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커스 - 안전한 농업경영, 예방이 우선

농진청 주최 농작업안전보건 국제심포지엄서
발제자․토론자 등 한목소리로 사전예방 강조

▲ 농촌진흥청은 지난 22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농업인 안전재해 예방을 주제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사진은 주제발표를 하고 있는 오스트리아 농업인사회보험공단 건강안전국 요한 슈피스 국장)

2006년부터 농작업 안전보건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해오고 있는 농촌진흥청은 지난 22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지속가능한 농촌사회를 위한 농업인 안전재해예방’이란 주제로 농작업안전보건 국제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오스트리아, 독일, 아일랜드, 일본 등에서 전문가들이 참석해 농업인 안전과 관련된 각국의 제도․정책․R&D을 소개했으며, 심포지엄을 주최한 농촌진흥청도 주제발표와 토론회를 통해 우리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심포지엄의 주제발표와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보험 등 사후보장의 확대에 앞서 안전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 교육과 기술개발 등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길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제도 운영할 전문인력 필요
‘한국 농업인 안전재해예방 정책의 변화와 발전방향’이란 주제발표를 한 농진청 재해예방공학과 이경숙 연구관은 “농업은 타 산업에 비해 재해율이 높고 농업인의 노령화․여성화로 안전재해 발생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재해 예방에서는 안전교육과 예방이 가장 중요하지만 현재 우리 농업인의 안전교육 훈련과 예방사업 경험비율이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연구관은 “올해부터 농업인 안전재해 보장제도와 관련 국가자격 도입으로 이를 운영할 전문조직과 인력 확보,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역량강화가 필요하다”며 “농작업 안전보건사업을 시범사업 중심에서 전국 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정책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농업인 안전보험 및 안전재해 예방에 관한 법률’의 예방교육과 홍보 등의 미션을 수행하게 된 농진청의 조직과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게 심포지엄에 참석한 전문가 대부분의 목소리다.

직접 지원보다 예방이 우선
조선대 직업환경의학과 이철갑 교수은 “정부가 농업인에게 국민건강보험, 국민연금, 농업인안전재해보험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재정지출이 농업이 질병치료와 예방에 얼마나 효율적인지 별로 관심이 없어서 투자대비 효과를 파악한 연구자료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규모화된 영농을 하고자 하는 젊은 농업인이나 귀농인이 농업에 종사하더라도 아프지 않고 사고예방이 되도록 다른 직업인들처럼 예방중심의 정책에 재정을 투입하고, 고령 농업인들은 복지차원에서 신체적 건강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농업인 대표로 토론에 참석한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양해일 정책부회장은 “발표된 유럽의 사례처럼 우리도 특화된 복지기반이 확장돼야 하며, 특히 산재수준의 농업인 안전재해 예방과 보장체계를 갖추게 되면 직접적인 경제지원 이상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부회장은 이어 “우리나라도 오스트리아의 농업인 사회보험공단 같은 전문조직을 만들고, 농업인 안전재해보험을 당연가입 형태로 전환시켜야 한다”며 “안전재해 기금을 조성해 재해보험을 확대하는데 지원하고, 기금의 일정부분은 안전재해를 줄이는 예방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발전적 방안”이라고 제안했다.

농진청에서 농작업 안전관리를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정충섭 농촌자원과장도 “농업인의 안전은 곧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고, 기술적 대응과 예방을 위한 적극적 대처가 곧 농업인 안전복지 예산의 투입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길”이라면서 “농업인의 자각을 위한 교육과 시범사업 추진, 관련 기술의 개발, 기술개발에 필요한 안전기준 설정 등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는 ‘농어업인 안전보험 및 안전재해 예방에 관한 법률’을 발의한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새누리당)을 비롯해 유성엽(국민의당), 김현권(더불어민주당), 엄용수(새누리당), 홍문표 의원(새누리당) 등이 참석해 농작업 재해 예방과 보장 강화를 위해 국회 차원에서도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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