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난 농업, 따뜻한 동행, 행복한 농촌여성

▲ 더미들래는 떡 체험으로 농촌교육농장 지정을 받았다.

■ 전북 군산시 옥구 ‘더미들래’ 김옥래·두금래 부부 가족

농업 엘리트 코스 밟은 두 아들 덕에 사업 확산... 국내산 안심 먹거리 생산
1차 농업 2차 가공과 3차 판매 유통까지 가족이 뭉쳐 6차산업화 이뤄

농촌의 활력을 책임질 청년들의 농촌 유입과 육성에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고령화된 농촌에 활기를 불러일으키고 농업농촌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원활한 영농후계가 이뤄져야 한다. 직접 생산한 농산물로 가공과 판매, 체험까지 병행하는 농업의 6차산업화로 농업의 범위를 확장하고 있는 가족영농법인 더미들래 사례가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남편의 고향인 군산으로 귀향해 벼 농사를 하던 김옥래 씨가 농가공에 뛰어든 것은 2005년도의 일이다. 군산시농업기술센터에서 농촌여성일감갖기 사업을 지원 받게 됐다. 당시만 해도 농촌여성창업 제품들은 장류가 대부분이었고 김 씨 역시 어머니에게서 대물림한 솜씨로 된장과 간장 등 장류 가공으로 농가공사업의 새 길을 개척했다. 하지만 남들 다하는 그냥 된장과 간장이 아니라 기능성을 접목했다. 서해안 갯벌에서만 자라는 함초의 인기가 치솟을 때라 소금 대신 함초를 넣어 장을 만들었다. 섬유질과 미네랄이 풍부하다고 알려진 함초 장류는 판매가 잘돼 재미가 쏠쏠했다. 청국장에는 버섯가루를 첨가해 보았다.

김 대표의 두 아들은 어머니의 농가공제품 생산에 대한 열정을 옆에서 지켜보며 자랐다. 두 아들은 부모의 모습에서 농촌의 희망을 보았고 꿈을 키웠다.
큰아들인 병훈 씨는 대학 졸업 후 유학까지 다녀오며 실력을 쌓아 본격적으로  어머니의 사업에 동참했다. 젊은이답게 신선한 아이디어로 무장하고 부모를 설득해 사업을 확장했다.
장류는 이제 포화상태라 여긴 병훈 씨는 어머니의 장류 사업에서 노하우를 얻어 쌀 가공사업으로 방향을 돌렸다.

“지금의 구워먹는 떡 아이디어는 순전히 우리 아들이 냈어요. 우리가 직접 농사지은 쌀로 떡을 만들어 판매하면 더 많은 사람에게 우리 쌀 맛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죠. 농사지은 쌀로 떡을 만들어 이웃과 나누어 먹을 때부터 떡 맛에 대한 칭찬이 자자했던 것도 용기를 내게 된 계기였다. 밥에 대한 소비는 점점 줄어들고 그보다는 쌀로 만든 다양한 쌀가공품에 대한 소비가 늘어날 것이란 예측도 주효했다.

벼농사는 아버지가 맡았고, 가공공장의 책임은 어머니가 생산 관리를 책임졌다. 큰 아들은 유통과 판매로 일을 분업화했다.
“예전에 아이들 없이 우리 부부가 경영할 때는 중구난방인 부분이 있었어요. 하지만 많이 교육 받은 아들의 합류로 체계적 운영이 가능해지며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지요.”무엇보다 직접 농사지은 쌀을 사용해 떡을 만들어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한다는데 자부심이 크다. 더미들래란 ‘더 믿을 수 있다는 뜻’의 상호로 가족의 힘을 과시했다.

직접 농사한 쌀로 만든 ‘구워먹는 떡’ 온라인서 인기
지난해는 쌀 200톤을 떡 만드는데 사용했다. 김옥래 씨 부부가 직접 농사지은 60톤의 쌀을 전량 소비하고 나머지 부족한 부분은 인근 지역에서 계약 재배한 쌀을 사용했다. 대량 유통망 확보를 위해 병훈 씨는 11번가 등 온라인쇼핑몰에 진입하고, 고속도로 휴게소 판매장등 다양한 경로의 판로를 개척해 나갔다.

