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 - 본지 주최 ‘농촌자원사업 활성화 방안 모색 전문가 좌담회’ 지상중계

▲ 농촌자원사업의 과거와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방향을 모색하는 전문가 초청 좌담회가 본지 주최로 지난 14일 열렸다.

우리 농촌의 미래는 농촌이 지니고 있는 다양한 자원을 어떻게 관리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농촌은 다양한 생물자원을 품고 있으며, 오랜 농경문화를 지니고 있다. 또한 아름다운 경관자원과 유능한 농업인력이 모여져 나라의 밝은 미래를 준비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따라서 농촌자원사업을 활성화시키는 일은 우리 농업과 농촌의 미래를 지켜나가는 길이고, 국가를 풍요롭게 하고 국민에게 행복을 주는 일이다.
본지는 이 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농촌자원사업 전문가들을 초청, 진지한 토론을 통해 농촌자원사업의 현재를 진단하고 앞날을 조망해봤다.

                좌담회 참석자
•좌  장 : 농촌여성신문 임평자 사장
•토론자 : 한국농촌발전연구원 정기환 원장
              농촌진흥청 김경미 전 농촌자원과장
              농촌진흥청 농촌자원과 유혁란 지도관
              농촌생활발전중앙회 정금주 회장
              농촌생활발전중앙회 신영숙 부회장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 김인련 회장당선자

 

“농촌자원개발연구소, 농진청 전문조직으로 부활돼야”

  임평자 사장
“담당공무원들에게 농촌자원사업에 대한 신념과 자긍심 심어줘야”

  정기환 원장
“농촌자원 개발은 농촌주민 소득증대와 삶의 질 향상이 필수”

  김경미 전 농촌자원과장
“치유농업 통한 행복한 삶 추구가 농촌자원사업의 미래될 것”

  유혁란 지도관
“연구 뒷받침 없는 지도사업은 사상누각…  전담연구기관 시급”

  정금주 회장
“농진청이 도입한 응용영양사업은 유엔이 인정한 세계적 성공사례”

  신영숙 부회장
“농촌자원사업 업무연속성 위해 잦은 담당공무원 교체 지양해야”

  김인련 회장당선자
“그동안 배우고 익힌 기술, 이제는 도시민과 개도국에 나눠줄 때”

 

▲ 임평자 사장

임평자= 먼저, 농촌자원의 정의와 분류에 대해 말해보자.

정기환= 농촌자원이란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농촌공간에 존재하고 있는 특정적인 환경과 공동체적 요소 등과 같이 생활이나 경제생산에 이용되는 환경, 문화, 사회적 자원을 통틀어 말하는 개념이다.
2000년대 들어 한국사회가 빠르게 정보화 사회로 이행되면서 각종 산업은 지식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사업들이 창출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농촌에서도 농업·농촌의 다원적 가치를 어메니티 자원으로 발굴해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려는 노력들이 전개됐다.

농촌의 어메니티 자원을 자연자원, 문화자원, 사회자원으로 구분하고, 이를 다시 환경자원, 생태자원, 역사자원, 경관자원, 시설자원, 경제활동자원, 공동체 활동자원으로 구분하고 있다.
자연자원은 농촌지역의 자연적인 경관과 생태환경을 포함한다. 따라서 아름다운 산천, 깨끗한 물과 공기, 그 속에서 서식하는 동식물, 생물서식지, 농경지 등이 이에 속한다.
문화자원은 역사자원과 경관자원으로 분류된다. 역사자원은 역사성을 지닌 전통 건조물이나 전통주택, 마을구조, 신앙공간, 마을의 상징물, 마을이 배출한 유명인사, 풍수지리나 마을의 유래, 설화 등을 포함할 수 있다. 경관자원은 다락논과 같은 농업경관, 하천경관, 산림경관, 주거지 경관 등이 있다.

▲ 정기환 원장

사회자원으로는 시설자원과 공동체의 경제·사회·문화적 활동 등이 포함된다. 시설자원은 마을 내에 구축된 공동생활시설, 생산기반시설, 편익시설 등이 있으며, 공동창고, 집하장 등 농업시설 등이 있다. 공동체 활동으로는 공동체 구성원이 생활을 영위하면서 활동하고 있는 경제·사회·문화적 활동, 명절의 전승놀이 등 생활문화 전반을 포함한다.

