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사전시관서 여성독립운동가 재조명 위한 ‘유물기증전’ 열려

▲ 여성독립운동가들을 재조명하기 위한 ‘조화벽 지사의 유물기증전’이 고양 여성사전시관에서 11월10일까지 전시된다.

>>독립운동은 남성들의 몫이었을까?

국가보훈처에 기록된 독립운동 참여자 10만여 중 여성독립운동 참여자는 고작 2%에 불과한 2천 명 정도다. 2016년 3월1일 기준의 ‘여성독립 유공자 포상 현황’을 살펴보면 지금껏 포상 받은 여성 독립유공자는 272명으로 전체 포상자 1만4329명 중 약 1.8%다.

이는 독립운동 참여자 발굴과 포상을 위해 형행 기록인 판결문과 형사사건부, 범죄인명부 형사공소사건부, 신문 자료 등 당시의 기록 등의 입증 자료가 미미하고 기준 미달, 형적 미상 등의 이유로 포함되지 못한 여성들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류관순 열사의 경우도 3·1 만세 운동 당시 이화학당 학생들과 같이 했을 때는 훈방조치가 됐지만 이후 아우내장터에서의 만세운동 때 3년형으로 구속된 경우다. 훈방 조치돼 기록에 남지 않은 많은 여성독립운동가들이 있다.

기록이 남겨져 있는 여성독립운동가의 경우도 독립운동가의 아내 며느리 딸 등 가족들 중심으로 먼저 찾아내 그 외의 경우는 자료 발견이 쉽지 않다. 이런 현실에서 그 당시를 기억했던 사람들조차 점점 수가 줄어들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한 연구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 여성독립운동가의 재조명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여성가족부는 지난 10일부터 11월10일까지 고양시 국립여성사전시관에서 여성독립운동가 조화벽 지사의 유물기증전을 개최하며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한 재조명에 나섰다.
조화벽 지사는 개성 호수돈 여학교 재학 당시 3·1만세 운동이 전국 규모로 일어나자 호수돈 비밀결사대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고향인 강원도 양양에서 3·1운동을 주도한 여성독립운동가다. 결혼 후에는 양양에서 아버지와 함께 정명학원을 설립해 가난 등으로 정규학교를 다니지 못하는 아이들 교육에 헌신했다. 이번 기증전은 조 지사의 며느리가 개인적으로 보관해 오던 조화벽·류우석 지사 유품 91점을 국립여성사전시관에 기증해 처음 공개되는 것이다. 류우석 지사는 조 지사의 남편이자 류관순 지사의 친오빠다.

이번 전시회는 조 지사의 결혼 이전 독립운동기, 결혼 후 개성과 원산에서의 독립운동과 생활기, 해방 이후의 활동과 생활기 등의 영역으로 분류돼 전시된다.
3·1운동 당시 독립선언서를 운반했던 조화벽 지사의 가죽가방, 저고리와 치마, 류우석 지사가 독립운동 때 착용했던 조끼 등이 전시돼 당시의 독립운동을 그려볼 수 있다.
정현주 여성사전시관장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역사 속에 잠들어 있던 조화벽 지사의 업적이 재평가 되고 정신이 계승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가기록원은 올해부터 여성독립운동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자료를 적극 발굴하고 자료총서를 2016~2019년까지 4개년간 발간해 여성의 헌신적 지지와 지원 속에 독립운동이 지속될 수 있음을 조명할 예정이다.
한편 올해 발간된 여성독립운동사 자료총서(3·1 운동편)에 따르면 총 34건 54명의 여성독립운동가 중에는 57세의 곽진근 씨부터 13세의 한이순 씨 등이 있어 독립운동에는 남녀노소가 없었음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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