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이 되는 건강정보

한·미·일·캐나다 공동연구로 새 치료법 개발

특별한 원인 없이 손이 떨리는 수전증(본태성 진전증) 환자들은 행동제약으로 인해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된다. 숟가락, 젓가락 등을 사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세수 같은 일상생활도 어렵기 때문이다. 파킨슨, 알츠하이머, 치매 등의 노인성 질환이 아닌데도 70~80대 노년층에 손을 떠는 환자들이 있다. 수전증은 주로 70대 이상 노년층에 발생하지만 간혹 50~60대에 나타나기도 한다. 

머리 열지 않고 초음파로 후유증 없이 치료
연세의대 신경외과 장진우 교수팀 역할 주도

지금까지 수전증 치료는 머리뼈를 열고 시행하는 외과적 수술법에 의존해왔지만 많은 환자들은 사실상 뚜껑(두개골)을 열어야 하는 두려움으로 불편함을 감수하며 지내는 실정이다. 그러나 덜덜 손이 떨리는 수전증을 앞으로는 두개골을 열지 않고도 치료할 수 있게 됐다. 수전증 환자의 뇌에 초음파를 쬐어 뇌 회로 일부를 차단하는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초음파 치료법은 환자의 뚜껑(두개골)을 열지 않기에 환자들이 받는 심리적 압박감도 크게 줄어든다.

이 치료법은 한국을 비롯한 미국, 일본, 캐나다 등 4개국의 11개 의료기관들이 공동연구로 효과를 입증했다. 우리나라는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장진우 교수팀이 참여,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공동연구팀은 전 세계에서 참여한 총 76명의 수전증 환자(평균연령 71.0 ±8.3세, 평균증상경험기간 16.8 ±12.3년)를 대상으로 연구를 시행, 떨림 정도를 임상적인 척도로 계량화해 떨림에 의한 삶의 질 평가를 치료 단계는 물론 치료 후 1, 3, 6, 12개월마다 시행하면서 효과를 확인했다.

장진우 교수는 “수전증은 환자와 가족 모두의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질환으로 많은 환자들이 두개골을 열고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부담감에 치료를 거부하는 경향이 높았지만 초음파술은 오차 없이 치료할 뿐 아니라 수술 다음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른 회복력을 보여 이 고집적초음파수술(MRgFUS)의 효과에 매우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장교수는 또 “현재 유사한 치료방식을 활용한 파킨슨병 등의 노인성 질환과 난치성 우울증·강박증 같은 정신질환 치료도 매우 진척된 단계에 있어 조만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고집적초음파수술을 이용한 수전증 치료 효과가 입증됨에 따라 지금까지 시행돼 온 뇌심부자극술과 함께 환자의 증상에 따른 맞춤 선택 치료가 가능해져 치료효과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장진우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 참여한 76명의 환자 중 15명의 환자를 시술, 추적 관찰함으로써 참가한 다국적 11개 연구기관 중 가장 높은 기여도를 보였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인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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