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이 되는 건강정보 - 좋은 의사, 좋은 병원 고르는 법

병원·의사 잘 만나야 병 없이 장수
좋은 의사 기준과 선별법 참고해야

얼마 전 국내 언론에 한 몽골 환자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뼈 암의 일종인 고관절 골육종을 앓던 환자는 몽골에서는 자신의 병을 치료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중국으로 가서 큰 병원을 찾았지만 의사로부터 받은 진단은 충격적이었다. 엉덩이 아래부터 한쪽 다리를 절단해야 살 수 있다는 것이었다.

다리를 잘라내는 절단수술을 앞두고 고민하던 환자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국으로 건너왔다. 그러나 한국의 병원에서 내려진 진단은 중국과 달랐다. 그는 다리를 절단하지 않고도 골육종을 잘 치료해 몇 달 뒤 건강한 모습으로 몽골로 다시 돌아갔다. 좋은 의사, 좋은 병원을 찾아 먼 타국까지 달려온 덕분이었다. 만약 중국에서의 진단에 따라 한쪽 다리를 절단했다면 수술 후의 그의 삶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이 몽골 환자의 이야기는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의사와 병원을 잘못 선택해 고통 받거나 후유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은 한두 명이 아니다. 심지어 장애를 입거나 목숨마저 잃는 경우도 허다하다. 암처럼 심각한 질병이나 난치, 불치병의 경우 의사와 병원의 선택에 따라 치료 결과가 달라질 확률은 더욱 커진다.

과학의 발달과 더불어 의료의 표준화, 계량화도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첨단 장비와 기기 등 테크놀로지에 의지하는 비중도 커졌다. 그러나 여전히 대부분의 의학기술은 의사의 손을 통해 구현된다. 풍부한 임상 경험, 수술시 필요한 손기술, 의학적 지식, 빠른 판단력과 통찰력은 모두 의사 개개인에 따라 다르다. 좋은 의사와 좋은 병원을 찾는 것이 병을 고치고 치료하는데 가장 중요한 이유다.

그러나 오늘날 상업적 의료제도와 환경에서 좋은 의사, 좋은 병원을 고르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의료인 입장에서 생각하는 좋은 의사와 의료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좋은 의사의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의료 소비자의 입장에서 좋은 의사, 좋은 병원 고르는 법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의사와 병원을 선택해야하는 환자, 보호자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란다.

▲병을 잘 고치는 의사
뭐니 뭐니 해도 병을 잘 고치는 의사가 최고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통해 병을 완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오랜 기간 동안의 수련과 술기의 연마, 풍부한 임상 경험이 필요하다.
이런 의사를 판별하기 위해서는 경력을 확인하고 담당의사가 해당 분야의 경험이 많은 전문의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흔히 로컬이라고 부르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진료 받을 때, 전문과목과 진료과목을 혼돈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병원의 간판에 진료과목을  여러 개 병기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 과목에는 전문의가 아님을 뜻한다.

대개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도 5년 이상의 임상 경험을 쌓으면 그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받지만 일반적으로는 10년 이상은 돼야 나름대로 치료의 노하우가 쌓일 것으로 본다. 국내외 여러 학회의 정회원임을 강조하는 경우도 많지만 학회가입 여부와 실력과는 큰 관련이 없다. 학회 자체의 공신력과 객관성도 문제지만  대부분의 의료관련학회는 회비만 내는 의사라면 사실상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환자와의 소통을 중요시하는 의사
시대가 변하면서 더 이상 진료행위는 의사만의 일방적 행위가 아니다. 환자의 증상을 묻고 환자의 말에 귀 기울이는 의사가 좋은 의사다. 현재의 증상과 더불어 생활 습관, 과거의 병력을 아는 것은 치료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최근 검사와 진단 영역에서 기계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환자와 의사가 대면하는 일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단순한 데이터나 검사결과만으로 정확한 치료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환자의 증상이나 안색, 심리상태 등을 읽어내 치료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것은 오직 의사와 환자의 대면에서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계와 장비의 의존도가 높아지면서의사와 환자 간의 소통 부족은 환자와 의사 사이에 깊은 불신, 반목을 가져왔다.  
최소의 시간으로 최대의 환자를 진료해야하는 의료구조 때문에 의사들 역시 환자의 말을 들을 여유와 시간이 없다. 그 과정에서 환자들의 소외감과 불안, 불신은 커져간다. 의사와 환자 간에 신뢰관계가 생길 리 없고 이는 의사, 더 나아가 현대의학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 당연히 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부족한 진료 시간과 구조적 한계 속에서도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려는 의사는 좋은 의사임에 틀림없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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