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자인팜을 통해 농업인들의 상품이 해외로 진출하길 바라는 조현준 대표.

농업과 관련된 산업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농촌에 발을 담그는 청년도 늘어나고 있다. 1차산업도, 6차산업도 아닌 농촌 속에서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가며 농부와 도시를 이어주고 있는 ‘농부릿지’ 디자인팜 조현준 대표를 만나봤다.

소비자‧농업인 잇는 가교역할 톡톡
농업인 눈높이에 맞춘 서비스 제공

어린 나이에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 어려웠을 법하지만 조현준 대표는 망설임 없이 창업에 뛰어들었다. 어쩌면 많은 나이었을 지도 모른다. 학업이 아닌 취업전선에 먼저 뛰어들어 남들 보다 늦게 시작한 대학생활이기에 조 대표는 더 절실하게 꿈을 키웠다.

동국대학교 입학과 함께 창업을 머릿속에 그려나간 그는 창업을 준비하면서 아이템으로 깊은 고민을 앓았다. 결국 지도교수와 면담을 통해 창업에 대한 힌트를 얻게 됐다. 그날 교수가 건넨 보고서가 아니었다면 조 대표는 농업에 ‘농(農)’자도 모른 채 또 다른 일에 뛰어들었을 거라고.

“사실 무역 쪽으로 창업을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지도교수님이 주신 농업에 관련된 보고서를 보고 농업의 무한한 가능성과 매력을 발견했죠. 단순히 육체노동일 줄 알았던 농업이 무궁한 비전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농업의 가능성을 발견한 조 대표는 점점 파고들수록 농업의 문제점이 속속 발견돼 잠시 혼란스러웠지만 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해 도약의 기회로 삼았다.

“관심을 더욱 키우기 위해 ‘2013 식품박람회’를 찾아갔어요. 그런데 대부분의 상품이 투박한 포장지에 쌓여 있더라고요. 요즘 깔끔하고 예쁜 디자인이 대중들을 사로잡고 있는 것에 비해 농업 쪽은 디자인이 취약하다는 게 한 눈에 들어왔죠.”

▲ 디자인팜이 제공하고 있는 상품 디자인 패키지.

남들이면 지나쳤을 모든 것들에 조 대표는 겁 없이 달려들었고 결국 농업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학교 내 창업동아리를 개설했다. 그 후 조 대표는 전국방방곳곳을 돌아다니며 직접 농업인들에게 취지를 설명했고 그들을 위한 디자인을 만들어 제공했다. 전국을 돌아다녀 힘들었지만 그를 통해 얻는 것이 많고 직접 농업인들의 고충을 들을 때면 어딘지 모르게 정의가 솟구쳤다고.

“예전엔 현장탐방도 했는데 지금은 바빠서 잘 못하고 있어요. 하지만 SNS를 통해 꾸준히 농업인과 소통하며 그분들이 원하는 점을 찾아내고 있죠.”

디자인팜의 디자이너 수는 상상을 초월한다. 모두 370여 명으로 농업인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또한 이미 제작된 기존의 디자인을 홈페이지에 올려 오랜 소통 없이도 농업인 스스로 원하는 디자인을 쉽고 빠르게 선택할 수 있다.

“예전에는 농업인과 디자이너가 직접 만남에도 소통하는 데에 어려움이 많았죠.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원치 않는 디자인이 나온 경우도 있고요. 하지만 지금 저희 사이트는 디자인이 정해져 있어 농업인이 색을 바꾸거나 농작물 디자인만 바꿔 더 편하게 진행할 수 있어요.”

현재 명함과 로고, 패키지 디자인을 판매하고 있는 조현준 대표는 앞으로 더 나아가 비닐팩, 박스 등 디자인 제품을 더욱 확장시킬 생각이다. 또한 그는 시선을 사로잡는 디자인으로 농업인의 농작물들이 해외까지 퍼져 세계적인 상품으로 성장하기 위해 쉼 없이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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