농촌지역의 축제는 이와 같이 지역이 지닌 다양한 어메니티 자원을 활용한 경우가 많다. 평창의 효석문화제는 효석의 문학작품의 무대인 평창과 소재인 메밀꽃을 결합해 만들어진 축제이며, 함평 나비축제, 삼척의 너와마을 등은 농촌의 자연과 환경을 어메니티로 활용한 대표적인 축제다.

농촌진흥청에서는 2010년 이후 농촌 어메니티 자원을 농식품으로 개발하는 창업, 식품가공, 마케팅 등의 전문적 기술을 지원했으며 농촌관광 서비스의 역량을 강화, 농식품 개발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 어메니티 자원을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기 위한 민·관 협력 네트워크 구축 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와 같이 농촌자원이란 시대를 걸쳐서 농촌 공간 속에 존재하고 있던 다양한 요소들이 그 시대의 환경적, 경제적, 문화적 상황에 맞춰 정의되고 분류돼 왔다.

 

농촌융복합산업법으로는 농진청의 참여 제한적
업무영역 전문성 높이기 위한 규정도 개정돼야
전문인력 보강·전문교육 이수도 우선 이뤄져야

 

임평자= 농촌사회의 변화와 농촌자원사업의 필요성에 대해 말해 달라.
정기환=
우리나라는 1960년대 초까지 농경사회적 구조를 유지해오고 있던 후발 개발도상 국가였다. 그러나 1962년부터 시작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지속적 추진으로 고도 경제성장을 이룩해 1980년대에 산업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영국이 300년에 걸쳐 이룩한 산업 사회적 구조를 한국은 불과 20년 만에 달성하고 1980년대 이후에는 선진국과 어깨를 겨누며 정보사회로 이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산업화는 농촌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농촌인력이 도시로 이동하게 되면서 농촌의 사회조직이 붕괴되거나 약화되고, 이농이 젊고 교육받은 생산성 높은 인력 중심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농촌인구의 노령화가 촉진되고 생산성이 저하된 것이다.

농가의 승계단절로 농가 수가 축소되고 농업생산활동이 심각하게 위축됐으며, 농촌인구의 대량 이농, 젊은 인구의 선택적 이농에 의한 농촌인구의 노령화, 가임여성의 도시 이동 등으로 농촌 공동체의 쇠퇴가 불가피하고 공동체가 붕괴됐다.

또한 전통사회가 유지해오던 지역별 특성화된 가내수공업이 쇠퇴하거나 사라지면서, 전통사회가 유지해오던 농경문화적 유산과 자원이 유휴화되거나 사라졌다. 결국 이러한 현상은 농촌공동체 문화의 쇠퇴를 가져와 전통문화의 단절을 초래하고 말았다.

이와 같은 인류의 문명 전환은 정치사회 경제구조에 심대한 영향을 주면서 우리의 일상생활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와 같은 인류 문명전환은 우리 농업과 농촌사회에도 영향을 주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에 따라 농촌자원사업도 그에 맞는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

현 시대의 농촌개발사업은 농촌자원 관련 산업의 동향 파악과 정보 교류, 소비자의 수요에 부응하는 상품 생산,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유통전략 개발 등 산업경영 전략이 필요하다. 주5일제에 따른 농촌관광시장의 확대, 국민의 건강에 대한 관심의 증대는 농촌 수요의 증가로 귀결된다. 또한 감성을 중시하는 문화매체가 급증함에 따라 감성적 소재를 대부분 자연과 농촌의 어메니티적인 요소에서 찾고 있다.

최근에는 교육수단으로서의 기능도 요구되고 있으며 농촌이라는 자원에 대한 국민의 의식도 매우 높아져서 농업·농촌은 그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공간만이 아니라 국가적으로 보전하고 가꿔나가야 할 가치재라고 인식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사회변화에 따라 농촌자원도 농촌주민들의 복지향상과 산업화, 그리고 농촌공동체의 활성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농촌자원사업의 기능을 재정립하고 새로운 자원을 개발해 농업인의 삶의 질 향상과 보다 살기 좋은 지역사회로 발전시키기 위한 정책 대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임평자= 농업·농촌 환경 변화에 따른 농촌자원사업의 변화상은?

