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라오스에서 장기간 체류하면서 매일 아침 호텔 창밖으로 80세에 가까운 노부부의 노동현장을 본다.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하루도 빠짐없이 리어카 바퀴가 달린 수레를 끌고 와서 호텔 앞에서 간이 노점상을 차린다. 아침 6시부터 10시까지 이곳의 아침식사용으로 인기가 있는 분쿠안(Bun Kuan, 만두소를 넣은 전병)을 팔고 있다. 오랜 삶의 경륜과 숙련된 솜씨 덕분인지 아침 출근길 사람들은 오토바이를 받쳐 놓고 목로에 앉자 아침을 먹기도 하고 도시락을 주문해 사가기도 한다. 포장마차에서 아침장사를 해서 얼마나 버는지는 모르지만 뭇사람과 소통하며 땀 흘려 일하는 모습이 존경스럽고 일을 통해 건강과 행복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워 보였다.

톨스토이는 생의 말년에 고향으로 돌아가 마지막으로 남긴 책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에서 노동의 신성함과 농의 가치를 이렇게 표현했다. 「얼마나 가졌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일하는가를 기준으로 사람을 존경해야 한다. 게으르고 부유한 이들이 존경받는 반면 농부나 기술자처럼 노동하는 이들이 존경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식사를 준비하고 빨래를 하는 일상적인 노동을 무시하고서는 훌륭한 삶을 살 수 없다. 노동, 특히 흙을 다루는 노동은 몸과 영혼 모두에게 유익하다. 마음에 안식을 줄 뿐 아니라 자연에 가깝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욕망이 넘쳐나는 혼탁한 사회를 살아가면서 행복도 돈으로 살 수 있고, 타인이 땀 흘려 얻는 재화를 착취하는 자들에게 주는 경종의 메시지가 아닐 수 없다. 평생 직업으로 농업의 가치를 인정받고 ‘뿌리고 가꾼 만큼 거두는 자연의 섭리’가 살아있는 그런 사회가 됐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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