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에서 만난 사람 - 강원도 원주시 '곤충교육농장 벅스팜' 안상호 씨

▲ ‘벅스팜’과 ‘산들내음’을 이끌어가고 있는 안상호 대표 가족.

강원도 원주시에는 곤충을 사랑하는 한 가족이 있다. 곤충산업의 선두주자로 불릴 만큼 강단에서 강의를 펼치고 있는 아버지와 곤충농장 옆에서 소박한 식당으로 손님들의 입맛을 돋우는 어머니, 그런 부모를 따라 농업에 뛰어든 아들까지. 온 가족이 자연을 느끼며 곤충을 키우고 있다. 곤충에 무한한 애정을 쏟고 있는 곤충농장 ‘벅스팜’ 안상호 대표 가족을 만나봤다.
 
먹거리‧농촌체험 어우러진 다목적 공간
“곤충박물관 만들어 관심 끌고파”

2014년, 농촌진흥청의 인증을 받은 곤충농장 ‘벅스팜’은 구불구불 산길 속 곤충들의 먹이로 쓰일 뽕나무 밭 뒤에 모습을 숨기고 있다. 뽕나무 숲 옆에는 곤충들이 야생의 환경에서 자랄 수 있게 돔 형식의 방충망이 쳐져 있고 그 옆으론 몇 년 전 농가맛집으로 선정된 ‘산들내음’과 ‘벅스팜’의 대표얼굴인 곤충교육관이 자리하고 있다.

과거, 곤충교육농장만을 진행했던 안상호 대표는 체험학습을 온 아이들이 교육관에서 도시락을 먹는 것보다 조금 더 쾌적한 공간에서 식사를 하고, 아내 김경희씨의 솜씨도 자랑하고 싶어 ‘산들내음’을 만들게 됐다. 또한 체험학습을 하러 온 고객뿐만 아니라 청정한 공기를 마시러 온 사람들까지 생각해 넓은 앞마당과 잠을 잘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도 마련했다.

안 대표는 200여 농가에 곤충을 공급하고 창업 컨설팅도 해줄 만큼 곤충교육농가의 1세대로 자리매김했지만, 어릴 적부터 농사를 해왔던 것은 아니다. 1999년도 직장에 다니던 시절, 일본으로 출장을 간 안 대표는 이미 우리나라보다 30여 년 앞선 일본 곤충시장에 매력을 느껴 그때부터 애완동물로 장수풍뎅이를 키웠고 그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진 것이다.

덕분일까. 이젠 그의 아들 안성준씨까지 곤충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학창시절부터 그는 자신의 길이 아버지의 길이라는 걸 직감했고, 여주농업고등학교와 한국농수산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는 원주시 영농후계자로 선정돼 원목버섯을 키우고 있다.

이외에도 2013년 올림픽 농가맛집으로 선정돼 향토음식을 확산시키고 있는 산들내음 김경희 대표는 요리를 전문적으로 배운 것은 아니지만 워낙 솜씨가 좋아 주변사람들의 권유를 받아 농가맛집을 시작하게 됐다. 때문에 김경희씨가 대표로 있는 ‘산들내음’은 입맛을 돋우는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음에도 남녀노소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여름 별미인 메밀국수와 삼계탕, 불고기 전골 등을 판매하고 있는 농가맛집의 주재료는 주변농가에서 도움을 받지만 쌈채소와 버섯 같은 경우엔 유기농으로 직접 키운 것을 사용한다. 특히 느타리버섯은 병재배가 아닌 아들 안성준씨가 원목에서 직접 키운 것을 사용해 더 산뜻한 맛을 제공한다.

안 대표 가족은 곤충농장과 농가맛집을 함께 하고 있는 만큼 식용허가가난 갈색거저리를 분말 형태로 만들어 손님들이 음식과 함께 섭취할 수 있게 만들 생각이다.

“밀웜을 가공하지 않고 말려서 넣으면 분명 꺼려할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환이나 가루로 만들어 들깨가루처럼 뿌려먹거나 아니면 반죽을 할 때 가루를 첨가해 손님들에게 대접할 생각이에요.”

뿐만 아니라 안 대표는 과거 곤충을 이용해 파충류 사료를 만들던 것에서 나아가 많은 사람들이 단백질이 풍부한 식용곤충을 쉽게 섭취할 수 있게 가공식품을 만들 계획이다. 이처럼 안 대표의 아들 안성준씨 또한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함께 식용곤충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벅스팜’의 차세대 대표인 안성준씨의 각오를 들어봤다.

“대충할 수가 없어요. 그런 생각도 없고요. 아버지 일이기도 하지만 이건 제 일도 되니까요. 그래서 더 잘해야 하고, 일이 많아도 오히려 더 행복해요. 내가 노력하면 할수록 사람들이 저희 농장을 찾아와주시고 곤충에 관심을 가져주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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