▲ 신영숙 부회장

신영숙= 농촌자원개발사업은 2004년 농촌자원과의 설치로 본격화됐지만 1962년 농촌진흥청 설립 이후 지역사회개발과와 생활개선과에서 추진해온 사업들도 2004년 이후의 농촌자원개발사업의 토대가 됐다.
1962년 농촌진흥청 발족 이후 생활개선사업은 농가주부를 대상으로 의식주, 육아, 보건위생, 가정관리 등의 과제가 실행됐다. 1962년부터 생활개선 전시 농가를 선정하고 이를 거점농가로 활용해 의식주생활과 관련된 손쉬운 과제를 보급했다.  

1960년 후반기부터는 농외소득을 증대시키기 위한 농가부업기술 지도를 역점사업으로 추진했다. 농가부업으로는 볏짚이나 부들 등을 이용한 고공품, 목재 등을 이용한 공예품과 가축사육 등 다양한 사업을 포괄하고 있다. 이들 부업은 단지를 형성해 마을에서 공동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전담지도사를 상주시켜 기술훈련을 강화했다.

1970〜1980년대에는 새마을운동이 전개되면서 생활개선사업에 환경개선사업이 중점과제로 채택됐다. 생활개선사업으로 추진한 환경개선사업은 농촌여성의 가사노동 부담을 덜기 위한 부엌 개량과 주방기구 개선사업을 수행했고, 그 외 농가지붕 개량, 공동우물 개설, 공동빨래터 설치 등이 있었다. 농촌아동들의 발육을 촉진하고 농번기 일손을 확보하고자 생활개선사업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던 농번기 탁아소 사업은 1982년 2월6일자로 내부무로 이관됐다. 경제성장이 진행되면서 합성세제가 보급돼 농촌지역에서도 광범위하게 사용하게 되자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1990〜2000년대에는 농산물시장 개방 등 개방화시대에 적응하는 생활개선지도사업으로 전환해 농업인 건강증진, 생활환경 개선, 생활경영 등 종합적인 내용으로 확대됐다.
‘농촌여성일감갖기사업’ 추진으로 농촌여성의 경제적 지위향상과 삶의 의욕을 불어넣어주었다. 경남 함안군의 ‘토우리’는 1996년 농촌여성일감갖기사업으로 콩 가공을 시작해 ‘5분 청국장’을 출시 일본으로 수출하는가 하면, 2009년에는 지역농업특성화 기술개발사업으로까지 발전했다. 이 사업장의 성공은 끊임없이 새로운 품목을 연구 개발하고, 좋은 재료에 열정과 양심을 더해 맛과 질로 승부한 결과인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이 사업은 6차 산업의 토대가 됐다.

농업생산이 증가하면서 농업인들의 건강문제가 심각해져 비닐하우스 중간휴게실 설치, 농작업 보조기구 개발·보급, 농업인 건강관리실 등을 설치해 농촌주민들의 건강관리에 기여하기도 했다.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에 의한 농산물 시장개방과 자유무역체제에 대비하기 위해 농업·농촌의 다원적 기능과 농촌어메니티 자원을 발굴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 2002년부터 시작된 농촌전통테마마을은 2009년까지 전국에 190곳을 육성했다. 농촌의 전통지식과 생활풍습, 지역 환경을 테마로 해 이를 전승하고 체험하는 학습의 장을 마련하는데 의미를 두고 추진했는데, 농가의 소득증대에 기여하는 효과 외에 마을공동체 문화의 부활과 농촌지역 활성화, 도농교류, 더 나아가 국민들의 관광문화를 변화시킨 계기가 됐다.

