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여성 창업열전-인천 꽃뫼농원농촌교육농장

“차로 5분도 안 되는 거리는 이미 도시화돼 아파트와 상가가 밀집해 있지만 제가 살고 있는 동네는 너무 한적하고 평온해요.”
인천 서구에서 농촌교육농장 ‘꽃뫼농원’을 운영하고 있는 박인숙 대표는 20년 가까이 토마토와 딸기 농사를 짓고 있지만 여전히 동네에서 막내로 손꼽힌다.
귀농 초기에는 친구들을 만나기 어렵다는 점이 박 대표를 애달프게 했지만 이제는 미세먼지와 매연으로 뒤덮인 도시보다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깨끗한 자연 속에서 자란 딸기와 함께 학생들을 만나고 있는 박인숙 대표를 만나봤다.


농촌체험마을 구상…주민과 상생 목표
학생 위해 오는 가을 중 수경재배로 변경

▲ 박인숙 대표는 학생들에게 농작물의 다양한 가능성을 설파하기 위해 딸기아이스크림, 딸기잼, 딸기차 등 다양한 요리를 선보인다.

딸기의 무한한 변신
가족과 함께 주말농장을 운영하던 박인숙 대표는 조금 더 많은 이들에게 농사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싶어 농촌교육농장 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실 처음에는 딸기가 아닌 토마토로 농촌교육농장을 시작했지만 학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딸기도 추가했다.

“토마토를 싫어하는 학생들이 꽤 있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들의 관심을 확 끌 수 있는 작목이 무엇일까 하다가 딸기를 떠올렸어요. 딸기는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는 과일이니까요.”

학생들에게 맞춰 수업을 진행하다보니 토마토만 할 때보다 수익도 많이 올랐다고 한다. 때문에 딸기 수확철인 4~5월은 학생들과 선생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박 대표는 딸기의 생태뿐만 아니라 딸기 아이스크림, 딸기잼 등 딸기로 만든 다양한 음식을 제공하며 학생들에게 딸기의 무한한 가능성을 알려준다.

“학생들이 저희 농장을 방문할 때도 있지만 제가 학생들을 직접 찾아갈 때도 많아요.” 이처럼 박 대표는 인근 초·중등학교에 방문해 토마토고추장 등 다양한 체험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토경에서 수경재배로…
현재 토경재배로 딸기 농사를 짓고 있는 박 대표는 올해 안에 수경재배로 바꿀 예정이다. 현재는 토경재배로 학생들의 신발에 흙이 묻을까 볏짚을 깔아놓았다고 한다.

“저학년이나 유치원 아이들이 올 때도 많아서 흙 위에 볏짚을 깔아놨어요. 한 편으로는 깔끔해서 좋지만 한 편으로는 흙을 밟지 못하는 학생들을 볼 때면 마음이 아파요.”

점점 도시화됨에 따라 흙 대신 아스팔트가 생기는 것을 보면서 박 대표는 생명의 근원인 흙이 천대받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흙을 밟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토경재배를 통해 흙의 좋은 점을 알려주고 싶지만 그래도 변화하는 추세에 맞춰 농사도 바뀌는 게 맞다 생각해요. 그게 소비자와 농업인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이죠.”

하지만 더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박 대표는 수경재배로 마음을 굳혔다고 한다.
 

▲ 유치원생들이 딸기 수확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혼자가 아닌 함께
“지난해 12월, 농장을 잘 운영해서 새농민상도 수상했어요. 앞으로도 많은 상을 받을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할 계획이에요.”

젊은 나이에 농사에 뛰어든 덕분에 박 대표는 획기적인 아이디어와 포기하지 않는 끈기로 많은 상을 받는 것은 물론 6차산업 인증까지 받았다. 박 대표는 혼자서 잘 사는 농촌이 아닌 마을이 함께 잘 사는 농촌을 만들고 싶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여기 계시는 어르신들을 대부분이 농사를 하시지만 제값을 못 받는 경우가 많아요. 때문에 농촌체험마을을 만들어서 판로 걱정 없이 농사만 신경 쓸 수 있게 만들고 싶어요.”

이처럼 박 대표는 마을단위 체험을 진행해 체험 후 어르신들의 농작물을 수확해 갈 수 있도록 만들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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