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새 정부의 멋진 농정을 기대한다한두봉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한국농업경제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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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26  10: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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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정이 바로 서야 농업이 산다.
새 정부는 나라의 근간인
농업·농촌 중장기 발전방향을
바로 세워야 한다.

회복시간이 오래 걸리는
농정실패 범하지 않도록
농정담당자의 전문성 높여야"

   
▲ 한두봉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한국농업경제학회 회장

새로 출범한 정부의 인사는 성별, 관행을 탈피해 신선하고 멋지다는 칭찬이 자자하다. 새 정부의 농정 책임자도 농민들이 신나게 농사를 짓고, 국민들에게 사랑받고 즐겨 찾는 농촌을 만들어줄 사람이 뽑혔으면 한다. 새 정부의 농정은 과거 정부의 농정 실패를 거울삼아 바로 세워야 할 것이다.

과거 민주정부는 가족농 중심의 세계적 농정 시각이 결여됐다. 참여정부는 가족농 보호와 구조개혁 사이에서 혼선을 겪었다. 진보정권 10년 동안 시장개방에 따른 가족농 보호, 대북원조를 통한 쌀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했다. 진보정권 시절은 중장기 시각이 부족해 농업의 국제경제력 제고와 구조개혁은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MB정부와 박근혜 정부로 불리는 보수정권의 농정은 경제성장에 초점을 맞춰 농업이 상대적으로 홀대받았다. 보수정권은 농업보다는 식품산업, 6차산업화를 적극 추진했다. 토지가 근간인 1차 산업인 농업의 생산성이 낮으므로 2차·3차 산업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려 했다. 이 결과 보수정권 동안 농업의 정책적 비중과 국민적 관심도 낮아졌다. 농정의 근간인 농업에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쌀 소비가 급격히 감소해 재고량이 소비량의 70%를 넘어 창고에 쌀이 넘쳐나고 있다. 조류독감과 구제역으로 3000만 마리가 넘는 가축이 매몰되고, 계란 값이 급등하고,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탄핵정국으로 농정이 거의 중단되다 보니 바로 나와야 할 쌀 재고, 가축질병, 식품안전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젠 정권교체가 됐으니 조속히 농정이 정상화돼야 한다. 농업의 글로벌화에 따라 농정은 국내 및 국제농업과 식품문제를 모두 포괄해야 한다. 세계무역기구의 출범으로 농정의 대상과 범위는 국내 농업에서 벗어나 소비자와 식품, 환경과 자원, 국제무역과 협력으로 확대됐다.

농업은 글로벌화됐지만 박근혜 정부는 국내 농업문제를 6차산업화라는 미사여구로 포장하고, 단기적·정치적으로 해결해왔다. 쌀 공급과잉은 대표적인 농정실패 사례다. 박근혜 정부는 지자체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쌀 목표가격과 고정직접지불금을 올렸다. 이 결과 쌀이 과잉 공급되고, 등급을 알 수 없는 미검사 쌀이 유통되고 있다. 다수확 품종 재배가 늘어나 맛없는 쌀이 공급되고, 소비도 급감했다. 새 정부는 조속히 농정실패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우리 농업을 둘러싼 변화를 보면 경제성장의 정체와 청년 실업의 증대, 고령화의 가속화, 농산물 소비의 고급화와 다양화, 쌀 생산과 소비의 감소, 기후변화, 미세먼지, 환경문제 등 부정적 요소로 가득하다. 그렇기에 농정이 바로 세워져야 농업이 산다.

새 정부는 나라의 근간인 농업·농촌의 중장기 발전방향을 바로 세워야 한다. 새 정부의 5대 농정방향은 첫째, 20~30년 앞을 내다보는 미래지향적 지속가능한 농업. 둘째, 경쟁력있는 농업경영체와 고령농·가족농의 균형발전과 조화. 셋째,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세계 최고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업. 넷째, 아름다운 푸른 농촌과 환경친화적 농업. 다섯째, 네덜란드와 같이 작고 강한 수출농업과 한식세계화로 부가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   

농정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먼저 농정담당자들의 전문성이 제고돼야 한다. 새 정부는 농정담당자들이 세계 농업과 농정 변화를 정확히 파악하고 농정을 수립하도록 선진국, 국제기구와의 교류 확대는 물론 농정교육도 강화해야 한다. 형식적으로 운영되던 수많은 농정자문회의와 농정평가제도도 재정비해야 할 것이다. 회복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농정실패를 범하지 않도록 농정담당자들의 국제적 감각을 배양하고, 책임지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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