한편, 2005부터 노인들이 건강하게 장수하는 요소를 발굴·적용해 성공적인 노년생활 모델을 정립하고자 하는 농촌건강장수마을은 2016년까지 833개를 육성했다. 건강체조교실, 건강장수방 조성, 마을 내 안전사각지대 관리 등을 주 내용으로 사업을 수행해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는데 기여했다.
2006년부터는 농업·농촌에서 발굴된 소재를 초등학교 과정부터 고교과정까지의 체험활동 교과과정과 연계해 운영하는 농촌교육농장을 육성했다. 각 교과과정과 연계한 활동을 농장에서 제공할 수 있도록 농장주의 교육훈련과 환경을 조성해 교육농장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를 향상시켰으며, 근래에는 중학교 자유학기제 연계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해 영농후계자 양성에 힘쓰고, 농촌교육농장 품질인증제를 도입해 우수농장을 육성하고 있다.  

2007년부터는 지역 식자재와 전통문화를 연계해 향토음식 상품화, 향토음식 체험, 스토리가 있는 농가레스토랑인 농가맛집을 운영·지원했다. 그 이외에도 농가소득 증대를 위한 농특산물 가공 상품화 지도, 농업인 건강관리와 농작업 환경개선 사업, 농촌 어메니티 자원 활용지도, 향토음식 자원화와 전통식문화 계승, 친환경주거모델 시범과 화장실 개선, 농촌여성 평생학습센터 지원 등을 추진했다.

2010년 이후 농촌자원개발사업은 농가 창업과 6차산업, 고령화사회에 대비하는 과제를 수행해 왔다. 농가 또는 마을단위의 농산물 생산, 가공, 판매와 외식, 유통, 체험이 함께하는 융복합적인 사업을 추진해 농가 일자리 창출과 농외소득을 창출시키는데 주력했다.

▲ 정금주 회장

정금주= 1968년 대한민국 정부를 대표한 농촌진흥청은 UNICEF, FAO, WHO와 공동으로 협정을 맺고 응용영양사업을 도입했다. 우리나라에서 응용영양사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은 곡류편중의 식품생산 구조와 편중된 식생활습관, 그리고 영양섭취의 불균형 등 3가지 요인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국제기구와의 기본협정기간은 1968년부터 1970년까지 3년간이었으나 1971년, 1차 연장을 시작으로 1981년 5차 연장사업까지 이어졌다. 응용영양사업은 생활지도직이라는 국가공무원이 전국단위로 실시하고 있는 생활개선사업이라는 큰 그릇에 뿌리를 내려 20여 년 동안 확대 발전됐다. 이 사업을 추진할 때는 먼저 마을단위 기초조사를 실시하고 두 번째, 기초조사결과에 따라 목표량을 설정한다.

세 번째, 과제를 실천한 후 마지막으로 사업평가를 실시하는 네 단계를 거쳤다. 마을 여건에 따라 주요 과제에 차이가 있었지만 단백질 공급을 위한 양계, 대두재배, 칼슘 섭취를 위한 유산양 사육, 비타민 공급을 위한 녹황색채소와 유실수 재배 등에 대해 교육을 실시하고 실천하도록 했다. 그리고 생산된 농산물을 조리하고 가공하고 저장하는 방법을 지도했으며 실습용 기구를 공급해 농업인들이 실천하도록 도와줬다.

주요사업  몇 가지를 열거하자면 첫째, 응용영양시범마을은 읍면 당 1개 이상의 시범마을 목표로 1847개를 육성했다. 사업 시행을 위해 마을단위에 마을지도자를 중심으로 한 관리위원회를 조직해 영양식품 생산기금을 마련해 관리하고, 영양개선의 집을 설치 운영하도록 했다. 그 당시 이런 공식이 있었다, 100(농민)×100(마을지도자)×100(지도공무원)=1,000,000(사업효과 극대화)로 이 중 어느 한 부분이라도 결여되면 사업은 실패로 돌아간다는 내용이다. 즉, 자조 자립과 협동의욕이 높은 마을주민과 선도적 추진력과 인내력을 가진 마을지도자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한 것을 지도공무원이 올바른 자세로 지도했을 때 사업의 효과도 극대화된다는 것이다. 이 내용을 전달하면서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 결과, 농촌주민의 식생활개선과 아동 영양 향상에 이바지했다고 본다.

