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에 근무할 때인 1970년대 말, 식품전문가인 선배가 느닷없이 먹는 물인 생수를 병에 담아 파는 시대가 온다고 말했다. 뜬금없는 이야기를 도저히 수긍할 수 없었고 이해하질 못했다. 그러나 얼마 안 돼 생수가 상품화됐다. 정수 불량의 수돗물 오염 보도로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수돗물을 직접 마시지 않고 생수나 정수기를 이용한다. 제주도는 화산암반 틈새로 400m 깊이 스며든 자연정수된 물인 ‘삼다수’로 지방재정에 큰 혜택 얻고 있다.

그 선배는 80년대 초에 들어와서는 밥공장이 생긴다고 했다. 이 이야기 역시 수긍하질 못했다. 얼마 후 즉석밥이 상품화돼 시장에 등장했다.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찰밥, 현미밥, 오곡밥 등 종류가 늘어나는 등 즉석밥 시장이 커가고 있다. 최근 미세먼지가 골치다. 이에 환경부는 경유차  운행을 줄이고, 고등어를 밀폐된 주방에서 요리할 때 미세먼지 발생농도가 높다며 이를 계도하겠다고 했다. 그 결과, 어획이 줄었고, 서민들은 고등어 사먹기를 기피해 엉뚱하게도 어민생계가 타격을 받고 말았다. 이틈에 식품업계는 ‘구운 고등어’를 상품화시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고등어 파동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한 장수 환경부장관은 근간 발표된 개각계획에 자리를 떠날 것이라고 한다. 한편, 신문보도엔 경남 산청군과 하동군에서는 지리산의 청정공기를 캔(can)에 담아 중국에 수출하겠다는 기사가 나왔다. 특히 하동군은 캔에 녹차향 등을 넣어 1만 원 정도의 고가제품 출시를 검토 중이라고 한다. 농업인들도 주변에 산재한 먹거리 중심으로 엉뚱하고 기발한 창의력을 발휘해 새소득원을 얻어내는 일에 눈떠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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