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문화 탐방 - 지중해 힐링여행 ‘베네치아’

▲ 수상택시를 이용한 베네치아 관광. 왼쪽 건물이 유명한 ‘살루테 성당’이다.

끝없는 외세의 침입과 물 부족에 맞서
모든 교통수단은 배…낭만 실은 곤돌라

이탈리아는 피렌체, 나폴리, 베네치아, 밀라노, 제노바 등 작은 도시국가가 하나가 된 통일국가다. 도시국가로는 바티칸만이 유일하게 남아있다. 이들 도시국가들은 중세부터 경쟁적으로 문화와 예술을 꽃피워왔다. ‘물의도시 베네치아’도 해상무역을 통해 부를 축척하고 르네상스 문화를 선도해 왔다.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오래된 역사현장

베네치아는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여의도 면적의 1.5배 크기로 1500여 년 전에 갯벌 위에 세워진 물의도시다. 본섬까지는 철도가 연결되고 118개 작은 섬은 200개의 다리를 연결해 만든 섬 도시이다.
서기 520년 경 게르만족과 흉노족을 피해 이 섬으로 피난 온 로마인들이 정착하면서 점차 인구가 늘어나고 해상국가로 발전하게 됐다.

갯벌의 약한 지반을 다지기 위해 수백만 개의 백향목 나무말뚝을 박아 지반을 다진 후 그 위에 건물을 짓기 시작했다. 이들이 일구어 낸 삶의 터전을 보면서 ‘인간의 한계가 어디까지인가’란 궁금증을 갖게 된다.
아침 일찍 베네치아 본섬까지 버스가 진입한 후 더 이상 차량이용이 불가능해 배를 타야만 했다.
우리는 수상 버스를 타고 일상과 전혀 다른 베네치아의 낯선 풍경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차 없는 거리’는 생각만 해도 색다른 도시풍경이다. 유일한 교통수단은 걸어가든지 아니면 곤돌라, 수상택시, 수상버스를 타야만 된다. 쓰레기수거차, 앰뷸런스, 소방차도 모두 물 위를 달리는 배가 담당한다.

곤돌라를 타고 좁은 운하 터널을 지나면 양쪽으로 빼곡히 들어선 서민주택들이 시간을 중세로 돌아가게 만든다. 넓은 운하길 좌우에는 귀족들이 살던 저택과 성당 등 화려한 건축물이 즐비하다. 곤돌라와 수상택시를 타고 타임머신을 돌려 천년고도 베네치아의 문화와 역사 속의 인물들과 대화를 나눈다.

▲ 베네치아 낭만의 상징 곤돌라와 수상건물들.

곤돌라에 몸을 싣고
낭만에 젖다

베네치아의 아름다운 경관과 그들의 삶의 현장은 우리와 너무 다르다. 방문 필수코스는 바로 살루테 대성당, 탄식의 다리, 리알토 다리, 산마르코 대성당, 광장 등이다.
살루테 성당은 물 위에 떠있는 성당의 화려함과 그 규모에 탄성을 자아낸다. 특히 이 성당은 1630년 무서운 흑사병이 멈춘 것을 성모마리아에 감사하는 의미로 지어졌다고 한다. 바로 인근에 운하의 도시를 상징하는 리알토 다리는 화려한 건물과 성당, 산마르코 광장을 연결하는 베네치아의 랜드마크다.

투칼레 궁의 법정과 연결된 ‘탄식의 다리’는 바로 법정에서 감옥으로 이어지는 지옥을 향하는 다리로 세기적 난봉꾼인 ‘카사노바’도 이 감옥에 수감되기도 했다고 한다.
베네치아의 백미는 바로 산마르코 대성당과 광장이다. 나폴레옹이 산마르코 성당을 지구상에 가장 아름다운 성당이라 칭송했을 정도다.

▲ 천당과 지옥을 넘나드는 ‘탄식의 다리’.
▲ 다양한 건축양식의 아름다운 산마르코 대성당.

인간과 자연의 도전을
통해 빚은 낭만의 도시

여행은 낯선 곳에서 서로 다른 문화의 차이를 좁히는데 있다고 한다.
베네치아가 바로 자연을 극복하고 인간의 힘으로 만들어낸 도시 중 하나다. 그 속에 인간의 한계를 극복한 위대한 인물이 나오는 법이다. 베네치아는 동방견문록의 저자 ‘마르코 폴로’와 세계적 음악가 사계의 주인공 ‘비발디’의 고향이기도 하다.   

베네치아인들이 살아온 과거와 현재는 고난과 시련의 연속이었다. 끝없는 외부의 침입에 도전해야 했으며 물위에 살면서도 물 부족을 겪어야만 했다. 하늘에서 내린 물을 받아 수차례 재활용하는 지혜를 현장에서 엿볼 수 있다.
가장 심각한 현실은 지구온난화로 매년 수차례 도시전체가 물에 잠기는 수난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도시를 떠나고 건물이 기울고 있으며, 1층은 아예 사람이 살지 않고 있다. 정부가 침수방지를 위해 섬과 섬을 연결해 수위조절을 하는 ‘모세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 베네치아의 유일한 교통수단은 배다. 집집마다 보트가 정박돼 있다.

오래된 미래 베네치아…
인간의 한계는 어디까지?

베네치아를 하루 만에 다 보고가기엔 시간이 너무 짧다 3~4일은 있어야 할 것 같다.
리도, 토르첼로, 무라노, 부라노 등 인근에 크고 작은 섬들이 베네치아를 둘러싸고 있으며 색다른 얼굴로 관광객을 불러 모은다.
베네치아의 세계적 카니발은 성탄절 다음날부터 시작되며 가면과 춤과 노래로 이어진다.

유럽예술의 중심지 베네치아는 장인들이 대를 이어오는 유리공예품으로 유명하다. 아울러 베니스국제영화제, 비엔날레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중 하나다.
베네치아 여행을 통해 나는 ‘인간의 한계는 어디까지 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베네치아는 우리의 오래된 미래의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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