두 번째, 도·시·군 단위 농촌지도기관에 192개소의 훈련조리실 겸 단체급식장을 설치·활용했고, FAO/FFHC(Freedom From Hunger Campaign, 기아해방운동위원회)에서 지원한 12대의 식생활교육차량을 9개 농업기술원에 배정해 오지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순회교육을 실시했다.

세 번째, 응용영양사업의 4차 연장기간 중 첫해인 1978년 12월, 농촌진흥청 산하에 농촌영양개선연수원이 설립하는데 이르렀다. 이 기관에서는 농촌식생활과 영양 향상을 위한 연구조사와 생활지도사 교육훈련 사업이 이뤄졌다. 농가의 식품조리, 가공, 저장법을 비롯해 농촌주민의 영양섭취 실태와 영양수급계획자료 조사 수립 등을 실시해 식량영양정책을 구체화하는데 필요한 정책 자료와 정보를 제공했다. 또한 식품영양관계 지도요원과 부녀자를 대상으로 영양교육을 실시했으며, 알기 쉬운 교육교재를 개발·지원해 우리나라 농촌의 영양교육을 점진적으로 확대 실시하고 농업인의 체위 향상에 이바지했다.

응용영양사업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학계 전문가와 중앙, 도, 시군 단위 관계관과 마을주민 등 50여 명이 2박3일 동안 한 자리에 모여 사례발표를 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분임토의로 의견을 교환하면서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하는 응용영양사업 관리자 연찬회를 연 1회 씩 5년 동안 개최해 많은 성과를 거뒀다. 당시 연찬회에 참석한 농업인들은 마을 발전을 위해 각계각층의 전문가와 공무원들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음에 감명을 받고 마을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연찬회 비용은 유니세프에서 지원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시절이었다. 또한 전국을 3개 지구로 나눠 2박3일 동안 이뤄진 지구별 연찬회는 일선에서 일하는 생활지도사들의 사업에 대한 의욕을 고취시키는 계기가 됐으며, 사업에 대한 열정을 한 단계 높이는 기회로 작용했다. 생활개선사업 해외연수로 생활지도사들의 안목이 높아졌고 사업에 대한 애정과 의욕이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

결론적으로 20여 년 동안 한국에서 실시한 응용영양사업은 성공리에 마무리 됐다. 유니세프 평가고문관인 영국 런던의 퀸 엘리자베스대학 교수인 밀러 박사팀이 발표한 사업평가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의 응용영양사업은 대단히 성공적이고, 다른 나라는 한국의 사업모형을 적용해야한다.”고 했다.

 

임평자= 지금까지 농촌자원사업의 과거를 들어봤다. 그렇다면 정보화시대 농촌자원사업의 방향과 효과적인 현장 확산 방안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방법은 뭐가 있는지?

▲ 김경미 전 농촌자원과장

김경미= 농업과학기술과 함께 발전해 온 농촌자원을 활용한 기술도 시대에 따라 특징이 있다. 1960년대는 식량자급기술, 1970년대 영양개선기술, 1980년대 생활개선기술, 1990년대 농외소득기술, 2000년대 자원 활용기술, 2010년대 지역단위 자원 확대 기술, 2020년대를 향해 가는 현재는 가치농업과 연결된 국가와 국민을 위한 농업·농촌자원의 활용 기술의 개념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러한 사업 발전 과정에서 농촌자원사업이 국가에 기여한 것이 많다. 농촌 육아·보육사업은 보육법이나 국공립 유아원 확대로, 농외소득사업은 소규모 창업지원법으로, 영양교육은 식생활교육으로, 농작업 안전사업은 농업인안전재해보험으로 발전됐다. 이렇게 되기까지 농촌자원사업이 보이지 않게 풀뿌리처럼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이 같은 농촌자원사업을 활용한 사업들도 무형자원으로 분류해볼 수 있다. 그 첫째가 성공한 경험을 갖게 됐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자신감이 생겼고, 영양이 향상됐으며, 농업인과 공무원들의 열정과 공동체 의식을 통해 신뢰라는 사회적 자원을 형성하는 데 기여했다. 또한 농업인의 삶의 질과 소득이 높아지면서 자원이 재생산되고, 여기에 관련된 공무원과 농업인 등 인적자원 개발에 기여했다. 이러한 농촌자원을 활용한 사업을 현대에 들어서는 체계를 재정립하고 더욱 확대하면서 홍보해야 한다.

