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택윤 농촌진흥청 유전자공학과

인류가 직면한
가난·기아 해결 위해
지속농업이 필요조건

인류의 미래는
지속농업을 위한
과학기술혁신에 달려있다

▲ 권택윤 농촌진흥청 유전자공학과

유엔은 지난해 세계 개발을 위한 ‘어젠다 2030’을 채택했다. ‘어젠다 2030’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모든 회원국에서 인간의 삶, 경제성장 그리고 지구환경을 고려한 통합형 지속성장의 실현을 지향하고 있다. ‘어느 한사람도 지속개발 목표 뒤에 남겨두지 않는다’는 슬로건 아래, 17개의 지속개발목표를 정하고 있다. 이들 지속개발목표는 사람의 삶 개선, 지속적인 경제 성장, 그리고 지구의 환경 보존 등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사람의 삶의 개선을 위해서는 식량 부족과 가난의 해결, 적합한 교육기회 제공, 건강한 삶, 양성평등 달성 목표를 정하고 있다. 세계 경제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에너지 확보, 책임 있는 생산과 소비 등 균형 있는 경제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지구 환경 보존을 위해서는 기후변화 대응, 생물다양성보존, 물 부족 해결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재미난 사실은 지속농업이 ‘어젠다 2030’의 여러 목표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는 것이다. 지속개발 첫째 목표인 가난의 종식과 둘째 목표인 기아해결, 식량안보 확보를 위해서는 농업·농촌의 지속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구상 72억 인구 중 46%가 농촌지역에 살고 있다. 세계적으로 보면 가난은 도시나 산업화된 지역보다 농촌지역이 더 심각하다. 2050년에는 인구가 증가해 90억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도 8억 명이 기아상태인데, 거기다 인구가 늘어나면 식량부족 해결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인류가 직면한 가난과 기아 해결을 위해서는 지속농업이 필요조건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덟 번째 목표인 지구의 지속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농업을 개발해야 한다. 지구상 경제활동인구 34억 중 38%가 농촌에 기반을 둔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아직도 전 세계 전체 인구의 대략 절반이 하루 2달러 미만의 수입으로 생활하고 있는 상황이다. 농촌에 거주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농업은 생존을 위한 소득원이 될 수밖에 없다. 열두 번째 목표는 인류의 책임 있는 생산과 소비다. 최근 농업으로 생산한 식량 중 약 1조 달러 가치의 13억 톤이 식탁에 오르기도 전에 버려지고 있다고 한다. 참으로 책임 있는 생산과 소비가 식량분야에도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다.

인구 증가와 더불어 자연 자원과 에너지 고갈에 대비한 현명한 소비방안도 강구돼야 한다. 열다섯 번째 목표인 토양·생물다양성의 보존은 농업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인류가 농업생산에 사용하는 약 15억㏊ 대지 중 약 52%는 피폐해지고 있다고 한다. 국제자연보존협회에 따르면 농업 생물다양성의 75%가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농업 생물다양성 보존은 미래 인류 식량의 지속적인 확보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다른 16개 목표 달성을 위해 마지막 목표로 파트너십과 능력 형성을 두고 있다. 특히, 유엔개발목표 달성을 위해 과학기술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기에 인류의 미래는 지속농업을 위한 과학기술혁신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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