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생활개선연합회장 탐방 - 정영식 세종시연합회장

“세종시는 도농복합도시로서 도시와 농촌이 공유하는 지역입니다. 이에 우리 생활개선회는 농업농촌에 대한 가치 확산과 자원개발 그리고 도시민과 함께하는 농촌으로 세종시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한국생활개선세종시연합회 회장으로 지난달 19일 취임한 정영식(60세) 회장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는 말과 함께 세종시연합회의 발전 방안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서울 생활 30여 년을 뒤로 하고 남편 퇴직과 함께 2012년 세종시 점동면에 귀농한 정 회장은 “여성의 섬세함을 살려 농업의 부가가치를 창출시키고 특히 도시민의 입장에서 농촌을 바라보며 아쉽게 느꼈던 부분을 이제는 하나씩 풀어 나가겠다”며 향후 2년 간의 굳은 의지를 밝혔다.

발효의 꽃, 천연식초
“막상 귀농을 했지만 교육 한번 제대로 받지 않고 농촌을 찾았죠. 주변에서 콩 농사가 제일 쉽다고 해서 콩을 재배했지만 판로는 막막했습니다. 전의면 장터와 조치원 장에 콩을 내다 팔아보려 했지만 너무 헐값에 내주는 느낌이 들어 된장, 고추장 등 발효식품으로 가공하게 됐죠.”
그는 이처럼 부가가치 창출의 중요성을 부각하면서 기술센터의 교육은 물론 자신의 노하우를 회원들과 공유해 나갈 것을 밝혔다.

특히 정 회장은 도시에서 담궈 먹던 천연식초를 통해 짭짤한 소득을 올리고 있다.
천역식초를 ‘발효의 꽃’이라고 말하는 그는 복숭아, 포도, 배 등의 과일을 와인으로 주조한 후, 이를 다시 한번 발효해 천연식초로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현미를 활용해서도 식초를 만들고 있다.

“농산물은 공급과잉 시대로 접어든 만큼 솔직히 제값을 받기란 참 곤란해졌죠. 이에 가공을 통한 소득 창출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특히 세종시는 로컬푸드 매장이 활기를 띠면서 판로에 어려움을 겪는 가내 가공 농가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농업의 다원적 가치…‘치유’도 그중 하나
세종시는 유치원과 초중학교 학생 등을 대상으로 체험교육농장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이는 농업의 다원적 가치를 ‘치유’라는 두 글자로 알리고 싶어하는 정 회장의 작은 뜻이 담겨 있다.

“원예치료사 등이 새로운 유망 직종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농작물 즉 농업을 통해 심신을 가다듬고 삶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이 모색되고 있는 것이죠. 특히 아이들은 집중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정 회장은 산만한 아이들이 농업을 통해 집중력을 높이고 아이로서의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무언가를 심고 가꾸며 천천히 자라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아이들 스스로 관심을 높일 수 있고 차분하게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벼농사를 친환경으로 짓다보니 논에 우렁이를 풀어 놓았습니다. 가끔 찾아오는 도시의 아이들이 논밭에 들어가 한참 동안 멍하니 논의 생태계에 대해 빠져드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 순간만은 산만한 아이를 찾아 볼 수 없었죠.”

정 회장은 “농업의 다원적 가치는 무궁무진하지만 제 스스로는 ‘치유’를 으뜸으로 여기고 있다”며 “이는 우리 생활개선회가 치유농업을 활용해 더 많은 가치를 도시민들에게 부여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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