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탐방 - 강원도 양양 송림조산한과

어릴 적 즐겨먹던 한과의 맛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송림조산한과’. 한과를 만드는 모든 식재료는 부녀회원들의 텃밭과 손에서 탄생한다. 특히 한과를 미리 만들어놓지 않고 주문생산으로 그때그때 만들어 신선하고 맛좋은 명품한과의 맛을 느껴볼 수 있다. 3년 전부터 한과를 통해 도시민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송림조산한과’ 회원들을 만나봤다.

▲ 직접 만든 한과를 선보이고 있는 (사진 왼쪽부터) 유명자‧정부자‧최선녀 회원.

조청부터 쌀튀밥까지
직접 재배한 식재료로 한과 만들어

명품 한과, 손끝에서 제작
과거, 수확이 끝난 겨울철 강원도 양양 조산리 부녀회원들의 하루일과는 마을회관에 모여 수다를 떠는 것이 끝이었다. 이에 마을을 이끄는 정부자 부녀회장은 조금 더 생산적인 일을 통해 회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현재 6년째 한과를 제작하고 있다.

한과를 처음 만들었을 때는 단순한 소일거리이자 회원들의 간식거리를 만든 것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3년, 조산리가 농촌건강장수마을로 선정되면서 본격적인 한과제작에 들어갔다. 알음알음 판매하고 선물하던 한과를 전국적으로 배송하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는 30여 명이 넘는 회원들이 함께 한과를 만들었지만 농업기술센터의 지원을 받아 소득사업이 되면서 회사를 다니는 회원들이 자리를 비워 인원은 절반가량으로 줄었단다. 하지만 송림조산한과는 체계화된 시스템으로 더 질 좋은 한과를 제작 중이다.

이에 유명자 회원은 “어릴 적 어른들 어깨 넘어 배운 한과를 직접 만들기 시작했어요. 사실 첫해는 만들고 주변에 나눠주는 것에 그쳤죠. 그런데 조산리가 농촌건강장수마을로 선정되면서 수익사업으로 한과를 발전시켰어요”라고 말했다.

양양군농업기술센터의 도움을 받아 본격적으로 한과제작에 나선 회원들은 처음이라 힘들고 어색했을 지라도 직접 만든 한과를 판매하며 농업과는 다른 수확의 기쁨을 맛봤다고 한다.

▲ 송림조산한과의 한과는 기계가 아닌 손으로 만들어 다양한 모양을 하고 있지만 맛은 일품이다.

찹쌀부터 엿기름까지 ‘자급자족’
송림조산한과는 명품한과를 만들기 위해 모든 식재료는 회원들이 직접 재배한 것을 사용한다. 한과에 들어가는 찹쌀과 보리, 엿기름까지 자급자족해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무공해 한과 맛이 송림조산한과의 가장 큰 특징이다. 특히, 조청까지 손수 만들어 기계를 통해 판매되는 공장식 한과보다 더 많은 정성을 맛볼 수 있다.

또한 회원들은 한과의 모양까지 손으로 만들어 정형화된 한과가 아닌 가지각색의 모양으로 어릴 적 맛보았던 추억의 맛까지 덤으로 전하고 있다.

3년 전, 본격적으로 한과사업을 시작했지만 어깨 넘어 배운 것이 끝이었기에 전문적인 강사의 도움이 필요했다. 때마침 농업기술센터 엄유리 계장이 강사를 불러줬다고 말하며 정 회장은 엄 계장을 향한 감사의 마음도 내비쳤다.

“엄유리 계장님 덕분에 한과의 맛이 더 좋아진 것 같아요. 전문적인 강사님을 불러줘서 한과의 유래 대해서도 배웠어요. 이제는 소품 포장까지 신경써주고 있어 맛과 상품성까지 갖춰졌죠.”

모양은 비뚤고 크기도 제각각이지만 두껍고 큰 한과를 통해 엄마의 마음을 전하고 있는 송림조산한과. 이에 최선녀 회원은 앞으로 차별화된 한과를 만들어 손님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싶다고 말했다.

“농촌에서 이 나이 먹고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몰라요. 현재 마을 부녀회원들 대부분이 60~70대 사이인데 한과 사업이 아니었다면 매일 모여 수다 떠는 것에 그쳤을 거예요.”

배추농사부터 감자, 콩, 옥수수, 절임배추 등 각자의 위치에서 농업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조산리 회원들이 앞으로도 한과를 만들며 도시민들에게 바른 먹거리를 선물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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