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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농업인의 목멘소리 외면할 것인가…김훈동 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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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0.28  10:5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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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은 국가 존립의 기초
튼실한 농업의 뒷받침 없이는
진정한 선진국 대열에
들어갈 수 없다…

농업인의 목소리 하나하나에
귀를 열고 답을 내놓아야…
그래야 오늘은 고달프고 힘들어도
내일은 어려움이 풀린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기 때문…"

   
▲ 김훈동 시인·칼럼니스트

들판에 일던 황금물결마저 여느 때와 달리 쓸쓸하게 보입니다. 넘쳐나는 쌀 때문만이 아닙니다. ‘고품질’ 농축산물만이 FTA의 굴레를 벗어나 살길이라는 농정시책에 따른 농업인의 아픔과 한숨이 있기에 그렇습니다. 농업인의 주소득원인 쌀은 남아돌아 가격은 곤두박질하여 대책은 난분분(亂紛紛)합니다. 정부는 쌀 25만 톤 시장격리 잠정결정 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습니다. 이러한 농촌실정에 소위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청탁금지법에 축산농가, 인삼농가, 화훼농가는 벼랑 끝에 서 있다는 것은 농업인뿐만 아니라 소비자인 국민 대다수가 알고 있는 엄연한 사실이자 농촌의 실상(實狀)입니다.

9월28일부터 시행된 김영란법이 한 달을 넘깁니다. 정부나 정치권은 당장 피해가 극심한 농업인을 달래기 위해서인지 이구동성으로 곧 어찌할 듯 목소리를 높이더니 국내 정치소용돌이 탓인지 잠잠해졌습니다. 풍년들어도 웃지 못하는 농심(農心), 언제까지 농업인의 목멘 소리를 외면할 것입니까. 물론 청탁금지법이 우리 사회의 필요한 법이라는 것을 농업인이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제 현실이고 피해갈 수 없다는 문제가 된 것도 압니다.

하지만 법은 왜 만드는 것인가요. 한우를 사용하는 식당은 매출이 3분의 2가 감소하고 그나마 외국산 식재료로 대체되고 있어 고스란히 축산 한우농가에 그 찬 기운이 역풍(逆風)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한 끼 상한선이 3만 원인데, 이 가격으로 한우는 먹을 수가 없죠.” 한정식인 경우는 손도 많이 가고 뒤따르는 밑받침 등 부재료가 만만치 않아 더더욱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화훼시장은 더 극심합니다. 장례식장이나 영전이나 개업 등 축하의 자리에 보내는 화환도 법 시행 후 반토막이 아니라 가뭄에 콩 나듯이 됐다는 소리입니다. 홍삼시장도 매출이 확  줄고 소비절벽에 울상들입니다. 이처럼 유통가의 찬바람은 곧바로 생산자인 농업인의 판로를 틀어막는 아픈 강한 바람입니다.

농업·농촌·농업인이 살길은 6차 산업이라는 한국농업의 길을 열어가는 시책에 찬물을 끼얹듯 해서 마음이 안타깝습니다.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도 현실로 나타난 농업인의 실상에 대책을 속 시원하게 제시해야 합니다. 5천만 국민 대다수는 3대를 올라가면 농업인의 자손이 아닌 사람이 별로 없을 듯합니다. 하얀 밥을 배불리 먹고 싶은 시대, 보릿고개를 걱정하던 시대를 넘어온 우리들이기 때문입니다. 소비자인 국민은 농촌·농업인을 응원해 줘야할 이유입니다. 쌀농사와 농업인을 비하하는 소리는 농업인의 생기를 죽이는 일입니다.

“농촌은 세금을 퍼붓는 밑 빠진 독”이라거나 “직불금만 믿고 쌀농사를 포기하지 않는 준공무원”이라는 등등의 말입니다. 아무리 알파고(Alpago)의 시대고 첨단의 시대라도 먹지 않고는 살 수 없다는 것은 불변(不變)의 진리입니다. 농업의 가치와 중요성은 세계 석학들이 주장하고 있듯이 농업을 경제논리, 상업적 논리로 접근하는 정책은 문제임을 말입니다. 기후변화로 세계 곡물파동이 빈발하고 있는 지구촌입니다. 곡물자급률 세계 최하위 수준인 우리가 강 건너 불 보듯 농업·농업인을 폄훼해서는 안 됩니다.

농업은 국가 존립의 기초입니다. 튼실한 농업의 뒷받침 없이는 진정한 선진국 대열에 들어갈 수 없다고 세계의 역사는 증언하고 있지 않습니까. 농업인이 더 이상 체념 의식 속에 농업을 영위하게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특히 귀농하는 젊은이들의 꿈과 인생의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농촌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농업인의 목소리, 하나하나에도 귀를 열고 답을 내놓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오늘은 고달프고 힘들더라도 내일은 그 어려움이 풀린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큰 희망이 큰 농업인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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