요즘을 정보화시대, 스마트시대, 4차산업혁명시대라고 부르는데 결국은 소통이 주요 핵심 키워드다. 그간 농업은 식량생산의 의미로만 인식돼 왔는데, 최근 도시민들은 농사일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삶에 보람을 느끼며 사회적 주체로서 자기자신을 돌아보고 있다. 이것이 바로 치유농업이다. 이 치유농업이 농촌자원사업으로 연결되고 있다.

정보화시대에서 소외되고 사회적으로 고립돼 소통 부재가 만연한 지금에서는 농업이 자기성찰의 기회를 찾는 방안이 되고 있다. 농촌자원사업이 신기술 접목을 통해 발전돼야 하지만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을 지지해주는 방향으로도 전략과 기술을 충분히 활용했으면 좋겠다.
정금주= 6차산업화, 농식품 연구, 농촌환경, 치유농업 등이 농촌자원사업의 범주로 몰리는데, 이를 담당하는 조직은 너무 작다. 국 단위 조직으로 승격시켜 농촌자원사업에 날개를 달아줘야 한다.

▲ 유혁란 지도관

유혁란= 예전에 농촌생활연구소를 통해 농촌자원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가 이뤄지고 이것을 바탕으로 농촌자원사업이 연계됐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러한 연구를 전담하는 기관이 없고 업무도 분산돼 사상누각 상황이다. 그래서 관련사업을 추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에도 복지와 여성과 관련된 현장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당시의 연구자료가 다 흩어져 있고 찾기도 힘들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연구’라는 백그라운드를 갖고 있는 것이 지도사업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절감하고 있다.

농촌자원사업 업무를 해오면서 나름 보람을 느낀 부분이 많다. 그 대표적인 것이 농촌여성일감갖기 사업이다. 지금 정부 들어 농업의 6차산업화가 화두인데, 이는 그 동안 농촌자원사업에서 다뤄왔던 것이기 때문에 단일의 사업들을 패키지화하면 된다고 생각해 어려운 사업이라 느끼지 못했다.
농가맛집 사업도 마찬가지다. 최근 농촌관광과 농촌체험이 뜨고 있다. 이러한 분야도 농촌자원사업을 통해 추진해왔던 일들이다. 예전에 미리 농촌자원사업을 통해 닦아놓지 않았다면 지금의 트렌드에 맞춰 외식산업이 발전되는데 힘들었을 것이다.

농촌교육농장도 성공적인 농촌자원사업 중 하나다. 국비사업으로 진행됐던 이 시범사업은 지방에서 꽃을 피워 경기도의 경우, ‘에듀팜’이라는 브랜드로 발전시키기도 했다.
이밖에도 농작업 편이장비 사업 등 일일이 사례를 열거하기 힘들지만 농촌자원사업 농업·농촌사회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농가에서 소규모 가공사업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가공기계가 아직 다루기 힘들어 농가에서 사용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소규모 가공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가공기계가 편리해야 한다. 백색가전처럼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가공사업과 함께 장비사업도 함께 발전해야 한다.
한편, 현장의 수요를 직접 부딪혀가면서 파악하고 연구·지도에 접목하면서 농촌자원사업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여기에는 교육의 힘이 무엇보다 컸다고 본다. 사업에 일관성 갖고 현장수요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김경미= 생활개선사업의 장점은 무엇보다 현장과의 소통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사업 개선 과정에 현장의 요구가 잘 반영되고 이러한 체계가 체질화돼 있다.

신영숙= 그러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가진 담당자가 최소한 2~3년간 업무를 꾸준히 봐야 한다.

▲ 김인련 회장당선자

김인련= 하지만 현재 실상은 다르다. 담당자가 사업을 계획하고 추진하려고 하면 바뀐다. 업무 인수인계를 하지만 다시 새롭게 업무를 파악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 담당자뿐만 아니라 중앙·지방의 관리자들이 바뀌게 되면 농촌자원사업의 연속성도 떨어진다. 이러한 문제는 농가들에게 불신으로 돌아오고 있다.

