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왕검이 아사달을 도읍지로 정하고 나라 이름을 조선(고조선)이라 했다. 아사달은 ‘아침의 땅’이란 의미다. 1885년 미국의 작가 로웰(Lowell)은 ‘고요한 아침의 나라 조선’이란 제목의 책을 내 놓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한국은 더 이상 ‘조용한 아침의 나라’가 아니다. 아침에 눈만 뜨면 온 세상이 뒤집힐 것 같은 불안한 뉴스로 가득차고 있다. 위정자의 권력다툼으로 정치, 경제, 안보 어디 할 것 없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현 시국과 위정자의 모습을 보면서 이스라엘의 국부, 초대 총리인 다비드 벤구리온이 생각난다.

77세에 총리직에서 물러난 그는 예루살렘의 안락한 삶을 마다하고 네게브 사막의 스데 보케르(Sde Boker)마을에 정착했다. 스데 보케르 마을은 바로 ‘아침의 땅’이란 뜻이 담겨 있다. 그는 낮엔 농사일을 하고, 밤엔 글을 썼다. 그는 사막을 희망과 기회의 땅으로 만들었다.
‘총리는 한 사람만 할 수 있지만 사막에 꽃을 피우는 일은 수만 명이 할 수 있지’라고 사막에 사는 기쁨을 말했다. 87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날 때 4평짜리 침실에 간이침대 등 허름한 가재도구 몇 개뿐이었다.

벤구리온의 사례는 이스라엘 국민의 마음을 움직였다. ‘약속의 땅은 거친 땅에 땀을 뿌려 일구는 것’이란 비전에 공감한 많은 청년들이 사막으로 몰려들었다. 지금 네게브 사막에는 그의 이름을 딴 벤구리온 대학이 설립되고 연구개발의 중심이 됐다. 국민의 이름을 팔아 정권을 쟁취하려는 아비규환의 오늘의 정치현장을 보면서 지금 국민이 원하는 진정한 지도자는 벤구리온과 같이 사막을 약속의 땅으로 만드는 진정한 지도자임을 새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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