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동 시인·칼럼니스트

▲ 김훈동 시인·칼럼니스트

"농업인에게 희망이
있어야 한다.
새해에는 더 잘 될 것이라는
희망이 보이면
농업인의 신바람도,
농업의 가치도
더욱 높아질 것이다. "

정유년, 닭띠 해가 밝았다. 2017년은 새벽을 여는 수탉의 힘찬 함성처럼 농촌에 ‘희망의 여명’이 밝아오길 기대한다. 저마다 굳은 결심이 떠오르는 새해다. 다시 시작하자. 시작이란 낱말에는 무한한 희망이 담겨 있기에 그렇다.  

김영란법이라고 불리는 부정청탁금지법으로 인해 농축산업 농가가 깊은 바닥에 가라앉는 느낌을 갖게 한 일도 털고 일어나자. 농업인이 자신감을 잃고 맥이 빠지는 지경에 이르기도 했지만 새해에는 다시 불끈 일어나자. 대지에는 거름이 필요하다. 그래야 거친 땅이 기름진 땅으로 바뀐다. 대지는 희망의 아이콘(ICON)이다. 농촌에 홀로 남아 외롭더라도 땅에 거름을 주며 사람을 키우는 지도자가 있어야 희망이 있다. 그 희망지킴이가 바로 농촌여성지도자들이다.

희망은 행동으로 모든 것이 잘돼갈 때 드러나는 외적 지표 같은 것이 아니다. 오히려 모든 것이 잘되지 않을 때 느낄 수 있는 것이 희망이다. 희망은 마음의 상태다. 우리가 자각하든 자각하지 못하든 희망은 우리의 의지에 달렸다. 희망은 미래예측이라기보다 실존적 현상이다. 올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전혀 감히 오지 않을 때라도 주저앉지 말고 희망의 불을 지펴야 한다. 안에서 솟아오르는 흥이 사라지지 않게 희망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지금 전 세계는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 걱정이다. 우리경제상황 역시 탄핵정국에 파묻혀 어수선하고 시계(視界)제로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흔히 인공지능의 시대로 일컬어지는 4차 산업혁명이 경제 전반에 빠르고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 망설이다가 ‘이럴 줄 알았다’는 장탄식이 안 나오도록 우리 농업계도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농식품의 흐름을 잘 읽어야 우리 농업의 살 길이 보이듯 말이다. “인류는 지금까지 모든 인류역사보다 앞으로 다가오는 20년간 더 많은 변화를 보게 된다.”는 구글이 선정한 세계최고의 미래학자인 토머스 프레이의 말을 되새겨봐야 한다.

공자는 “먼 앞일을 깊이 헤아리지 못하면 가까이에 근심이 생긴다.”라고 했다. 지뢰밭 같은 세계경제의 위기가 언제 어디서 폭발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올 한해도 농업·농촌·농업인이 어려울 것은 불문가지다. 그렇다고 연초부터 겁먹고 손을 놓을 수만은 없다. 많은 농촌여성들이 기꺼이 참여할 수 있는 공동의 이상과 꿈을 설정해야 한다. 그런 다음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계획을 세우고, 꾸준하게 거기에 땀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농촌경제가 아플 때일수록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중요하다. 농업인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보는 것이 지혜고 정답이다.

농업인에게 희망이 있어야 한다. 새해에는 더 잘 될 것이라는 희망이 보이면 농업인의 신바람도, 농업의 가치도 더욱 높아질 것이다. 농정당국이나 정치권도 생명산업으로서의 우리 농업을 살리는 지속 가능한 정책을 내 놓아야 한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농업인을 위한 농어촌상생기금 조성에 필요한 법안마저 무산시킨 국회다. 한·중 FTA를 비준할 때 정부와 국회가 합의한 법률이 아닌가. 기업들이 매년 1000억씩 10년에 걸쳐 1조원의 기금을 조성해 농어촌복지사업에 사용할 기금조성이 반드시 관철돼야 한다. 정책은 진정성이 담겨져야 농업인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다. 아무리 농산물시장 개방 확대에 따라 심각한 피해가 예상되지만 반드시 길은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해야 한다. 농업인들이 새로운 시작과 함께 새로운 기대를 갖고 활력이 넘치는 농촌·농업을 일구는 정유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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