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철 농촌진흥청 농업환경부장

▲ 윤종철 농촌진흥청 농업환경부장

"시골의 푸른 산과
숲을 병풍 삼아
차가운 계곡물에 발 담그고
마을길을 따라 산책하며
가족들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체험과 놀이를
할 수 있는 농촌으로
여름휴가를 떠나 보자"

이제 곧 장마가 끝나고 여름방학과 더불어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된다. 가족들의 기대가 커질수록 아빠들의 고민은 깊어져만 간다. 한 번이라도 가봤던 여행지는 식상하고 해외로 가자니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다. 최근 한 민간기업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서도 여름휴가 연관 키워드로 ‘가족’, ‘초특가’, ‘국내’ 등이 많이 나왔다고 하니, 수많은 아빠들의 고뇌가 느껴진다. 장고 끝에 악수난다고 휴가 전 지나친 고민은 심신을 지치게 할 뿐이다. 올 여름엔 어른들에겐 지나간 날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아이들에겐 가족과 새로운 추억을 만들고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국내 농촌을 찾아 이러한 고민들을 해결해 보는 것은 어떨까?

정부에서는 체험휴양마을, 낙농체험목장 등 특색 있는 농촌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관광객들을 농촌으로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여러 부처에서 추진하고 있다. 농촌관광지 안전과 청결을 위한 노력도 함께 하고 있다. 특히 ‘한국 방문의 해’를 맞아 본격적인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지난 4월에는 글로벌 공유 숙박 플랫폼인 ‘에어비앤비’와 업무 협약을 맺고 우수농가 민박 155곳을 등록해 외국인들이 손쉽게 농촌을 찾을 수 있는 기반도 갖췄다. 그렇다면 농촌에서 휴가를 보내면 좋은 점은 무엇일까?

첫째, 농촌체험을 통해 어린이들의 감성발달과 창의력을 높일 수 있다. 농촌교육농장에서 다양한 동식물을 관찰하고, 전통문화도 탐구하며, 교과서에서 배웠던 것을 직접 확인하고 학습할 수 있다. 농촌의 다양한 놀이를 통하여 창의력도 키울 수 있게 된다.
둘째, 어른들은 자연 속에서 여유와 편안함을 누릴 수 있다. 농촌의 드넓게 펼쳐진 녹색경관은 우리 인간에게 편안함을 준다. 인류는 수만 년 진화하면서 늘 자연을 가까이 했기에 녹색은 인류에게 친숙하고 편안한 색이다.

셋째, 농촌관광마을이나 농장에서 여름철 채소, 과일, 농산물을 직접 채취하고 이를 이용해 건강한 밥상을 차려 가족과 함께 먹으면서 삼시세끼 건강도 챙길 수 있다. 어머니 솜씨 그대로 식사가 제공되는 농가맛집에서 집밥을 경험하고, 시골마을 종가고택을 찾아서 우리 옛 조상들의 생활, 예절, 음식 등 전통문화도 배울 수도 있다.

농촌 여행이 휴가를 즐기는 당사자들에게만 좋은 것은 아니다. 도시민들은 향토 음식, 다양한 전통놀이 등을 즐기며 피로를 씻고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며, 농촌마을은 자연경관과 특산물 등을 활용해 도시민들을 유치함으로써 새로운 소득 창출의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농촌에서 여름휴가 보내기는 도농이 상생하는 길이다. 도시생활에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즐거움도 만끽하면서 알뜰하고 보람찬 여름휴가를 꿈꾸는 도시민들에게는 농촌 여행이 더할 나위 없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많은 농촌 중에서 우리 가족에 꼭 맞는 휴가지 선정을 위한 가이드가 필요하다면 농촌진흥청에서 운영 중인 ‘농사로’(www.nongsaro.go.kr)를 방문하면 된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고 즐기면서 학습할 수 있는 농촌교육농장, 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농산물로 만들어 내는 농가음식을 맛 볼 수 있는 농가맛집, 전통문화와 힐링, 체험을 할 수 있는 농촌전통테마마을 등 200여 곳에 대해서 체험프로그램, 숙박시설, 찾아오는 길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시골의 푸른 산과 숲을 병풍 삼아 산골짜기로 타고 내려오는 맑고 차가운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마을길을 따라 산책하며 가족들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체험과 놀이를 할 수 있는 농촌으로 이번 여름휴가를 떠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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