구를 포함한 경상북도 일대에서 많이 재배됐다. 그러나 기후온난화와 폭염현상으로 지금은 재배지가 강원도까지 올라왔다. 기존의 재배지에서는 탄저병 발생이 빈번해지고 저장성이 떨어지며, 수확량 또한 감소해서 더 이상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것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60년이면 사과는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단 사과뿐만이 아니라 배, 포도, 한라봉 등 많은 과일들이 기존의 재배 최적지가 계속 북상하고 있어, 농민들의 이주 현상이 더 이상 드문 일이 아니다.
  
마치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아 유랑하는 유목민들처럼 우리나라에서도 변화하는 기후에 따라 재배지를 옮겨다니는 농업 유목민이 계속 증가할 것이다.

기후의 변화를 개인이나 한 국가가 대처할 수 없는 노릇인데 그렇다면 어찌해야 할까? 해답은 역시 과학뿐이다. 망고와 파파야 같은 열대과일의 재배기술 개발과 기존의 품종을 고온에 잘 견딜 수 있는 품종으로 개량이 필요하다. 그리고 자연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벗어나 작물 재배가 가능한 ‘식물공장’의 관련연구 개발이 그 어느때보다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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