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래 농촌진흥청 원예작물부장

▲ 조명래 농촌진흥청 원예작물부장

"열대·아열대작물 재배는
생산농가에게 미래 새로운
소득작목이라는 기회 제공…
기후온난화의 긍정적인 측면

국내농가 생산작목 다변화
소비자 식탁 풍요롭게 하는
신소득작목으로 주목할 때"

최근 온난화로 인해 기온이 상승하면서 앞으로 50〜100년 이후에는 각국의 기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우리나라 평균기온의 변화는 전 지구의 평균보다 2.4배나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기존 작물 재배지가 북상하고 있으며 제주, 전남, 경남 등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아열대 작물이 도입되고 있다.

기후변화 전망에 따르면 21세기 말에는 4℃ 정도가 상승돼 우리나라 중부지역은 난대 기후화, 남해안 일대는 아열대 기후로 진입하는 등 한반도의 17%가 아열대 기후대로 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대응해 농촌진흥청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에서는 2008년부터 아열대작물의 도입·평가, 작물 영향 평가, 새로운 병해충 연구 등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면서 효과적인 기후변화 대응 정책과 기후 적응형 농업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42종(채소 26, 과수 16)의 열대·아열대 작물을 도입해 검토 중에 있으며 2020년까지 60여 종을 도입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에 도입돼 재배되고 있는 열대·아열대 작물 재배면적은 361.6㏊로 과수 106.6㏊(생산량 1,174톤), 채소 255㏊ 정도로 추정된다. 아열대 과수의 재배면적과 농가수는 각각 106.6㏊와 264호로 추정되며, 전년대비(재배면적 58㏊, 174호) 크게 증가했다. 이는 수입과일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 증가, 기후 온난화에 대한 농가의 새로운 소득작목 발굴과 일부 지자체의 특화 고소득 작목 육성사업 추진 등으로 인한 것이다.  

아열대과일 재배농가는 제주에 33.3%로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다. 이러한 열대과일 재배는 제주도를 비롯해 전남, 경남, 남부지역은 아열대기후로 시설재배 등을 통해 열대과일 생산이 가능하나, 기타 지역에서는 겨울철 평균기온이 낮아 가온시설이 필수다. 아열대채소의 경우 ‘울금(강황)’은 전남 진도를 중심으로 제주 등지에서 121㏊ 정도로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며, ‘여주’는 62㏊ 정도로 경남 함양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재배가 증가되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아열대채소의 60~70%는 외국인 근로자가 밀집해 있는 경기 안산, 경남 창원, 부산, 지역 등에서 소비가 이뤄지고 있으며 유통량은 연간 60억~7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주로 여름철에 재배되는 아열대 채소류의 경우 국내 어디에서나 재배가 가능하며 남쪽으로 갈수록 생육기간이 길어 생산성이나 품질 면에서 유리하다.

아열대 채소는 대부분 수입되지 못하므로 국내에서 생산할 경우 신선한 상태로 공급할 수 있으며 우수한 국내 기술을 접목한다면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아열대 채소 재배가 최근 급격히 증가한 것은 동남아 등 아열대지역 출신 국내 체류 외국인이 늘어난 데도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국내에 소개되는 아시아 지역의 다양한 식문화가 결합하면서 아열대 채소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향후 아열대 채소 소비량은 2020년 38,000톤 정도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재배면적도 1,0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과일의 경우에도 외식사업의 다변화, 식문화의 융합, 해외여행 증가로 열대과일을 접할 기회가 많아지는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열대·아열대작물 재배는 생산농가에게 미래 새로운 소득작목이라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후온난화가 가져올 긍정적인 측면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제 국내에서 열대·아열대작물 재배는 단순히 이색적인 외국 농산물을 넘어 국내 농가의 생산 작목을 다변화하고 소비자의 식탁을 풍요롭게 해주는 신소득작목으로 주목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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