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채소과 김옥례 연구사

▲ 농촌진흥청 채소과 김옥례 연구사

창가 어디가 허전하면
분화용 토마토의 깜찍함
즐겨보시는 건 어떨까?

필자가 좋아하는 프랑스의 소설가 베르나르베르베르는 인류는 소형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한다는 가정으로 ‘제3인류’를 집필했다. 그것이 불리한 환경에 더 잘 적응해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식물이 작아지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웃자란 식물체보다 오히려 작고 땅딸한 식물체가 더 튼튼한 법.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도 있지 않은가? 물론 작은 것이 무조건 강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생존이라는 측면에서는 큰 생명체보다 아주 미세한 미생물들이 더 위대할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작아진 식물체는 생존에 더 유리하리라는 가능성 외에도, 특히나 그것이 큰 식물체로 알고 있는 종이라면 더더욱 우리에게 소형화의 신선함을 자아내고 눈을 호강시키는 관상적 가치는 배가 되지 않을까?

음식으로서의 토마토는 우리의 입과 건강을 충분히 풍요롭게 한다. 그런 토마토를 꽃고추처럼 꽃토마토라는 분화용 토마토로 관상할 수도 있다. 보통 토마토 식물이 2m 이상 재배되지만 이 관상용 토마토는 20~30cm 정도로 아담하다. 그렇다고 과실이 작은 것도 아니다. 과실의 크기는 일반토마토와 별반 다름없거나 심지어 더 크기도 하다.  

이러한 관상용 토마토는 앉은뱅이방울토마토, 미니방울토마토 등의 이름으로 토마토재배키트(배양토+씨앗+배양용기) 또는 유묘 상태로 판매되고 있다. 재배키트는 배양용기(화분의 역할을 하는 비닐 또는 종이팩)에 배양토를 넣고 종자를 올린 후 물을 뿌려주고 배양토를 살짝 덮어 따뜻한 실내에 두면 일단 토마토 키우기가 시작된다. 집안이나 사무실에서도 쉽게 토마토를 재배할 수 있도록 개발된 상품이다.

또 종자의 형태로 구입할 수도 있는데, 농민 재배용 일반토마토가 대개 1봉투에 1,000립이 들어 있는 반면, 도시농부용 토마토나 관상용 토마토는 소포장된 1봉투에 20~100립 정도가 들어있어 가정 내에서 소규모로 재배하기 적당하다.

1999년 빨간색과 노란색의 원형 방울토마토 품종이 꽃토마토로 수입·판매가 시작하면서 10여종의 분화용 토마토가 보급됐다. 이중엔 국산 품종인 ‘보고파’와 ‘보고파노랑’이 국립종자원에 식물신품종보호권이 등록됐고,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톰하트’와 ‘톰리틀’ 두 품종이 품종보호로 출원돼 현재 심사 중에 있다. ‘보고파’와 ‘보고파노랑’은 기존의 원형방울토마토와 차별화를 둔 달걀형의 과실로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톰하트’는 오렌지색의 타원형 과실로 다채로운 색상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따뜻하고 빛이 잘 드는 실내에서 잘 자란 토마토는 파종 후 두세 달이면 작은 화분을 앙증맞고 예쁜 과실들로 알알이 채우고 빨갛게 혹은 노랗게 익은 과실은 눈과 입을 통해 일상에 지친 심신을 달래준다. 물론 식용토마토와 비교하면 토마토 맛에서는 살짝 아쉬움이 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눈과 입을 만족시킬 수 있는 맛있는 분화용 토마토 개발을 위해 당도가 향상된 품종을 육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창가 어디가 허전하다고 느낀다면 분화용 토마토의 깜찍함을 즐겨보시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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