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색업체 삼색먹거리 - 곤충카페 ‘이더블버그’

▲ 류시두 대표가 ‘이더블버그’ 대표 메뉴인 곤충쿠키를 선보이고 있다.

‘곤충’하면 여전히 사람들은 거부감을 표한다. 아무리 식량난을 구제해 줄 미래의 식량이라 말해도 혐오감이 사라지지 않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올해 고소애(갈색거저리애벌레)가 식품원료로 허가 났음에도 고소애를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하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을 180도 바꿔줄 식용곤충 음식이 등장했다. 그동안 갈아먹고 으깨먹고 형태를 모르는 상태로 섭취했다면 이젠 초코칩처럼 박힌 식용곤충이 손님들의 선택을 기다린다. 카페 ‘이더블버그’(대표 류시두)가 바로 그곳이다.

고소애셰이크·곤충쿠키 ‘인기만점’
곤충 디저트, 재구매가 가장 중요

서울 양재동과 흑석동, 부산 안락동에 위치한 ‘이더블버그’는 푸드테크(식품과 기술이 접목된 신산업) 벤처로서, 식품을 연구하고 그 제공 방식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특히 ‘먹을 수 있는 곤충’이란 뜻을 가진 회사의 명칭답게 기능성과 영양,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식용곤충에 집중하고 있다.
류시두 대표가 식용곤충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나와 카이스트 정보경영학 석사 과정을 거친 그는 곤충과 관련된 공부를 따로 한 것이 아님에도 곤충에 매력을 느껴 이 자리까지 왔다고 한다.

3년 전 곤충이 미래의 식량이 될 거란 뉴스를 보고 호기심에 만든 사이트에서 류 대표는 곤충과 관련해 많은 사람들과 소통했다. 새로운 곤충을 맛보거나 곤충에 관련된 소식을 들으면 사이트 방문자와 함께 공유하는 것은 기본이었고, 어느 날부터 직접 쿠키를 만들어 사이트 방문자에게 배송하는 일까지 했다고. 결국 곤충쿠키를 맛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류 대표는 곤충사업을 구상하게 됐다.

“처음엔 제조장을 차려 쿠키를 만들기만 했는데 많은 분들이 직접 제조장에 방문하길 원하셨어요. 그때부터 제조장 한 편에 테이블 두 개를 놓고 아주 작은 카페를 시작하게 됐죠.”

▲ 고소애로 만든 ‘이더블버그’의 몬스터 오트밀 쿠키.

곤충사업에 뛰어든 류 대표는 식용곤충으로 음식을 만드는 식당들을 방문해 직접 맛을 보고 느낀 것들을 자신이 만드는 쿠키에 접목시켰다. 그 중 가장 큰 차별점은 통째로 들어간 곤충이다.
“식용곤충을 보이지 않게 분말형태로 만들어 파는 곳이 많아요. 먹어보면 일반 음식과 다르지 않게 맛있고, 혐오감도 없으니 자꾸 손이 가더라고요. 하지만 곤충이 보이지 않으니 곤충을 먹었다고 말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저는 손님 자신이 곤충을 먹고 있다는 걸 인지하고 그것이 즐거워야 재구매가 이뤄진다고 생각해요. 만약 곤충의 형태가 없는 음식을 먹었다면 어렵게 식용곤충 식당을 찾기보단 평범한 레스토랑을 찾겠죠.”

류 대표의 가장 큰 목적은 ‘재구매’다. 그는 소비자들이 재구매를 하느냐 마느냐는 고객들이 곤충을 인지하느냐 안 하느냐에 달려있는 것 같다며 고소애셰이크 위에도 식용곤충을 갈아 키틴질(갑각류나 곤충류의 외골격 또는 단단한 피부를 형성하는 물질의 일반적 호칭.)을 보이게 하고 있다.
원형 그대로는 아니지만 키틴질을 통해 육안으로 곤충이 들어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니 고객들의 만족이 곧 재구매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류 대표의 매장은 매출액만 봤을 때 아메리카노 다음으로 고소애셰이크가 그 뒤를 이었다. 쉽게 말해 곤충의 키틴질이 올라가 있음에도 재구매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류 대표는 고소애 외에도 누에와 메뚜기를 이용해 한방차와 쿠키, 소면, 양갱, 에너지바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렇듯 식용곤충을 발전시키고 싶은 그의 마음은 무궁무진하다.
“저희 회사의 목표는 식용곤충을 전달하고 홍보하는 것이에요. 곤충식품의 존재 자체도 잘 모르는 분들이 많거든요. 일단 강요하진 않지만 한번쯤은 먹어볼 수 있게 다가가는 게 첫 번째 목표예요.”

소박한 그의 꿈이 조금 더 빨리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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