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생물소재공학과 이창묵 연구사

날씨가 점점 더워지는 것으로 보아 다이어트의 계절이 코앞으로 다가온 것 같다. 여름이 오기 전에 건강하고 날씬한 몸을 가꾸고 유지할 수 있도록 저마다 다양한 방법으로 다이어트를 한다. 그런데 이러한 다이어트의 적인 비만의 원인으로 탄수화물이 지목됨에 따라 저탄수화물 식품이 세계적으로 유행이 되고 있다. 단기간 체중감량을 위해 탄수화물을 줄이는 저탄수화물 다이어트가 유행하기도 하고 탄수화물이 전혀 없는 다이어트 콜라나 저탄수화물 맥주시장은 이미 경쟁 상태에 돌입했다. 과연 이처럼 다양한 저탄수화물 식품들이 몸매를 가꾸고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까? 그렇다면 탄수화물은 어떻게 비만의 원인이 되는 것일까?

탄수화물은 우리 몸을 형성하고 활동하는데 있어 꼭 필요한 영양소로 몸의 세포를 움직이게 만드는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우리가 섭취한 탄수화물은 기본적으로 체내에서 마지막에 포도당으로 분해된다. 포도당은 탄수화물 중 구조가 간단하고 세포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중요한 화학에너지이기 때문에 포도당으로 분해해야 흡수를 잘할 수 있다. 우리 몸이 포도당을 흡수하여 혈액 속에 퍼지게 되면 혈중 당 농도는 증가하게 되고 이런 높은 당 농도에서는 몸의 조절 메커니즘이 작동하여 즉각적으로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하게 된다. 인슐린은 혈액 중에 있는 포도당을 세포가 재흡수하게 하는 역할을 하여 세포가 혈 중 포도당을 흡수하면 혈액 중 포도당과 인슐린의 양은 같이 줄어들지만 포도당의 혈 중 농도가 옅어지면 간은 포도당을 다시 혈액 중에 내어놓게 된다. 간에서 내어 놓을 수 있는 포도당에 한계가 있을 경우 우리의 뇌는 공복감을 느끼게 되고 이는 먹을 필요가 없는데도 뭔가를 먹게 만든다. 혈 중 당 농도와 인슐린 농도가 급증하게 되면 그로 인해 공복감의 순환고리가 만들어지게 되고 설탕을 많이 포함하고 있는 스낵류를 급하게 먹을 경우 이런 악순환은 더 쉽게 만들어지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많이 겪게 될 경우 세포는 인슐린에 대한 저항성이 생겨 혈 중 포도당을 흡수하지 않는 당뇨병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악순환을 방지하기 위해 탄수화물 섭취를 중단할 수는 없다. 이와 같은 현상을 막기 위해 저탄수화물 식품이 개발되고 있지만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 저탄수화물 식품을 섭취할 필요는 없다. 흡수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현미 같은 곡식은 혈중 당 농도나 인슐린의 농도를 급하게 높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현미 속에는 섬유질과 다른 영양소도 같이 포함하고 있어 영양학적으로도 훌륭하다. 비만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탄수화물을 포함해 섬유질과 영양소가 풍부한 현미와 같이 다양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여 탄수화물의 급격한 섭취량을 줄이고 포도당의 공급을 천천히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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