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난 농업, 따뜻한 동행, 행복한 농촌여성

■ 경기도 제1호 노인복지형 공동농장, 양평군 단석1리 황골두레영농조합법인

#공들여 키운 자식들 모두 도시로 떠나보내고 나이 들어 혼자 농사짓기 버거워도 농촌을 지키는 어르신들이 있다. 평생 살던 곳이라 정도 들었지만 누가 뭐래도 내 살던 곳이 맘 편하고 좋아서다. 그렇다고 힘든 농사일을 혼자서 감당하기는 벅차다. 농사짓던 땅은 남에게 농사지라 하고, 소일거리로 재미삼아 용돈이나 벌면서 재미나게 지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이런 농촌 어르신들을 위한 아이디어에서 탄생된 것이 농촌복지형 마을공동농장이다.
지난해 경기도 연정 예산으로 첫삽을 뜬 마을공동농장인 양평군 양동면 황골두레영농조합법인을 찾았다. 경기도는 집행부가 아닌 도의회에서 사업을 발굴해 예산을 세우는 연정 예산이 있다. 마을공동농장은 도의회가 발굴한 연정 예산 시범사업이라 더 의미가 있다.

▲ 11개의 부추 재배 시설하우스가 있는 양평군 단석리 마을공동농장 입구

‘경기도 제1호 노인복지형 마을공동농장’
새로 생긴 제2영동고속도로 동여주 IC에서 2km 남짓한 양평군 단석리의 시설하우스 앞에 푯말이 달렸다. 단석리는 논 대체 작물로 부추를 재배해 높은 소득을 올리는 곳이다.
양평산 부추는 도매시장에서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아침 일찍 수확해야 하고, 단 묶는 작업을 마쳐서 출하까지 일손이 많이 간다. 작업 시간을 놓치면 부추의 상품성이 떨어져 수확철에는 잠시 쉴 틈 없이 하루종일 부지런히 움직여야만 한다.

▲ 노인복지형 마을공동농장은 소득보다는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일자리 마련에 더 초점을 두었다.

양평만 하더라도 수도권이지만 요즘 외지에서 인력 구하기가 쉽지 않다.
노인 복지형 마을공동농장은 이제는 힘든 농사일에서 손을 뗀 농촌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하루종일 일할 필요 없이 원하는 만큼만 일해도 되게 환경을 조성한다. 공동 식사는 물론 건강을 위한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하는 복지 차원의 사업으로 단석리  마을주민 31명이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일할 수 있어 좋지”
“친구네 놀러온 거 마냥 함께 모여서 일하니 재미가 쏠쏠해”
“밥도 같이 먹고, 노래도 하고, 건강 체조도 여기서 배우니 일하러 온 게 아니라 마실 나온 거지~”
단석리 5940㎡(1800평)의 땅을 임대한 부추 재배 하우스 11동에는 지난해 심은 부추가 파릇하니 봄을 기다리며 자가고 있다. 부추는 한번 심어놓으면 5년 동안 수확이 가능한 작목이며 양평군 특화작목이기도 하다.

하우스 한 동에는 공동 작업장 시설을 갖췄다. 부추 단을 묶는 자동화기계와  높이를 낮춘 여성용과 남성용으로 구분된 작업대가 있다. 공동 취사 급식시설과 쉴 수 있는 휴게실도 마련됐다.
“연세 많은 어르신에게 좋은 일자리는 쉬엄쉬엄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일자리예요.”

단석1리 마을 이장이기도 한 황골두레영농조합법인 김낙관 대표의 말이다. 작업의 능률보단 능력에 따라 알맞게 일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우선 초점을 맞췄다. 아직 겨울이라 본격적인 부추 수확 작업이 이뤄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이곳에서는 직접 생산하는 부추뿐 아니라 인근 지역에서 생산되는 부추까지 수집해 단 묶기 대행작업으로 소득을 올릴 예정이다. 본격 부추 출하시기인 4월~10월까지는 단 묶기 작업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기는 조합원뿐 아니라 가까운 면 소재지 경로당 어르신들도 작업에 참여해 소득을 올릴 수 있게 계획 중이다.

“농촌에 홀로 계신 어르신이 아무도 모르게 죽음을 맞이했다는 뉴스를 보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평생 농촌을 가꿔온 어르신들이 연세 들어 많지는 않아도 손주 용돈 줄 정도의 수입이 생기는 일자리가 있다면 얼마나 행복하겠어요? 더구나 이웃과 더불어 일하는 행복을 선물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경기도의회 김윤진 의원은 “농촌 어르신들을 위한 최고의 선물은 농촌 복지형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 미니 인터뷰 - 경기도농업기술원 임영춘 농촌자원과장

▲ 경기도의회 김윤진 의원(사진 오른쪽)과 경기도농업기술원 임영춘 농촌자원과장이 양평 농촌 마을공동농장 현장을 방문해 현황을 살피고 애로사항을 파악했다.

“농촌 고령어르신 일자리, 소득보다 복지 차원에서 접근”

노인복지형 마을공동농장은 농촌 노인들에게 공동 생산과 협업 환경을 제공해 소득원 확보와 일자리 창출의 기회를 마련하는 사업이다. 농촌에서의 노년 생활 만족도를 증진하기 위한 시범사업으로 추진됐다.
궁극적으로 농촌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높였으면 한다.

사업 성공을 위해 사업 추진 단계에서 마을주민과의 다각적인 소통으로 공감대를 먼저 형성했다. 완주 등 마을공동사업 성공 사례를 함께 벤치마킹했고, 사업 추진을 위한 마을주민 역량교육과 컨설팅 등 철저히 준비했다. 마을 주민은 물론 경기도농업기술원, 양평군농업기술센터와의 원할한 협조체계를 구축한 후, 소득 창출을 위한 생산기반 조성과 공동 생활여건 마련, 운영체계 조성을 체계적으로 갖추며 추진하고 있다.

2016년에 여주와 양평 2 개소가 농촌복지형 마을공동농장으로 선정돼 사업을 시작했고, 올해는 평택, 양주, 가평 등 5개소에 확대 추진 한다.
향후에도 농촌 어르신 대상의 생산적 복지형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농촌 어르신들이 행복한 농촌, 즐거운 삶을 영위할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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