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 특집 -‘화훼산업’ 여성 힘으로 꽃 피운다 (3)

■ 수원 송죽동 꽃카페 ‘플로레타’ 윤미경 대표

경기침체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부정청탁법(일명 김영란법) 직격탄을 맞아 우리나라 화훼산업이 고사 일보직전이다. 이런 어려움과 시련 속에서도 여성의 힘으로 굳건히 화훼 농사를 하거나 중도매인으로 활동하며 화훼산업 발전을 이끄는 여성들이 있다. 농장에서 화원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며 화훼산업 도약에 힘을 보태는 사례들을 소개한다. 적은 돈으로 가장 만족하게 마음을 사로잡는 귀한 선물인 꽃, 그 꽃이 나와 가족을 위한 ‘생활 속의 꽃 소비문화’로 정착되길 바란다.

 

꽃으로 인생 전성기, 꽃의 가치 알리는 플로리스트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 싫증이 없어요.
힘들 때는 분명히 있으나 그 자리를 꽃이 채워갑니다"

▲ 경력단절 주부에서 플로리스트인 꽃카페 대표로 변신한 윤미경 대표.

‘어머! 카페인줄 알았더니 꽃집이네요. 꽃집인줄 알고 왔는데 카페네요.’
“우리 집에 들어서는 손님들의 반응은 이렇게 두 가지예요.”
수원시 송죽동에서 플라워카페 ‘플로레타’를 운영하는 윤미경 대표의 말이다. 플로레타 입구에선 짙은 꽃내음이 먼저 반겨주지만 꽃과 커피의 어울림을 갖춘 장소다. 안쪽에는 차를 마실 수 있는 몇 개의 원목테이블과 카운터가 자리해 있다.

윤 대표는 이곳을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사랑방으로 꾸몄다. 벽과 천장 구석구석까지 알록달록한 드라이플라워로 가득 채우고, 계절에 맞춰 디스플레이로 바꾼다. 얼마 전에는 봄을 맞아 분홍빛으로 카페 분위기를 연출했다. 카페에서는 커피는 물론 건강에 좋은 유기농 곡물라떼와 천연과일 주스도 판매하지만 매출은 꽃 판매 쪽이 우세한 편이라고 윤 대표는 귀띔한다.

“지난해 김영란법 시행 첫 달은 화환과 화분이 모두 반송돼 와서 아주 혼났어요. 아직까지 화훼 쪽은 회복을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 싫증나지는 않아요.”
플로레타는 2013년 1월에 오픈했다.

직장에 다니다 출산과 육아로 경력 단절된 윤미경 씨가 우울증을 겪을 때 남편이 독일에서 플로리스트로 성공한 여성의 신문기사를 보여준 게 계기가 됐다. 직장에서 꽃꽂이동아리 활동으로 꽃을 접한 적이 있던 윤미경 씨에겐 플로리스트 도전은 꿈꾸던 일이었다.
내친김에 꽃에 대해 공부해 화훼장식기능사, 플라워디자인, 원예치료사, 화훼장식기사 자격증까지 두루 취득했다.

작은 아이까지 어느덧 자라서 엄마 손을 덜 타게 됐을 때, 본격적으로 플라워카페 문을 열었다.
이제 4년차지만 플로레타는 아담한 비밀의 정원으로 자리잡았다. 엄마들이 삼삼오오 모여 아이를 기다리면서 의견을 나누고, 꽃을 배우는 장소로 인기다. 취미반, 전문가반, 자격증반의 꽃꽂이 회원도 수시로 모집한다.

▲ 카페와 화원을 겸하며 동네 주민들에게 힐링 장소가 되고 있는 수원 송죽동 플로레타. 문 앞에는 '꽃 선물 주고받아도 됩니다'란 포스터가 붙어있다.

마을 주민과 꽃으로 소통
윤미경 대표는 매주 두 번씩 꽃 구입을 위해 새벽에 양재동 꽃시장을 다녀온다. 조금 더 부지런히 움직여서 손님들에게 싱싱하고 질 좋은 꽃과 화분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집에서 좀 기분 상한 일이 있어도 새벽 도매시장에 다녀오면 마음이 사르르 녹습니다.”
엄마로 아내로 가게를 운영하며 꽃시장까지 가는 일이 벅차고 힘들지만 오히려 새벽을 즐기는 여자가 됐다.

윤 대표는 마을사람들과 꽃으로 소통하고 있다. 가게가 위치한 수원 송죽동은 행자부의 전국안심마을 공모사업에 선정됐고, 윤 대표는 안심마을사업의 일환인 마을 화단 가꾸기에 동참하고 꽃 수업으로 봉사하고 있다.

“안심마을 사업은 마을 주민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는 사업이라 보람이 컸어요. 올해는 또 수원시 공모사업인 마을르네상스 사업으로 꽃으로 여는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미래세대인 학생들에게 꽃을 알리고 꽃을 가르치는 일에도 열심인 윤미경 대표가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

“꽃선물에 김영란법 적용 여부를 명확히 알 수 있게 적극적으로 홍보 했으면 해요. 또 올바른 국산 꽃 문화 정착을 위해선 꽃 가격이 내려가야 합니다. 비싼 유럽산 수입꽃 때문에 꽃 가격이 자꾸  비싸져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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