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완주 박사의 농사에 대한 오해와 진실(71)
연작장해는 하우스농사에 귀신처럼 붙어 다닌다. 연작장해의 핵심은 염류축적과 선충피해다. 흙을 분석하지 않고 계속 비료를 많이 주다 보니 흙이 설사를 하는 꼴이다. 흔히 물가두기(담수)와 태양열소독, 또는 두 가지를 같이 병행하는 방법 등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나 담수는 마치 언 발에 오줌을 누는 것 같아서 처음 몇 달은 효과가 나타나지만, 그 작기가 끝나기 전에 염류장해를 다시 겪게 된다.
물을 따라 지하로 내려갔던 염류(비료, K+Ca+Mg+Na)가 물을 따라 다시 올라오기 때문이다. 더구나 흙 알갱이의 본드가 되었던 칼슘(Ca)도 물에 녹아서 지하로 흘러내려 가 홑알이 되고 만다. 흙이 다져져 물리성은 엉망이 돼 버리고 만다.
한편, 독한 농약에도 잘 죽지 않는 선충도 보통 문제가 아니다. 뿌리에서 사는 이 벌레는 작물을 수확하면 죽은 뿌리에서 휴면을 한다. 그 작물이나 사촌을 다시 심으면 새 뿌리가 분비하는 당과 아미노산에 자극돼서 휴면에서 깨어난다. 다음 2~3년 급격하게 불어나서 폐농까지도 불러온다.
이놈들을 잡는 가장 손쉽고, 가장 싸고, 게다가 가장 친환경적인 방법은 없을까? 선충을 농약 말고 죽이는 ‘쥐약’은 없는 것일까. 있다. 더구나 염류장해까지 한 방으로 동시에 날려버리는 방법이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선충에게 가장 치명적인 쥐약은 한 끼를 굶기는 작전이다. 선충은 아주 강하게 편식을 하는 놈들이라 제가 먹는 밥 또는 국수가 따로 있다. 그래서 대신 빵을 주면 굶어죽을 수밖에 없다.
삼복더위에 여름 녹비인 네마장황이나 수단그라스가 바로 염류장해와 선충을 단번에 해결해 주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여름동안 이 두 가기 녹비는 아주 왕성하게 자란다. 자라면서 흙에 있는 양분이란 양분, 말하자면 골치를 썩이는 염류를 죄다 긁어먹는다. 네마장황을 6~9월에 걸쳐서 50일 정도 키우면 1.5m까지 큰다. 수단그라스도 60일 정도 키우면 워낙 잘 커 염류장해는 끝장을 본다. 크는 만큼 염류는 유기질비료가 된다.
뿌리가 30cm이하까지 뻗어 흙에 무수한 유기물 관을 만들어 놓는다. 이렇게 한 번만 다른 작물을 심어 놓으면 선충은 굶어 죽고 만다. 10아르에 종자로 네마장황은 8kg, 수단그라스는 5kg 정도면 염류장해 해결, 선충 죽이기, 유기물 확보, 토양 이화학성 개량 등 적어도 가장 골치 아픈 4가지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다.
어떤 농가가 강의시간에 말한다. “작년에 녹비를 재배했다 죽는 줄 알었슈. 강사님이 풀을 베어다 하우스 밖에 버려야 한다고 해서유.”
이런 걱정을 하는 농가는 내게 연락을 주시라. 트럭을 세내서 가지러 갈 터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