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갓 잡은 명태인 생태로 끓인 생태탕의 국물과 스물스물 씹히는 생태살의 맛은 다른 어떤 생선과는 견줄 수 없는 별미다. 명태를 겨울 엄동에 말린 북어로 끓인 황태탕은 술 뒤풀이 해장탕으로도 으뜸으로 꼽힌다.

명태는 몸 전체를 먹는다. 알로 만든 명란젓은 귀빈의 밥상에 올라 귀한 대접을 받는다. 창자는 창란젓, 아가미는 아가미젓, 머리는 육수를 내는데 긴요하게 쓰인다. 이런 국민적인 사랑을 받아온 명태는 1940년대만 해도 연간 어획 25만 톤으로 동해안에서 잡히는 어종의 30%를 차지해 국민생선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하지만 수온상승과 남획으로 70년대에는 7만 톤, 2000년대엔 100톤이던 것이 2007년 이후에는 1~2톤에 불과, 씨가 마르고 말았다. 이에 우리는 러시아수역의 어획 쿼터를 받고 원양어선이 나가 2~4만 톤만을 잡아 들여오는 딱한 처지가 되고 말았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2014년 50만 원의 현상금을 걸고 국산 명태 되살리기 프로젝트를 펼쳤다. 마침내 지난해 자연산 어미 한 마리로부터 53만개의 수정란을 확보하고, 2년여 연구 끝에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인공 2세대 수정에 성공했다. 양식으로 태어난 명태가 산란에 도달하는 2018년 이후 2020년에는 양식명태가 우리 밥상에 오를 것이라고 한다. 명태가 다량 보급되면 대형수조인 아쿠아리움에서 명태가 유유히 헤엄치고 그 한 켠에서 맛난 명태음식을 즐길 명소로 만들어 내면 어떨까?

명태음식을 먹으며 양명문 시인이 작사한 ‘어떤 외롭고 가난한 시인이 밤늦게 시를 쓰다가 쐬주를 마실 때 그의 안주가 되어도 좋다…  짜악 짝 찢어지어 낸 몸은 없어질지라도…’라는 가곡 ‘명태’를 들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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