임평자= 중앙은 물론 지방농촌지도기관의 농촌자원사업 담당자들에게 농촌자원사업에 대한 자긍심과 신념을 심어주는 일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경미= 일본은 생활개선사업을 5년 단위로 관리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여성농업인 육성 5개년 계획처럼 농촌자원사업도 중장기 육성계획을 세워 관리자가 바뀌어도 지속적으로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농촌진흥법에 확실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임평자= 농촌지역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미래 농촌자원개발 방향에 대해 말해 달라.

정기환= 농촌주민들이 농촌을 떠나는 원인은 소득이 낮아서 만이 아니다. 농촌이 도시에 비해서 교육환경과 취업 기회 등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한국농업 정책은 2010년에 이르기까지 크게 세 번의 변화를 겪었다. 첫 번째 변화는 1960년대 이후 경제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증산농정, 1980년대 이후 시장개발에 대응하기 위한 개방농정, 2000년대 이후 농업인의 삶의 질 향상으로 농촌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복지농정시대가 그것이다.

즉 농업생산 중심의 농정을 시장과 소비자 중심의 농정으로 전환하고 농업인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복지정책을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2004년에 제정된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산어촌지역개발촉진에 관한 특별법’(이하 삶의질법)은 이와 같은 배경 하에서 제정됐다. 이 법은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을 위한 5개년 계획을 중앙정부와 각 도, 시군에서 수립해 시행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2015년에 제정된 ‘농촌융복합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농촌사회가 정보화사회로 이행되는 과정에서 추진할 수 있는 농촌개발을 위한 획기적인 농촌개발 정책으로 평가된다. 이 법은 농업생산과 가공·판매와 서비스 부분을 결합해 농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농업·농촌의 발전, 농촌경제 활성화를 도모해 농업인과 농촌주민의 소득증대,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렇듯 한국의 농정은 식량생산 중심의 농정에서 농촌주민의 생활환경 개선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가치증진을 추구하는 농정으로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왔다. 즉 농촌정책의 목표는 소득은 물론 보다 개선된 생활환경의 조성과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된 것이다.

농작업 환경을 개선해 농업인의 농작업 중 안전의식 강화, 농작업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보조기구 개발·보급으로 농업인의 건강관리와 삶의 질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농촌의 노인들은 힘든 농작업에서 오는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노인들의 건강을 관리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건강장수마을 시범사업을 펼쳐 농촌 노인들의 건강관리와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보사회에서의 농촌자원사업은 농촌주민의 소득증대는 물론 농촌자원을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개발해 농촌공동체와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따라서 농촌자원 개발은 농촌주민의 소득증대와 삶의 질 향상을 우선적인 목표로 정하고 농촌자원개발에 의해 농촌주민의 삶이 개선된 쾌적한 삶의 현장을 도시민들이 찾아와 체험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의 장으로 개발해 농촌의 행복기능 공감대를 확산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앞으로 농촌자원사업으로 추진할 장단기 과제가 마련돼야 한다. 단기과제로는 지역 특산농산물의 세계적 명품화 전략 개발, 지역특산물 생산과 IT활용 직거래 유통을 들 수 있다.
세계적 명품화 전략은 첫째, 한국산 농식품의 품질을 관리해 우수한 품질을 생산하고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주류와 식초 등의 명품화 외에도 천연염색, 국악기, 옻나무·대나무 등 목공예, 전통 한지, 풍기인견, 도자기 등 지역특산품을 전략적으로 선택해 명품의 기준이 되는 품질의 표준화와 제품 생산의 경쟁력을 갖추도록 국가가 지원하고 관광과 연계해 개발돼야 한다.