▲ 더미들래에서 농사와 가공을 책임지는 김옥래(사진 오른쪽) 두금래 씨 부부

빨리 굳는 떡의 특성상 대량 유통 할 수 있는 냉동떡으로 유통하는 방법을 택했지만 그 대신 빨리 녹을 수 있게 가늘게 떡을 뽑았다. 포장 역시 1인 가구 시대에 맞춰 소포장으로 한번 먹기에 부담 없을 만큼의 크기로 포장했다.
가족이 함께 사업장을 운영하다 보니 생산 작업과 유통 과정이 투명했다. 서로 장단점을 공유할 수 있어 더 품질 좋고 맛있는 떡을 생산할 수 있어 소비자 신뢰도 두텁게 쌓아갈 수 있다.

“구워먹는 떡은 이름부터 재밌잖아요. 어린 시절 난롯가에서 겨울에 구워먹던 가래떡에서 아이디어를 냈어요.”전자레인지를 이용하지 않아도 프라이팬에 노릇노릇하게 구워질 수 있게 가늘게 뽑아 제품을 만들었고 자색고구마 호박 등 다양한 부재료 농산물로 색깔과 소를 넣어 취향에 따라 골라먹을 수 있는 재미도 더했다. 더미들래에서는 소비자에게 안전한 식품이라는 확신을 주는 신뢰를 높이기 위해 힘들어도 체험도 병행하고 있는데 체험은 장류 체험 경험이 있는 김옥래 대표가 직접 맡아한다.

▲ 아들이 참여해 떡 사업을 확장하며 개발한 구워먹는 떡은 다양한 종류로 소비자에게 골라먹는 재미를 주고 있다.

작년에는 군산시 동국사 가는 길 인근에 ‘두군두군 쌀떡볶이’ 매장도 마련해 소비자와 직접 교류하며 떡에 대한 반응도 살피고 있다. 한국농수산대학 졸업 예정인 둘째아들 병준 씨가 이곳을 직접 맡아 운영한다. 병준 씨는 더미들래 떡을 이용해 젊은이 입맛에 맞는 다양한 메뉴를 개발해 군산 지역 명물 떡볶이로의 도약을 노리며 프랜차이즈 확산을 계획 중이다.

“아들들이 대를 잇게 돼 더 진솔하게 농사짓고 사업해야겠다는 각오로 일합니다.”
든든한 아들들과 함께 하며 성장해 가는 사업 재미에 얼굴에서 웃음꽃이 떠나지 않는 김옥래 대표는 “지금 이 상태를 더 탄탄하게 유지해 가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을 내비쳤다.

 

■미니인터뷰-군산시농업기술센터 김미정 지도운영계장

트렌드에 발맞춘 떡가공 시도로 성공

▲ 군산시농업기술센터 김미정 계장

“늘 새로운 시도로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발전해 나가는 농업인을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죠”
김미정 지도사는 김옥래 대표의 열정을 높이 평가했다. 김 대표는 군산시농업기술센터를 마치 내 집처럼 드나들며 교육에 열심이었고, 항상 도전하는 자세의 진취적인 농업인이란 평가다. 게다가 체계적 농업교육을 받은 두 아들까지 부모님을 도와 군산의 농업 발전과 6차산업화를 이끌고 있는 선진 농가라고 소개했다.

더미들래에서는 청년들에게 농사지을 기회도 제공해 협업관계로 서로 네트워크를 쌓고 있는 점도 이채로울뿐더러 젊은 아들들의 합류로 기존 농업인이 취약했던 온라인 판매 시장을 개척해 매출을 신장하며 농업 활력과 아울러 지역의 활력까지 이뤄낸 점도 자랑했다.

“변화하는 고인 물처럼 머무르는 농업이 아닌 농업환경의 변화와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농업을 확장이 기회요인이 되고 있어요.”
김 지도사는 “다른 농업인들도 김 대표처럼 변화에 맞춘 새로운 시도로 끊임없이 자신의 역량을 키워야 4차산업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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