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농업기술원 기술이전 - 두텁떡과 삼색주악

두텁떡·삼색주악, 농업기술원 개발로 재탄생
경기미 사용한 궁중떡…시식평가서 ‘인기’

▲ 경기도농업기술원의 기술이전을 받아 떡을 만드는 ‘웅조네 방앗간’ 전웅조 대표(사진 왼쪽)와 이용선 주무관.

보기도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처럼 앙증맞은 모양과 고풍스런 자태를 뽐내며 맛과 모양,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재미있는 이야기까지 두루 갖춘 떡이 눈길을 끈다.
이 떡은 두텁떡과 삼색주악으로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했으며, 올해 220주년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맞이해 최근 민간에 공개됐다. 정조대왕의 효심이 고스란히 담긴 두텁떡과 삼색주악의 만들어진 과정을 경기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농식품개발팀 이용선 식품기술사를 만나 자세히 들어봤다.

정조대왕의 효심이 가득 담긴 궁중떡 2종이 2년여의 고증 과정을 거친 끝에 상품화 돼 누리꾼의 식탁을 찾고 있다.

이용선 주무관은 왜 많은 떡 중에 하필 두텁떡과 삼색주악을 선택했을까. 이에 대해 이 주무관은 “스토리가 담긴 떡을 만들기 위해 많은 고민을 거쳤다. 이야기가 담긴 떡을 먹으면 맛은 물론, 재미까지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그 중 가장 관심이 가던 이야기가 정조대왕이다. 하지만 정조대왕이 좋아하는 떡을 알기 어려워 떡을 선정하는데 힘든 점이 많았다”며 “때문에 직접 역사학과 교수님을 찾아뵙는 것은 물론, 도서관을 집 드나들 듯 다녔다”고 말했다.

결국 노력 끝에 정조대왕의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의 환갑이 되던 1795년 8일 간 능행차를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에서 두텁떡과 삼색주악의 기록을 찾아냈고, 떡에 스토리를 입히기 위해 많은 고심을 했다고 한다.

스토리를 입히는 것뿐만 아니라 숟가락으로 고물을 얹어 일일이 신경 써서 만들어야 하는 두텁떡 요리법에도 불편함을 느낀 이 주무관은 두텁떡을 대량생산하기 위해 먹기 편한 형태로 표준화 했으며, 간장대신 황설탕을 사용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떡을 만들었다.

두텁떡을 만들면서 중년층의 입맛에만 초점을 맞춘 것 같아 청년층을 노리기 위한 삼색주악도 기술이전 떡으로 선정했다. 조약돌처럼 앙증맞은 삼색주악은 혜경궁 홍씨의 가락지 모양을 본뜬 떡으로 대중적 이미지를 부여했다.

또한 청년층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삼색주악에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처음에는 건강에 좋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도라지를 넣어 떡을 만들었지만 생각보다 맛이 그리 좋지 않았다고. 이런 시행착오 끝에 농업기술원은 당귀와 계피, 생강 등 다양한 첨가물을 넣어 예쁜 색감과 맛을 동시에 잡았으며, 끈적임을 방지하기 위해 과일의 껍질 등 세포막 사이에 있는 물질로 적정량의 산과 당이 첨가되면 겔화 되는 성질을 갖고 있는 펙틴을 첨가해 집청액을 개선했다.

떡 개발이 끝난 후, 이 주무관은 스토리가 담긴 떡을 의욕을 갖고 만들 수 있는 업체를 만나기 위해 발품을 팔았다고 한다. 직접 업체에 찾아갔고, 시작하는 단계의 업체라도 ‘하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기술이전 업체로 선정했다.

이에 만난 것이 사회적 기업인 ‘효나리떡협동조합’과 ‘웅조네방앗간’, ‘단오’ 등 3개 업체이다.이에 이 주무관은 “수원을 대표하는 떡이 없어 안타까움이 많았다”며 “제주도만 가면 관광객들이 오메기떡을 관광상품으로 사오는 것처럼 앞으로 기술이전을 받은 다양한 업체를 통해 두텁떡과 삼색주악이 수원을 대표하는 전통떡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중 기술이전을 받은 ‘웅조네 방앗간’ 전웅조 대표를 만나봤다.

▲ 경기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두텁떡과 삼색주악.

34년 넘게 떡을 만들어온 부모님 밑에서 자란 전웅조 대표는 누구보다 자연스럽게 떡을 접하게 됐다. 때문에 떡의 매력에 쉽게 빠졌고, 떡을 만들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떡에 현대적 감각을 더해 퓨전의 조화를 추구하고 있다.

아직 떡집을 연지 1년여 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전 대표의 떡을 찾는 이들이 많다. 전 대표는 경기도농업기술원의 기술이전을 통해 한 단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전 대표는 “맛있는 떡에 이야기가 가미된다면 더 재미있는 요리가 될 것 같아 기술이전을 받게 됐다”며 “사명감을 갖고 소비자들에게 전통떡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웅조 대표는 얼마 전 품평회를 열어 소비자들에게 두텁떡과 삼색주악을 제공했는데 반응이 좋았다며, 떡 상품화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또한 기술이전을 받은 ‘웅조네방앗간’을 비롯해 3개 업체는 정조대왕 애민사상과 경기도 따복정신(따뜻하고 복된 정신)을 실천하는 의미에서 판매액 1%를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한다.

이에 전 대표는 “우리나라 전통떡을 알리는 것을 넘어 혼자서 하기 힘든 기부까지 함께할 수 있어 무척 행복하다”며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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