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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씨’ 덕분에 양조사업 부활 ‘불씨’■ 농촌여성신문-농촌진흥청 공동기획 발효식품 신기술, 현장에서 꽃피운다
송재선 기자  |  jsssong6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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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9.09  15: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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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미지인’ 정재철 연구소장.

⑬ 막걸리 간편재료세트 제조 - 농업회사법인 (주)수미지인

농진청의 간편양조재료세트 기술 이전 받아
판로확대 힘든 양조세트 활용해 간편식 개발
물만 부어 만드는 요거트 제품, 바이어 관심 폭발

전남 장흥군 용산면 인암리에 위치한 농업회사법인 (주)수미지인. 대도시 대학교 인근에서 라이브카페를 운영하며 부모의 양조기술을 전수받아 과일막걸리를 직접 빚어 팔던 정재철 씨는 술맛이 좋다는 주변의 호평에 힘입어 양조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로 마음먹었다. 맑은 바람과 물, 초록의 명산이 둘러싼 장흥으로 2010년 내려와 터를 잡고 2012년부터 건강한 재료로 전통주를 생산하던 정재철 씨는 경영 악화로 어려움을 겪다가 농촌진흥청의 도움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 희망의 불씨가 된 것은 바로 ‘술씨’였다.

농진청서 체계화된 양조기술 습득
“양조사업 초창기, 탁주와 약주를 직접 제조해 판매했지만 유통과 판로 문제로 1년간 수입이 거의 없어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나름 술 빚는 기술이 좋다고 생각했지만 체계적이고 계량화된 기술이 부족했죠. 그래서 농촌진흥청을 다니며 처음부터 시작했고, 새로운 상품 개발을 위해 고심하던 중 농진청이 개발한 특허기술인 간편양조재료세트 제조기술을 접하고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을 통해 이 기술을 이전받았죠.”

   
▲ 간편 막걸리 제조기술을 응용해 생산된 다양한 제품.

농진청으로부터 기술이전 받은 간편양조재료세트 제조기술은 양조에 필요한 원료의 처리, 배합비율, 발효공정 등이 간소화된 기술로, 기존 양조에 소요되는 시간보다 24~48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간편양조재료세트에 과일, 약재를 첨가하면 각자 기호에 맞는 ‘나만의 술’을 빚을 수 있다. 또한 합성 감미료와 방부제를 전혀 첨가하지 않은 제품이어서 세계 어느 곳에서도 고향의 맛과 향취를 느낄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이 간편양조재료세트를 정재철 씨는 ‘술씨’라고 명명했다. 작물이 씨로부터 시작되듯이 술이 만들어지는 근본재료를 ‘씨’에 비유한 것이다.
기술을 이전 받은 후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선에 진입했다. 지역의 유기농쌀 재배 작목반과 계약재배를 통해 확보한 10여 톤의 유기농쌀로 간편막걸리 재료세트를 생산하고 있는 그는 각종 행사에서 제품과 유기농쌀을 함께 전시해 원료와 제품의 홍보효과를 동시에 올리고 있다.

간편양조기술의 업그레이드로 승부
간편양조재료세트의 핵심기술은 팽화미를 이용한다는 점에 있다. 이 기술을 도입하기 전 정채철 씨는 남도지방의 쌀로 만든 간식인 ‘올개쌀’로 술을 빚어왔다. 올개쌀은 껍질째 말려 찧은 쌀인데, 고두밥을 만드는 수고를 덜어주긴 하지만 술에서 왕겨 냄새가 나는 문제가 있었다. 기술이전 받은 팽화미 제조법은 이러한 문제를 단 번에 해결해줬고, 제품의 품질도 높여줬다.

간편양조재료세트 생산으로 탄탄대로를 달릴 것 같았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막걸리를 사먹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막걸리 제품을 찾았고, 번거롭게 막걸리를 만들어 먹으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 간편막걸리 재료세트를 찾는 이들은 해외교민이나 해외파견 근로자가 40% 정도, 술이나 식초 만들기 체험을 하는 곳에서 약 40%, 나머지 20%는 알음알음 판매된다.
한류에 편승해 일본으로의 수출도 타진했지만 주세법상 일반가정에서는 술을 만들어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이마저도 무산됐다. 그러나 이 같은 난관은 정재철 씨가 새로운 제품 아이템을 개발하는 계기가 됐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본도 고령의 독거노인이나 1인가구가 증가하는 추세여서 손쉽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식사대용의 간편식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또한 최근 국내 가정에서 직접 요거트를 만들어먹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것도 신제품 개발의 모티브가 됐다. 간편양조재료세트를 술이 아닌 요거트 제품으로 개발한 것이다.

특허를 출원한 이 제품은 재료에 물이나 우유를 넣어 8시간 이상 상온에 두면 죽 형태의 요거트가 된다. 대학교에 의뢰해 요거트 제품의 영양성분 분석을 한 결과, 유산균이 수억 마리 들어있는 것으로 나왔다. 정재철 씨는 국내 유기농박람회 등에 이 제품을 출시해 바이어들로부터 기대이상의 반응을 얻었다. 일본으로의 수출계약도 성사돼 10월 경 4500만 원어치 수출할 계획으로 제품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설현대화로 사업 확장 도모
수미지인의 간편양조재료세트를 활용한 제품은 요거트 뿐만 아니라 음식을 만들 때 일반소금 대용으로 활용가능한 액상형태의 발효소금(울금, 흑마늘, 자색고구마 첨가), 팽화미 과자 등 다양하다. 그야말로 청출어람(靑出於藍)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수미지인에서 생산된 제품은 대부분 전자상거래를 통한 직거래로 유통마진을 최소화하고 있다.

사업 신장에 힘입어 2013년 약 1100만 원이었던 매출이 2014년에는 10배 이상 성장한 약 1억600만 원, 지난해에는 2억5천만 원, 그리고 올해는 5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사업규모가 커지면서 시설확장의 필요성을 느낀 정재철 씨는 조만간 공장을 확대이전할 계획이다.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기준에 맞는 시설로 위생을 확보하고, 밀려드는 주문량에 맞춰 설비도 늘릴 계획이다. 또한 수미지인을 찾는 고객들을 위한 체험장도 별도로 마련할 계획이다.

“간편양조재료세트가 사업이 안정궤도에 진입하는 기초가 됐다면 이 기술을 활용한 요거트나 발효소금 제품 등은 사업에 날개를 달아줄 아이템입니다. ‘술씨’가 ‘불씨’가 된 거죠.”
정재철 씨의 환한 미소에서 수지민인의 밝은 미래를 엿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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