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으로 읽는 시

들판에 던져진 옥수수 씨앗이 되어/빗물을 눈물로 머금고 살다가/한기찬 위에/온기를 불어넣는 노래가 되렵니다//솥단지 안에/풍덩 풍덩 사랑 한 점 던져놓고//사랑은 저 혼자 그리움으로 익어/옥수수는 노랗게 얼굴을 내밉니다/국수 한 사발 드소/허기는 가난한 자들만의 언어가 아니지요.

참 재미있는 시지요? 시 구절도 유머가 있습니다. ‘국수 한 사발 드소/허기는 가난한 자들만의 언어가 아니지요’ 이 얼마나 멋진 상식의 반전입니까. 올챙이국수라니요! 몇 년 전 강원도 영월 동강가 백운산 산행 때의 추억이 새롭습니다. 산행을 마친 후 뒤풀이는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고 있었지요. 이쪽 산행 때마다 곤드레밥을 몇 번 먹어 본 터여서 이번에는 좀 새로운 걸로 하자는 의견들이 많았지요. 그때 누군가가 “올챙이국수로 해요!” 그러면서 허영만 화백의 만화 식객에도 나온 이 지방 별미라고 말을 이었죠.

이렇게 해서 올챙이국수와 난생 첫 대면했는데 이 올챙이국수는 참 식감도 특이하고 뒷맛도 상큼한 음식이더군요. 올챙이국수는 올챙이로 만든 국수가 아니라 강원도에서 여름철에 많이 나는 옥수수를 이용해 만든 국수입니다. 강원도 정선이나 평창, 전라도 무주와 같은 곳에 가면 ‘올챙이국수 전문’ 간판을 단 음식점이 꽤 많습니다. 걸쭉한 반죽을 구멍 뚫린 바가지에 내리면 방울방울 떨어지는 모양이 올챙이 모양과 같아서 올챙이묵이라고도 하며, 정선 사람들은 ‘올창묵’이라고도 한답니다.

<시해설 민윤기, 시인. 월간 시see, 연간 지하철시집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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