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풍당당 - 문화마케팅 전문가 '위드컬처' 이경선 대표

▲ 올해의 트렌드로 개인과 집단의 공존을 예측한 이경선 대표

1인 가구 전성시대지만 ‘따로 또 같이’의 문화에 주목해야

이경선 씨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문화마케팅 전문가다. 문화의 변화를 예견하고, 기업과 제품에 스토리를 입혀서 브랜드의 가치를 높여주는 전문 브랜드 마케팅 일을 하는 ‘위드컬처’의 대표다. 여성의 관심이 집중된 패션과 뷰티 분야뿐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차별화된 마케팅을 제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경선 대표가 제시하는 올해 트렌드에 주목해 보자. 이 대표는 올해 트렌드로 ‘개인과 집단의 공존’을 말했다.
 

‘개인과 집단의 공존’이란 의미와 우리사회에 미칠 영향은 무엇?
국내외 경제 저성장 기조가 확산되고 있다. 소비 성향도 남에게 내보이는 과시형 소비에서 자신의 만족을 위한 가치 중심 소비로 전환되고 있다. 경제 불황기에 실용성을 추구하는 큰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사회 분위기는 점점 개인화되어사람들 간의 직접 교류의 단절로 혼밥·혼술을 즐기는 1인 문화 전성시대다.

예전에는 혼자라고 하면 사회와 차단되고 고립된 생활을 하는 ‘외톨이’란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도 있었지만 요즘 1인 문화는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다. 비즈니스 세계도 예외는 아니다. 조직에 속하기보다 혼자 일하며 전문성을 인정받고 자신만의 미래를 설계하는 사람이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혼자’의 삶이 ‘혼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삶을 공유하는 모임이 생기고 자연스레 1인 가구 대상의 공동체가 형성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또 이런 공동체가 우리사회와 경제의 발전에 기여하고 문화를 풍부하게 만들고 있다. 개인이 빛날수록 집단의 보편성과 성장의 동력이 돼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만들고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온다.

여성의 관심이 많은 의식주 트렌드 변화는?
아무리 경제가 어려워도 끊임없이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파악해 잘 대처해 나간다면 희망을 찾을 수 있다. 무엇보다 변화하는 시장 흐름을 빠르게 읽고 소비자 맞춤형의 서비스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패션에 있어서는 각자의 개성과 취향. 가치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변화를 이끌고 있다. 패션 변화의 키워드는 ‘가성비’와 ‘개성’이다. 예전에는 인기 연예인이 입은 옷, 그 자체가 관심의 대상이었으나 요즘은 인기 연예인 옷차림에서 분위기나 스타일만을 훔쳐낸다. 유명 브랜드, 값비싼 명품을 쫓아가는 소비가 아닌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거기에서 만족감과 행복을 느끼는 소비가 이뤄지고 있다. 그래서 최근 패션업계의 움직임은 한마디로 정의해 ‘모호해진 경계’라고 한다. 성별의 경계뿐 아니라 나이, 시간, 장소, 상황에 구애되지 않고 다양한 요소를 접목한 보더리스(borderless) 패션이 유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에게 보여주는 과시적인 패션보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실용적인 패션을 추구하는 경향이다. 많은 취향이 존중받고 공존하는 시대가 되었다. 결국 어떤 경계나 법칙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자신의 취향을 가지게 되었고 또 그것이 존중 받고 인정 받아갈 때 하나의 문화, 트렌드가 만들어진다.

소비 트렌드의 변화에 따른 유통의 변화는?
트렌드에 민감한 유통업계는 새로운 소비층 공략을 위한 소량 제품 생산에 적극 나서고 있고, 홍대나 강남과 같이 젊은 층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는 1인 식당이 빠르게 생겨나고 있다. 하나의 문화·사회현상으로 자리한 ‘혼밥’에 이어 ‘혼술’, ‘혼차’, ‘혼영’ 등 혼자 즐기는 것이 더 자유롭고 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 1인 가구가 500만 가구를 넘어서며 간편하게 한 끼를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다양한 메뉴가 늘어나고 있고, 편의점 도시락 시장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냉장 식품으로만 유통되는 편의점 도시락이 상온으로 유통 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할 것이란 예측도 있다. 실제 주상복합이나 오피스텔 1층에 자리 잡은 편의점에서는 신선식품의 판매가 많다. 가족 단위의 대량 구매가 이뤄지는 대형마트의 비중은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된다. 앞으로도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한 혼밥족을 겨냥해 1인 메뉴, 혼자 먹기 적합한 환경을 제공하는 등 1인 고객을 모시기 위한 마케팅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주생활의 변화 모습은 어떤가?
주생활 변화는 ‘편리성’과 ‘효율성’에 초점이 맞춰진다. 주거환경이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나타낼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되며 솔로라이프를 위한 소형 가전제품과 가구, 셀프 인테리어 용품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이런 사회적인 현상에 ‘솔로 이코노미’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솔로 이코노미’란, 기업들이 1인 가구를 겨냥해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개인의 공간은 유지하며 거실, 주방 등을 공동 생활공간으로 하여 여러 사람과 함께 사용하는 ‘셰어하우스’ 주거 형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혼자 사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고 적은 비용으로도 역세권에 방을 구할 수 있어 학생이나 저소득 청년층의 선호도가 높다. 우리 생활은 ‘따로 또 같이’의 관계에서 ‘홀로’ 행동하는 트렌드와 ‘함께’ 행동하는 트렌드의 양면성을 조화롭고 가치 있게 융합하며 변화하고 있다. 자신만의 색깔을 찾고 집단의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성장하고 있다.

급변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여성이 능력을 키우기 위한 방안은?
여성의 평균 초혼연령이 30대에 진입하며 사회 속에서 맹활약하는 능력을 갖춘 싱글 여성들이 증가하고 있다. 직장일과 육아, 가사를 병행하는 워킹맘도 많다. 환경은 어렵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여성들이 있기에 우리 사회는 희망이 있고 미래가 있다.

어떤 사회나 소수와 다수는 동시에 존재한다. 어제는 내가 다수의 일원이었지만 오늘은 내가 다수를 상대해야 하는 소수인 경우도 많다. 소수는 작지만 그 힘이 모이면 다수를 발전시키고 성장시켜 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집단은 개인을 존중하고 개인은 집단을 소중히 해야 한다. 개개인에게 이처럼 인격적인 성장이 뒤따른다면 ‘우리와 나’ 모두 조화를 이뤄 상생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