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풍당당 - 김자혜 (사)소비자시민모임 회장

“소비자도 우리 먹거리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지속적 농업 발전에 함께 해야 합니다.”
30년간 소비자 권익보호 등 소비자 운동 일선에서 활동해온 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이하 소시모) 회장은 농촌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있다. 70년대 대학시절 사회계몽 활동인 농활 경험으로 농촌 실상을 처음 접했다는 그는 대학원 논문도 ‘우리나라 농촌사회 계층 분화에 대한 연구’를 썼다. 당시에 이농 현상을 진단하고 일찌감치 이로 인한 농업 인력의 감소와 미래 농촌의 주인공이 될 여성농업인 역할에 주목했다. 정부와 기관의 각종 농업 관련 각 위원회에 소비자 대표로 참여해 지속적 농업농촌 발전을 위한 의견을 제시하고, 도농상생의 다양한 활동을 주도하고 있는 김자혜 회장을 만났다.

도시주부와 여성농업인 만남의 장 필요
소비자 보호 위한 법과 제도 정비에 집중

지속가능한 농촌 발전 위해 도농상생 중요
우리 먹거리 안전은 소비자 스스로  지켜내야

- 30년간 소비자 운동을 펼치며 느낀 점은?
‘소비자 권익과 권리는 주장하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대신해 주지 않는다’는 점을 실감한 30년이었다. 그래도 조금씩 소비자 권익을 위해 나아져가는 세상이 보이나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소비자 피해 보상 규정이 있지만 법적인 구속력은 없는 게 가장 큰 문제점이다.  
최근 소비자 문제는 집단과 소액 피해가 많다. 몇 해 전부터 상조업체와 피트니스클럽, 개인정보 유출 등 분쟁이 많아졌다.
사회 변화 속도만큼 소비자 이슈나 문제도 변화 속도가 빠르다. 소비자 문제도 생물과 같아서 살아 움직이기에 순발력과 대응력이 빨라야 하는데 따라가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

- 소시모는 우리농산물의 소비 활성화와 안전 농산물 보급 확산에도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간의 활동은 어떤 것?
소비자 없는 세상이 없고 생산자 없는 세상도 있을 수 없다. 소시모는 그간 농산물과 관련해 안전성 확보와 우리 농산물의 소비 활성화에 역할을 해왔다. 유전자변형 농식품 반대, 농약 사용 자제운동은 물론 수입농산물 농약 잔류량 검사 등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우리 농산물 소비 활성화를 뒷받침해왔다.
하지만 이젠 우리 농산물이니 무턱대고 애용하라고 소비자에게 강요할 수 없는 사회적 분위기다. 또한 어릴 때 입맛이 평생을 좌우한다. 학교 급식에 우리 농축산물 이용하고, 군대 장병들에게 우리 한우를 먹이라고 요구한다.

- 소비자운동 활동가로서의 우리 농업과 농촌에 대한 생각은?
농촌과 도시 구분의 경계가 약화되고 있는 세상이다. 도시 주부들도 농업의 가치와 지속가능한 농업을 지키는데 공동 생산자로서 참여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농사의 어려움을 소비자가 많이 알기 위해선 도시주부와 여성농업인의 만남의 장이 필요하다. 소비자도 우리 농촌 활성화와 농촌 발전에 보탬 될 수 있게 적극 도와야 한다. 농정에서도 소비자가 중요하다. 하지만 말뿐이고 실제 소비자를 위한 정책은 보이지 않아서 아쉽다.
반면에 생산자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무엇인지를 읽어내는 순발력과 적응력을 갖추고 소비자 맞춤형 생산에 주력해야 할 때다. 농업인들도 잘 하고 있지만 속도가 더디단 생각이다.

- 도농교류 활성화는 합리적 가격의 우리 농산물 가격안정의 한 방편인데. 도농상생의 노력은?
소시모는 농촌공동체 지원운동을 펼치고 있다. 150명 핵심 소시모 회원들이 지난해 유기농 마늘과 사과 농가와의 직거래 사업을 시범적으로 펼쳤는데 반응이 좋았다. 평생 살면서 그렇게 예쁘고 좋은 마늘은 처음 볼 정도였다. 하지만 사실 도와주고 싶은 농가는 판로에 어려움을 겪는 소농이었는데 그런 농가는 직거래 준비가 안 돼있어 아쉬웠다. 소농의 빈틈을 정책적으로 메울 수 있었으면 한다. 올해는 다양한 방법으로 꾸러미사업, 로컬푸드직매장 체험과 견학 조사에 참여해 도농상생의 밑거름 역할을 하겠다.
또 소시모는 2004년부터는 대한민국 우수축산물 브랜드를 선정해 시상하며 우리 축산물의 안전 생산과 소비를 주도 하고 있다.  

- 앞으로 소시모 활동의 방향과 계획은?
지난해를 돌아보면 가슴 아픈 일들이 많았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사건과 폭스바겐 자동차 사태 등에서 보듯 피해 보상은커녕 소비자를 무시하고 외면하는 일들이 많았다. 이 모두는 소비자 보호의 법과 제도가 없기 때문이다. 올해는 소비자 보호의 법과 제도 정비에 집중하려 한다. 또한 소액 다수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소비자 보호를 위해 집단 소송법 제정에 힘을 쏟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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