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난 농업, 따뜻한 동행, 행복한 농촌여성

■ 경기도 포천 ‘해실장’

경기도 포천에서 장류 제조사업장인 해실장을 운영하고 있는 조홍묵 대표. 그는 청년시절 4-H활동을 통해 농업에 대한 가치를 깨달았다. 배우는 것에 재미를 느낀 조 대표는 생활개선회에 가입했고 기회가 될 때마다 무조건 교육에 참여했다고 한다. 결혼 후에도 생활개선회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며 포천시농업기술센터와 교류를 쌓은 덕분일까. 부업으로만 하던 메주사업을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고 한다. 포천에서 농촌여성일감갖기 사업장 1호로 선정돼 지금도 소비자들과 교류하고 있는 해실장 조홍묵 대표를 만나봤다.

전통장·조청 등 수출 준비 박차
소비자 입맛에 맞춰 제품변화

▲ 조홍묵 대표는 현재 전통장 가루와 조청 등을 미국에 수출할 계획이다.

맛과 소득 두 마리 토끼
조홍묵 대표는 1998년부터 99㎡(약 30평) 부지에서 전통장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시어머니로부터 전수받은 솜씨가 사업의 기반이 된 것이다. 전통장 사업에만 몰두한 덕분에 조 대표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었고, 농업기술센터로부터 각종 사업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농업기술센터 김애경 농촌지원과장님이 많이 도와준 덕분에 체험장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어요. 열심히 하는 모습을 좋게 봐주셔서 사업이 생길 때마다 저희에게 알려주셨죠.”

허브아일랜드와 비둘기낭 등 다양한 명소가 자리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포천. 조 대표는 2010년 롯데관광이 외국인체험관광상품에 해실장을 접목하고 싶다는 요청을 해왔다고 말했다.
고민 끝에 계약을 체결한 조 대표는 일주일에 3번 이상 일본인 단체 손님을 받으며 바쁜 나날을 보냈고 그 결과 2억5000만 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할 수 있었다.

“롯데와 연결된 손님들이 아니더라도 해실장을 찾아와주시면 원하는 체험을 진행해드렸어요.”
전통 먹거리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싶었던 조 대표는 손님 한 명 한 명을 소중히 여기며 그들과 함께 두부와 전통장 등 다양한 먹거리를 만들었다.
하지만 남편의 교통사고로 인해 조 대표는 잠시 대표의 자리를 내려놓았다고 한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있지만 자신이 만든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들을 보며 다시 일어설 준비를 했고 2014년부터 포천 로컬푸드매장에 전통 음료수 등을 납품하고 있다.

잠깐 쉬었음에도 불구하고 로컬푸드매장을 통해 여름에만 판매한 음료수 수익이 1억 원 가까이 될 정도로 조 대표의 음식을 찾는 이들은 여전히 많았다.
“현재는 전통장 등도 판매하고 있고 조만간 조청도 함께 내놓을 생각이에요. 좋은 건 나눌수록 더 맛있으니까요.”

▲ 항아리에는 조홍묵 대표가 만든 다양한 장들이 담겨있다.

미국으로 수출 준비
현재 조 대표는 4-H시절 관계를 맺은 회원을 통해 미국에 전통장 가루와 조청 등을 납품할 계획이다.
“몇 년 전, 4-H활동에서 만난 선배가 미국에서 성공하고 돌아왔어요. 올 때마다 저희 집에서 하루 밤을 묵었는데 저희 음식을 맛 보고는 미국에서 거주하는 한국인들에게도 전해주고 싶다며 납품을 부탁했어요.”

▲ 조홍묵 대표가 연구 끝에 개발한 전통장 가루.

본격적으로 납품하기 전, 답사 차 워싱턴에 다녀온 조 대표는 방문 당시 쌀조청과 무조청, 장류세트, 쌀과자 등 손수 만든 음식들을 선배에게 선물했단다.
“워싱턴에서 한인마트를 하고 있는 선배인데 제가 선물해 간 음식을 맛 보고는 장류세트 외에도 조청과 쌀과자까지 원하고 있어 지금 준비 중이에요.”

아무리 한인마트라지만 조 대표는 미국에 살면서 현지화된 한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장류세트를 가루로 만들어 판매할 계획이다. 현재 된장분말과 볶음소금을 완성했으며 맛 또한 매콤한 맛 70%와 10%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했다.

“수없이 연구한 끝에 된장 분말만 넣으면 맛있는 된장찌개를 끓일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 항상 새로운 가공품을 만들어내고 있는 조홍묵 대표. 앞으로 조 대표는 소득도 중요하지만 맛 좋고 질 좋은 상품을 개발해 소비자들에게 농산물의 다양성을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 미니 인터뷰 - 포천시농업기술센터 김애경 농촌지원과장

“성실하니 지원하지 않을 수 없었죠”

“조홍묵 대표를 처음 만난 것은 생활개선회를 통해서 였습니다. 창수면생활개선회장을 맡았던 조 대표는 누구보다 열심히 생활개선회를 이끌어갔죠. 또 평소 이웃을 위해 봉사를 많이 하시는 분으로 주변 노인시설과 복지시설에 매년 전통장을 담가 보내기도 하십니다. 지칠 법도 한데 항상 빠지지 않고 남을 돕는 것을 통해 저도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또 쉬지 않고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고 모든 일이든 열심히 할 것 같아 다양한 사업을 지원하게 됐습니다.

특히 조 대표는 시어머니로부터 전수받은 솜씨로 된장, 고추장을 직접 담가서 외지에 있는 친지들과 나눠먹으면서 맛에 대한 칭찬을 많이 들으셨습니다. 그렇게 자신감을 얻은 조 대표가 사업으로 발전시켜 전통장을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어하셨죠.
이듬해 전통장 상품화와 유통판매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추가로 포장재 사업도 지원했죠.

조 대표가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약 4년 동안 서울지역 아파트 부녀회원들을 초청해 도농교류 행사도 진행했습니다.
당시 반응이 좋아 이후에는 롯데관광과 연계해 외국인 체험관광객을 받았고 조 대표가 만드는 전통장을 널리 알릴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롯데관광과의 제휴가 끝나 외국인 체험관광객을 받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 또 2007년에는 농촌진흥청으로부터 ‘명품잡곡프로젝트’ 사업을 지원 받으면서 백화점과 지역 농협에 잡곡류와 두부가공 상품화를 판매했습니다.
앞으로는 조 대표가 미국으로 전통장을 수출할 계획이므로 현지 반응이 좋으면 지원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추가적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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