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이 되는 건강정보

복지부 세포치료연구사업단, 발병원인 세계최초 밝혀

 혈관세포간 신호전달체계 이상으로 발병
‘재기드-원’ 분자물질이 세포내 신호체계 교란

혈액순환 장애로 발가락이 썩어 들어가거나 심장마비, 실명 등을 유발하는 혈관성 당뇨합병증의 발병 원인이 규명돼 혈관성 당뇨합병증의 치료제 개발이 가능하게 됐다.
당뇨병 환자는 혈액의 당분농도가 높아 신장, 심장, 망막, 하지 등 신체 주요장기에 혈관성 합병증 발생위험이 높은데, 이 때문에 만성신장병, 협심증, 심근경색증, 실명, 하지허혈증 등이 발생하기 쉽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당뇨병 환자의 대표적 합병증인 혈관성 질환의 원인이 뚜렷하게 규명되지 않아 치료도 어렵고 치료해도 재발이 잦아 당뇨환자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인식돼 왔다. 당뇨병환자의 혈관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혈당조절 외에 뾰족한 방법이 없는데다 아직도 당뇨병환자의 혈관병이 왜 발생하고 악화되는지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이다.

당뇨관련학계에서도 그동안은 당뇨병을 개별 혈관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질병으로 간주하고, 혈관세포들이 사멸하는 것을 당뇨혈관병의 주된 원인으로 추론해왔기에 혈당관리 외에는 별다른 치료법이 없는 실정이었다. 의료계 일부에서도 혈액 중의 당분이 콜레스테롤, 지방 등과 혈관벽에 침착돼 혈액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혈관성 합병증이 유발되는 것으로 환자들에게 설명하고 있기도 하다.  

▲ 세포치료연구사업단 김효수 단장

이런 가운데 최근 보건복지부 세포치료연구사업단이(단장 김효수·서울의대 교수) 당뇨병 쥐 실험을 통해 혈관합병증이 개별 혈관세포의 문제보다는, 혈관세포들 사이의 신호전달체계가 교란되면서 혈관의 안정상태가 무너져 혈관이 위축되고 소멸돼 당뇨병 혈관합병증이 발생하는 새로운 현상을 밝혀냈다. 혈관성 당뇨합병증의 발병기전을 세계최초로 규명한 것이다.

연구팀은 쥐실험을 통해 먼저 당뇨병이 발생하면 세포내에 ‘재기드-원’(Jagged1)이라는 분자물질의 발현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재기드-원’은 혈관세포의 표면에 존재하면서 주변 혈관세포 표면에 있는 노취(Notch) 분자와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혈관이 안정적으로 기능을 유지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하지만 그동안은 이 분자물질의 당뇨병에서의 역할은 알려져 있지 않았다. 연구팀은 당뇨병으로 인해 ‘재기드-원’ 분자의 발현량이 증가하면 혈관세포의 노취 분자 기능이 억제돼 혈관 안정성이 떨어지는 사실을 밝혀냈다.
혈관세포의 안정성이 떨어지면서, 혈관세포들간 결합이 약해지고 가늘어지면서 끊어지고, 또 혈관 밀도가 감소해 결국 세포교란이 일어나 당뇨혈관병 질환이 발생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이렇게 늘어나는 ‘재기드-원’을 인위적으로 감소시키면 당뇨병으로 인해 발생한 혈관합병증을 정상화시킬 수 있는 사실을 당뇨병 쥐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이 결과는 향후 당뇨혈관병의 예방과 신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당뇨망막병, 당뇨신장병, 당뇨심근병, 당뇨발 및 말초혈관질환의 병태 생리를 이해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여 당뇨혈관병환자를 비롯해 합병증을 염려하는 수백만 당뇨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게 됐다.
연구책임자인 김효수 교수는 “연구결과의 독창성과 향후 신약개발에 대한 가능성을 제대로 평가받게 돼서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 당뇨병환자의 혈관이상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신치료법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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