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사람이 사는 법-전 한국생활개선평택시연합회장 조선희 씨

1997년 평택 팽성읍생활개선회에 가입해 20여 년 동안 생활개선회와 함께한 조선희 회원은 지난 2010년 제9대 한국생활개선평택시연합회장에 선출돼 평택시 여성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농사일도 소홀히 하지 않은 그였기에 회원들의 응원에 힘입어 9대에 이어 제10대 회장을 연임했다. 4년 동안의 임기를 마친 조 회원은 반찬가게를 열어 회장이 아닌 여성CEO로서의 인생 2막을 열었다.

가족과 함께 하는 반찬가게…행복UP·맛UP
“반찬으로 행복한 소통공간 만들고파”

▲ '늘해랑' 반찬가게 조선희 대표

“반찬가게를 하기 전에 평택시연합회장을 하면서 낮엔 농사를 하기에 시간이 부족해 새벽에 농사를 지었어요. 쌀뿐만 아니라 콩과 고추 등 밭농사도 만이 했고 염소도 키웠어요. 그때 키우던 작물과 염소 모두 지금도 저희 농장에서 함께 자라고 있어요.”

몇 년 전만해도 조 대표는 평택 로컬푸드 직매장에 두부를 만들어 납품하는 수준이어서 반찬가게에 대한 꿈을 꾸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논이 절대농지가 되면서 6차산업 허가를 받을 수 없게 되자 조 대표는 자그마한 두부가게로 6차산업의 꿈을 줄여야했다.

“일단 한번 부딪쳐보자는 의미에서 도전하게 됐어요. 옆에서 며느리도 ‘어머니가 열심히 키운 콩을 그냥 소매가에 팔기 아까워요. 작은 가게를 내서 두부를 팔아 봐요’라며 저에게 용기를 줬죠.”

“그래서 지금은 직접 재배한 콩으로 아침마다 직접 두부를 만들고 있어요. 두부도 그렇고 고춧가루와 식혜도 저희가 직접 재배한 농작물로 만들어요.”

반찬가게에서 연신 고소한 콩 냄새가 풍겨올 만큼 조 대표는 두부판매를 목적으로 가게를 열었지만 가게는 어느새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반찬가게로 변모해있었다. 이 역시도 며느리 덕분이었다며 조 대표는 며느리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가게에서 두부를 판매했는데 두부만 하기엔 가격적인 부분인 잘 맞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며느리가 아이를 키우니깐 아이들이 먹을 수 있는 반찬가게를 만들어보자고 해서 시작하게 됐어요. 그 후부터 피클과 장아찌, 매실청 등을 담게 됐죠.”

▲ 조선희 대표가 만든 다양한 반찬들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며느리와 함께 시작한 반찬가게는 어느새 아들까지 합세해 가족 경영으로 이뤄지고 있다. 혼자라면 힘들었을 모든 것들이 가족과 함께하니 웃음으로 승화된다며 조 대표는 연신 행복한 표정으로 손님을 맞이했다.

“원래 아들이 직장을 다녔어요. 그런데 며느리와 저 둘이 운영하기엔 배달 운전이 많아 아들까지 같이 하게 됐죠. 남편도 오후 2시쯤에 나와 배달 일을 도와줘요. 처음엔 힘들었지만 가족 모두가 함께하니 어려워도 서로의 얼굴을 보면 피로가 풀려요.”

반찬가게의 문을 연지 아직 7개월 밖에 되지 않아 아직은 미미한 매출이지만 조 대표는 손님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다양한 조리법을 사용한다. 특히 요즘 트렌드에 맞춰 저염식으로 반찬을 만들며 손님들의 건강까지 생각하고 있다.

또한 조 대표는 생활개선회 활동을 통해 배운 전통음식 만들기, 고추장 담그기, 천연 염색 등으로 아이들에게 농사가 쉽고 재미있는 일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어 매주 수요일마다 학생, 여성단체,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고추장아찌 만들기, 고추장 담그기 등의 체험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남들이 들으면 웃을 수도 있지만 반찬가게를 통해 이루고 싶은 꿈이 있어요. 반찬카페를 만들어서 많은 분들이 식사하고 아이 키우는 방법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셨으면 좋겠어요. 또 요리 강의를 통해 많은 분들에게 건강한 반찬 만드는 법을 알려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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