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여성신문-농촌진흥청 공동기획 발효식품 신기술, 현장에서 꽃피운다

⑦ 청수와인 제조 - 경기 안산 그린영농조합

농진청의 청수와인 제조기술 이전받아 제품 생산
고품질 포도에 와인제조기술 더해 맛·향 뛰어나
현장견학·교육·전시장 운영하며 그랑꼬또 이미지 높여

‘그랑꼬또’(Grand Coteau). 프랑스어로 큰 언덕이란 뜻이다. 이는 경기도 안산시 대부북동에 위치한 그린영농조합(대표 김지원)의 와인 브랜드이기도 하다. 지금은 방조제로 연결돼 차로 왕래가 가능하지만 그 이전에는 섬이었던 대부도의 지명에서 따온 이름이다. 대부(大阜)라는 말도 큰 언덕이라는 의미다. 1954년 대부도에 첫 포도나무 캠벨얼리 50주를 심은 이후 현재 그린영농조합 조합원들이 경작하는 포도밭은 무려 600여㏊에 달한다.

▲ 그린영농조합 김지원 대표가 곧 출시를 앞둔 청수와인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청수와인으로 새 돌파구 찾다
‘대부포도’의 인지도는 생과만으로도 높지만 시장개방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여타 국내 포도농가들과 마찬가지로 가공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린영농조합은 이 같은 국내 상황에 발빠르게 대처해 16년 전부터 와인을 제조해오며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쌓았다.
이는 조합만의 노력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안산시, 농촌진흥청, 경기도농업기술원,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광명동굴, 한국와인생산협회 등과의 끈끈한 파트너십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러한 결과로 현재 미국 드래곤힐스 호텔의 본점에 그랑꼬또 와인이 입점해 판매되고 있으며, 아시아와인트로피 국제대회에서도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연중 풍부한 일조량과 미네랄 함량이 높은 비옥한 토양, 큰 일교차, 해풍을 맞고 자란 대부도의 포도로 빚은 와인은 우리 입맛에 가장 잘 맞는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러한 호평에도 불구하고 그린영농조합은 최근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청포도 품종인 ‘청수’로 만든 고급 백포도주의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것이다.
늘어가는 국내 와인 애호가와 와인바들이 수입산 외국 와인을 선호하며 국내산 와인의 설자리가 점점 좁아지는 현실에서 그린영농조합은 청수와인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이다.

▲ 그린영농조합의 청수와인.

농진청에서 와인발효기술 이전받아
이러한 시도는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기술을 2014년 도입하면서 가능해졌다. 포도 껍질로부터 향기 성분을 충분히 용출시키기 위해 와인발효기술을 이전받아 청수와인을 제조하게 된 것이다. 캠벨얼리를 원료로 한 와인으로는 수입산 와인과의 경쟁에서 이겨내기 힘든 상황에서 농진청이 개발한 청수 품종을 이용한 와인 제조기술은 김지원 대표에게 ‘가뭄에 단비’와도 같았다.

‘청수’ 품종은 녹황색 청포도로, 당도가 높고 산 함량이 적당해 본래 1993년 생식용 포도로 선발된 품종이다. 하지만 생육 중 포도알이 잘 떨어져 농가에서 재배를 꺼림에 따라 농진청은 양조용으로 선회해 가능성을 확인했다. 현재는 대부분의 청수포도가 와인용으로 재배되고 있다.
그린영농조합에서도 주력품종인 캠벨얼리 외에 현재 3,300㎡(1천평)에 청수 품종을 재배하며 백포도주 생산을 위한 기반을 닦고 있다.

“저희 조합에서는 레드, 화이트, 로제, 아이스 등 총 네 종류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어요.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청수와인 제조기술을 전수 받아 이제는 고급 백포도주도 곧 맛볼 수 있을 겁니다. 대부도의 해산물 요리와 궁합이 맞는 적당한 산도와 풍미를 가진 화이트와인이죠.”
현재 그랑꼬또의 대표적인 상품은 M56인데, 2014년에 7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청수와인이 본격 시판되면 제품 다양화에 따른 소득 증대는 물론, 국내외 화이트와인 시장에서 그린영농조합 청수와인의 이미지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새로운 맛과 향에 설레…”
그린영농조합은 대규모 첨단시설에서 와인 생산뿐만 아니라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기꺼이 시설을 공개한다. 상생의 의미도 있지만 그만큼 와인제조에 대한 노하우와 실력을 자신하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현장판매를 위한 전시장, 교육장, 시음장 등을 갖추고 관광농원으로서 다양한 체험활동과 식당 운영 등 사업 다각화를 위한 노력도 경주하고 있다.
농진청 발효식품과 정석태 연구관은 “그린영농조합은 농진청으로부터 기술이전 받은 청수와인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제품을 런칭하고 청수와인을 그랑꼬또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화이트와인으로 키워갈 것으로 확신합니다.”라고 말한다.

그랑꼬또 와이너리는 대부도를 찾는 관광객들의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지원 대표의 아내는 그의 곁에서 함께 와인을 만들고, 딸은 와인매장에서, 아들은 한국농수산대학 과수과에 다니는 등 모두 와인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어 그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청수와인의 새로운 맛과 향에 무척 설렙니다. 와인 애호가들도 분명 반할 겁니다.”
청수와인 출시를 앞둔 김지원 대표의 기대와 자신에 찬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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