두 번째, 지리산식단, 완주 로컬푸드와 같이 지역의 특산물을 도시 소비자, 관광산업과 연결하는 융복합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전략 개발이 요구된다.
IT활용 직거래 유통은 지역 농특산물의 생산과 판매, 농촌 서비스업에 마을의 특산물 판매가 추가된 6차산업(농가맛집+농산물 가공·판매+농가체험이나 민박, 관광 안내업)으로 연결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식품가공 마케팅 분야 지원사업으로 향토음식 올레숍 시범사업, 도심 속 감성농업 마케팅 사업, 농촌자원 창업 마케팅교실 운영, 6차산업과 연계한 농특산물 마케팅 전략 개발, 한식의 명품식단 개발 사업 등을 들 수 있다. 농촌복지와 마을가꾸기 분야 사업으로는 농촌복지·힐링타운 조성, 농작업 재해 안전 시범마을 육성, 테마가 있는 농촌마을 만들기, 농촌여성 문화 소양 향상 전문교육 등이 개발돼야 한다.

중장기과제로는 농촌자원 창업지원센터 설립과 농산물의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 가치사슬을 만들어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게 하는 것이다. 농촌자원 창업지원센터 설립은 농촌자원을 기반으로 창업하고자 하는 산업체에 대한 창업절차 지원, 제품 생산기술의 표준화, 경영 컨설팅 지원, 제품·포장 디자인, 마케팅 전략 지원, 창업 산업 종사자에 대한 전문교육 등을 제안한다.

농산물의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 가치사슬을 만들어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게 하는 것이다. 즉, 농촌자원의 가치를 파악하고 실태를 조사·축적해 융복합 산업으로 육성하는 일련의 과정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 훈련과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유통 중심의 사업과 서비스산업 중심의 융복합 사업으로 구분해야 농촌자원을 이용한 6차산업이 농가소득 증대와 농촌공동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시범적 효과로 입증될 수 있다.

그러나 ‘농촌융복합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농촌융복합산업을 지원할 전문기관을 재단이나 단체에 한정하고 있어 농촌진흥청을 비롯한 농촌진흥기관이 수행해야 하는 농촌융복합산업 육성과 관련된 업무는 매우 한정적이다. 따라서 농촌진흥청이 이미 수행해 왔던 업무 영역의 전문성을 높이고 확대해 나가기 위해서는 ‘농촌융복합산업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의 관계규정을 개정하거나 농촌진흥청이 수행할 수 있는 영역을 농촌진흥법 등 별도의 법으로 정해 추진해야 한다.
그리고 농촌자원 관련 업무를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전문인력 보강과 전문교육 이수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임평자= 마지막으로, 농촌자원사업 활성화를 위한 농촌여성단체의 역할은 어떠해야 하는지?

김인련= 지금까지 농촌진흥청, 농업기술원, 농업기술센터와 생활개선회가 농촌을 잘 살게 하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해왔다면 이제는 국민과 함께 해야 한다. 생활개선회도 그 동안 배우고 혜택을 누려왔던 농촌자원사업을 활용해 도시주부, 국민들과 함께 공유하기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도시민들이 농촌자원을 체험하고 힐링하며 자연 속에서 인성을 함양하고, 치유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생활개선회가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일이 종합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는 것이 ‘국민창의센터’다. 이곳은 농업인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도시민과 농업인들이 건강한 먹거리와 농업·농촌의 가치를 함께 생각하고 나누며 상생하는 공간으로 꾸며질 계획이다.

농촌여성들이 그 동안 배우고 익힌 농식품 가공기술을 소득화하기 위해서는 안전한 농식품을 생산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기 위해서는 국가기관에서 인증하는 전문자격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농촌진흥청 등이 농식품 생산 자격증을 발급해 준다면 농가들이 가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체계적으로 배운 것을 안전하고 믿음 있는 농식품으로 가공해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농촌여성단체인 생활개선회는 국민건강 전도사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자신도 있다.

생활개선회는 ‘농맘’이라는 브랜드도 만들었다. 회원 농가들이 생산한 농산물과 가공품을 생활개선회가 품질을 보증하고 안정된 판로를 개척해주기 위해서다. 올해부터 인터넷을 통해 농맘 브랜드로 회원들의 농식품을 소비자들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생활개선회가 구상하고 있는 것이 국제교류사업이다. 그 동안 농촌지도공무원들이 해외연수 등을 통해 보고 느낀 것을 농촌여성들에게 가르쳐줬듯이, 이제 생활개선회도 배우고 익힌 영양개선사업, 농식품 가공기술 등 성공적인 생활개선사업들을 개발도상국에 전파하는데 앞장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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