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철 농산물 품질 관리와 유통

▲ 여름철에는 신문지를 최대한 활용해 습기를 방지해야 한다. 양배추에 신문지가 겹겹이 받쳐져 출하되고 있다.

시세보다는 상품성 중시한 출하…이미지 실추 막아야

고온다습한 장마철이 다가오자, 농산물을 제 값에 받기 위한 세심한 출하 관리가 요구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장마는 평년과 비슷한 강수량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평년보다 5일 정도 빨리 시작되는 한편 태풍도 평년보다 빨리 북상할 것이다. 따라서 선제적인 출하 대응을 통해 그동안 지켜왔던 상품 그리고 출하자 스스로의 이미지를 실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여름철은 농산물 유통과정 중 부패 비율이 높아진다. 특히 평소에는 출하지와 도매시장 간의 운송 거리를 고려한 시간만 체크했다면 여름철에는 고온의 경매장에서 대기하는 시간까지 고려하는 등 출하에 대한 보다 섬세한 접근이 요구된다. 유통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지는 만큼 로스(Loss)율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한 산지에서는 정상이었던 농산물이 시장에서는 판매가 불가능할 만큼 부패하는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7월 들어 휴가철까지 겹치면 소비가 둔화돼, 등급 간 가격차가 크게 벌어진다.
여름철 농산물 제값 받기 위한 출하관리에 대해 살펴봤다.

▲ 가락시장 엽채류 경매 전경.

# 철저한 선별로 출하자 이미지 이어가야
도매시장 중도매인들은 경낙가격을 응찰할 때, 농산물의 상태를 확인함은 물론이고 출하자 이름도 체크한다. 평상시 균일한 상품을 보내왔던 출하자 물건은 샘플을 확인하지 않고 응찰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여름철은 특히 장마철은 좀 다르다. 박스 안, 가장 바닥에 있는 농산물도 꼼꼼히 확인한다. 이는 압상으로 인한 짖무름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따라서 출하자는 해당 농산물을 시장에 보낼 때 가장 하단에 있는 박스는 물론 박스 안, 가장 밑바닥에 깔려 있는 농산물에 대해서도 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  
가락시장 채소류 경매사는 “여름철 중도매인들은 농산물 상품을 판단할 때 부패를 가장 민감하게 고려한다”며 “한 박스 안에 한 개의 상품이라도 부패가 발생하면 전체 상품의 부패로 간주하는 만큼 부패율을 제로(0)화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 첫째도 선별, 둘째도 선별
생산자는 농산물을 출하함에 있어 선별이 가장 중요하다. 1년 열두 달 선별 작업이 중요하지 않은 때가 없지만 장마철은 시간 단위로 농산물의 품질이 하락하기 때문에 선별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렇다고 특별한 선별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흠집 있는 농산물, 검은 반점 등 곰팡이 생긴 농산물 등은 골라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선별 기준이다. 다만 이 기준들을 여름철에는 좀 더 까다롭게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성 관리에도 더 신경써야 한다.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병해충 발생 빈도가 높아 농약살포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도매시장에서는 잔류농약 검사가 의무화되어 있다. 생식 섭취가 높아지는 여름철에는 소비지에서 농산물의 안전성에 대해 어느 때보다 민감하다.

# 시세보다 상품성에 따라 출하량 조절해야
잎채소류나 열매채소류 등 저장이 불가능한 품목들은 시세와 관계없이 작물이 최상의 품질일 때 수확해서 출하해야 한다. 적지 않은 농가들이 시세에 따라 출하량을 결정하는데 시세가 오른다고 덜 자란 물건까지 출하한다거나 시세가 떨어진다고 수확을 무리하게 늦추는 등 시세에 따라 출하를 결정할 경우 품질이 전반적으로 저하돼 결국 가격도 낮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7월 휴가철에 접어들면 전체적인 소비둔화로 농산물 가격이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높아진다. 수취가격을 높이기보다는 전체 장세를 고려한 출하가 더욱 요구된다.
출하자는 당장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중도매인들에게 한결같이 좋은 상품을 내는 출하자로 인식돼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 인터뷰- 황정석 동부팜청과 영업본부 상무이사

짓무름·부패 심해…물기 제거 확실하게

오전과 비오는 날 작업 피하고 신문지 활용해야

“장마철은 고온다습한 기상은 물론 집중호우로 인해 농산물이 제 모습을 유지하기 어려운 시기임은 분명하다. 특히 상추, 배추 등 엽채류는 기온과 밀접한 영향이 있다. 짓무름, 부패 등 상품성 하락 요인이 예기치 않게 발생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소비도 덜 돼 가격은 내림세를 보인다. 따라서 철저한 출하 관리를 통해 극복해 나가야 한다.
엽채류는 물기 제거가 가장 핵심이다. 물기가 있을 경우 출하 중에 짓무름과 부패가 나타난다. 상추, 쑥갓 등 주요 엽채류를 출하할 때 신문지를 겹겹이 채워줘 습기를 막아야 한다.

또 오전 작업은 가능한 피해야 한다. 대부분 이슬이 많이 맺혀 물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 인근의 출하지에서는 운송거리를 고려한 오후 작업이 요구된다. 2~3시간 안에 가락시장에 도착하므로 오후 작업을 통해 농산물이 품고 있는 습기 방출을 최소화시켜야 부패와 짖무름을 최소화 시킬 수 있다.

배추, 무 등은 비오는 날에 작업을 피해야 한다. 시세가 좋다고 비오는 날 작업해 올리게 되면 아무래도 습기를 안고 농산물이 출하되기 때문에 부패율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배추 사이에은 신문을 충분히 사용해 차량 철판 위에 바로 적재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또 망과 망사이에서도 이동하면서 차량이 흔들리면 열이 발생해 배추가 부패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신문지를 활용해 겹겹이 쌓아주는 작업이 요구된다.

상품 위주로 출하하고 반드시 규격 정품 망으로 포장해야 중도매인과 분쟁없이 제값을 받을 수 있다. 무는 기형무나 잘은무를 등외품으로 구분해야 정상품 가격이 제값을 받을 수 있다.
고추 등 과채류는 대형선풍기 등을 활용해 습기를 완전히 제거해 포장해야 한다. 특히 홍고추는 겉보기에는 상품성이 괜찮지만 꼭지를 눌렀을 때 물기가 있는 것이 있다. 이런 고추는 금세 짓무르기 때문에 시세가 반 토막 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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