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완주 박사의 농사에 대한 오해와 진실(77)

요소와 유안(황산암모늄)은 둘 다 질소비료다. 같은 밭, 같은 양을 줘도 유안이 적어도 3일 이상은 효과가 빨리 나타난다. 못자리를 하기 1주일 전에 미리 빨리 활착하고 잘 자라라고 밑거름으로 유안을 준다.

요소의 질소함량은 46%, 유안은 21%로, 유안의 2배 이상 진하다. 그렇다면 반대로 요소가 빨리 효과를 보여야 하는 것이 아닐까? 어쩌면 유안에는 부성분으로 황이 28%나 들어 있기 때문은 아닐까? 그것도 아니다. 유안을 줘 본 농가는 모든 비료 중에 최고의 속효성비료라는 것을 실감한다.

분자구조를 보면 유안은 (NH4)2SO4, 요소는 (NH2)2CO이다. 여기에 비밀이 있다. 질소의 꼴이 유안은 암모늄태(NH4)이고, 요소는 아민(또는 요소, NH2)태이다. 따라서 요소를 주면 아민태이기 때문에 일단 암모늄태로 변한다. 이 과정을 암모니아화과정이라 한다. 벼는 암모늄으로 흡수하고, 차(茶)를 뺀 거의 모든 밭작물은 질산태(NO3)로 흡수하고 나머지 20%정도만 암모늄으로 흡수한다.

때문에 요소→암모늄태로 일단 변한 후에 벼에 흡수되고, 그리고 이어서 암모늄→아질산→질산태로 변한 후에 밭작물에 흡수된다. 요소→암모늄태로 변하는 과정에서 2~4일, 다시 암모늄→아질산→질산태로 변하는 과정에서 다시 2~4일 걸린다. 이 과정에서는 질산화균인 니트로소모나스(nitrosomonas)의 도움을 받아서 아질산(NO2)으로 변하고, 이어서 니트로박터(nitrobacter)의 도움으로 드디어는 질산태로 되어 밭작물에 흡수된다. 따라서 요소비료가 흙속에서 분해되고 미생물의 도움을 받아서 밭작물에 흡수되는 데는 3~7일 정도가 걸린다.

이 설명에서 눈치 빠른 독자는 유안 대신 질산태가 들어 있는 칠레초석(NaNO3)을 주면 더욱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짐작을 했을 것이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칠레초석은 비싸고, 급하게 줘야 할 경우를 빼놓으면 잘 안 쓴다. 다만 수경재배나 하우스 재배에서 질소를 급히 공급해야 할 경우, 또는 담수로 작물의 뿌리가 심하게 피해를 보았을 경우에 질산칼륨(KNO3)을 주면 매우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렇다고 요소가 나쁜 비료가 아니다. 무엇보다도 요소는 잎으로 가장 빨리, 그리고 가장 많이 들어가는 비료다. 다른 성분을 잎에 줄 경우에도 요소를 섞어주면 훨씬 흡수율이 높아진다. 특히 제초제를 줄 때 한 주먹 넣어주면 살초효과가 놀랄 정도로 좋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