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농촌 여성노인들이여~ 인생의 봄날을 누리자박옥임 순천대학교 사회복지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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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25  09: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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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농촌사회 공동체를
지탱해 온 주인공은 여성노인.
농촌 여성노인이 보유한
개인능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농촌을 살리는 중요한 관건이다.
새로운 역할수행으로
활기찬 삶을 누려
인생의 봄날 같은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생활을 보장해드릴 의무가
우리 모두에게 있다."

   
▲ 박옥임 순천대학교 사회복지학부 명예교수

인간의 기대 수명이 100세인 오늘날, 인생을 봄·여름·가을·겨울에 비유하면 노인은 가을 중반부터 시작된다고 하겠다. 아름다운 봄날은 가고 낙엽 지는 늦가을과 삭막한 추운 겨울만 남아 있다. 그래서 노인의 삶을 일컬어 빈곤·질병·무위·고독의 상실세대라 한다.
농촌의 여성노인들에게 흔히 쓰는 덕담 중 ‘9988234’가 있다. ‘99세까지 팔팔(88)하게 살다가 2~3일 앓다가 죽는다(4)’는 뜻이다. 그런데 요즈음은 그렇게 하지 않고 ‘99세까지 88하게 20~30대처럼 살자’고 한다.

맞는 말이다. 누구든지 살아있는 동안 즐겁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을 소망한다. 어떻게 하면 이 분들이 인생의 아름다운 봄날을 누리게 할 수 있을 것인가? 젊었을 때는 이름도 존재도 없이 그냥 가족들 뒷바라지에 살림하기에 바빠서 나를 찾는 겨를도 없었다. 그야말로 한 개인으로 부지런히 앞만 보고 달려왔다. 사회에 당당하게 나서지도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바깥세상으로 나가 사회적인 존재로서 삶의 활력소를 찾아야 한다. 이는 더 이상 수동적이 아닌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사회활동을 수행할 때 가능하게 된다. 모든 문제는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접근을 통해 풀리게 된다. 농촌의 여성노인문제도 결코 예외적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인가. 먼저 지역사회 공동체의 주인공으로서의 역할이다. KBS TV프로 ‘한국인의 밥상’에서 농촌 여성노인들이 훌륭한 밥상을 거침없이 자랑스럽게 내놓는 것을 보노라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것을 보면서 농촌 독거노인의 ‘나홀로 취사’가 경로당이나 마을회관 중심으로 공동으로 이뤄진다면 식품사막화(Food Dessert)를 겪고 있는 농촌 여성노인들의 영양실조나 질병예방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건강이나 치료에 지불되는 사회적인 비용에 비하면 국가의 재정부담 경감에도 기여할 것이다. 더구나 사라져가는 전통음식의 보존과 전수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노인복지의 한 축인 ‘노-노 케어’의 유용한 복지자원으로서의 역할 또한 기대된다.

다음으로는 적극적인 일자리 참여를 통한 소득활동이다. 농촌 여성노인에게 가장 취약한 점은 바로 경제력이다. 그동안 집안에만 한정된 활동 때문에 경제활동인 일자리를 가져 본 적이 거의 없었다. 돈이 없으니 하고 싶은 욕구도 자제하고 존엄한 인간으로서 누려야할 권리조차도 뒷전이었다. 그들은 비록 지식은 짧지만 그동안 축적된 경험으로 어떤 일이든지 해낼 수 있다. 현재 지자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복지기관인 시니어클럽의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하는 농촌 여성노인들은 “돈도 벌고 친구들도 만나고 할 일이 있으니 정말 재미있고 신난다.”며 이구동성으로 말씀하신다. 왜 그렇게 신나는지를 물었더니 “내 자신이 아주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이라고 하신다.

이처럼 지역공동체 활동과 일자리 참여는 개별적인 것이 아니고 집단적 생산 활동이므로 노인들이 겪고 있는 무위나 외로움을 해소하는데도 최상의 역할이다. 현재 우리나라 농촌사회 공동체를 지탱해 온 주인공은 지역을 떠나지 않고 평생 동안 살아오신 여성노인이다. 지금까지 사회적 자원으로 낮은 평가를 받아 왔던 농촌 여성노인이 보유한 개인적인 능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앞으로 우리나라 농촌을 살리는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다. 새로운 역할수행으로 활기찬 삶을 누려 인생의 봄날 같은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생활을 보장해 드릴 의무가 우리 모두에게 있다. 이것이야말로 한국사회가 지향하는 복지의 기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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