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다이어트 천태만상의 빛과 그림자

고른 영양섭취와 적절한 운동이 정답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로 쌀농가 시름 가중

날씬하고 쭉 뻗은 몸매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사람과의 관계에서 좋은 인상을 준다.
‘2012 서울시지역사회건강조사’에 의하면 ‘자신이 비만이다’라고 생각하는 비만인지율이 39.9%로 나타났다. 비만의 여부와 상관없이 높은 비만인지율은 다이어트를 원하는 이도 많다는 방증이다.

이로 인해 ‘다이어트에 좋다’는 음식 또는 ‘◯◯◯ 다이어트’ 등이 유행처럼 퍼졌다가 사라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최근에는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가 급속히 번지면서 다이어트의 적으로 여겨졌던 지방이 탄수화물에게 자리를 내주고 슬그머니 다이어트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고지방 다이어트란?
최근 방송에서는 탄수화물과 지방섭취에 관한 다양한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중 단연 눈길을 끄는 대목이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다.

우리가 여태껏 알고 있던 다이어트 방법에서 한참 벗어난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탄수화물을 다이어트의 적으로 치부하고 돼지고기나 버터, 치즈를 섭취해 살을 빼는 것이다. 때문에 현재 대형 마트와 편의점 등에서는 삼겹살과 버터 품귀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탄수화물을 완전히 끊고 지방만으로 식단을 짜는 다이어트의 한 방법이다. 탄수화물은 0~10% 정도만 섭취하고 단백질은 10~30%, 지방 60~90%로 식단을 조정하는 것이다.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되면 ‘렙틴’이라는 호르몬이 뇌로 전달 돼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도 가져온다. 하지만 무분별한 ‘고지방 다이어트’를 오랫동안 지속할 경우 오히려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의사들은 입을 모은다.

신체의 부작용
우선 탄수화물을 소량으로 먹거나 아예 먹지 않을 경우, 기분을 조절하는 ‘세로토닌’을 촉진하기 때문에 기분을 우울하게 만들 수 있다.
또한 수험생이나 회사원 등, 머리를 써야 하는 사람이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면 일의 능률이 떨어지며, 지방 분해 시 나오는 ‘케톤체’가 혈중 케톤 농도를 높여 두통이나 피로감을 불러일으킨다.

▲ 동국대 가정의학과 오상우 박사.

이에 대해 건강한 다이어트에 관한 여러 강연과 ‘12주 체지방 다이어트’등의 저자인 동국대학교 가정의학과 오상우 박사는 “최근 미디어를 통해 나오는 1일1식, 원푸드 다이어트,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며, 건강에 대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이라며 입을 열었다.

흰쌀과 밀가루 같은 정제된 음식은 섭취 시 순간적으로 혈당을 높이고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하는 것은 사실이나 이를 잡곡이나 통밀과 같은 형태로 섭취하는 것은 오히려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오 박사는 말한다.
또한 오 박사는 “탄수화물은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될 영양소로 뇌나 심장 등의 장기들은 탄수화물이 만들어낸 포도당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적정량의 탄수화물은 반드시 섭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탄수화물의 섭취가 줄어들면 근육소실이 일어나고 피부와 모발에도 악영향을 끼쳐 탈모가 일어날 수 있다.  

천태만상 ‘다이어트법’…오히려 혼란

왜곡된 밥상문화, 반드시 바로 잡아야

애먼 ‘쌀’에 곱지 않은 화살
현재 탄수화물이 다이어트의 실패 요인으로 자리하면서 빵과 국수는 물론 쌀을 찾는 이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올해 벼농사 또한 사실상 대풍년이다. 하지만 풍년이 들어도 농업인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등 탄수화물을 공격(?)하는 매체가 늘어나면서 쌀 소비가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전라도에 사는 농업인 정 모씨는 “50년 넘게 삼시세끼 밥만 잘 챙겨 먹었는데도 비만이 된 적이 없다”며 “그런데 탄수화물을 다이어트를 방해하는 요인이라 말해 쌀 소비에 영향을 끼쳐 안타까울 뿐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처럼 신체의 부작용만큼이나 농업인들의 피해도 만만치 않다. 이에 대해 김광섭 한국쌀전업농연합회장은 “약 10년 전과 비교해 봤을 때, 쌀 생산량과 쌀 소비가 계속해서 줄어들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며 “언론이나 연구기관의 편향되고 왜곡된 보도가 쌀 소비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고 한탄했다.
이어 김 회장은 “특히 오랜 기간 우리 민족의 주식으로 자리한 쌀을 비만의 주범인양 몰아가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또한 그는 “오히려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선진국에서는 쌀밥이 포함된 우리의 한식밥상을 건강식으로 부러워해 탄수화물로 식습관을 변화하려 시도하고 있다”며 “‘밥상문화’가 왜곡되는 모습은 우리 쌀 생산 농민과 국민 건강을 위해서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의 주식인 쌀에는 필수에너지원과 복합탄수화물이 포함돼 있다. 특히 복합탄수화물은 일반 탄수화물과 달리 섬유질이 풍부하고 포만감이 높아 오히려 비만예방에 효과적이다.

오상우 박사 또한 “한 쪽으로 쏠린 음식을 먹고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아니라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며 적절한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다이어트이자 불변의 진리”라고 말했다.
다이어트를 해 본 사람들과 다이어트에 관심이 없는 사람조차 모두 인지하고 있다. 요요가 없는 건강한 다이어트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며 적절한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을.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대부분의 국민들이 검증되지 않는 방법에 휘둘리지 말고 각자 자신에게 맞는 건강한 다이어트 방법을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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