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완주 박사의 농사에 대한 오해와 진실(65)

요구르트는 4000년여 전에 페르시아인들과 아랍 유목민들이 우유(소젖)나 산양유(염소젖)의 젖을 발효시켜 만든 음료이다. 사람들에게 장수식품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세기가 되어서였다. 20세기 초 노벨상 수상자인 메치니코프가 요구르트가 왜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키는가를 연구한 결과, 젖산균이 장내 유해세균의 발육을 억제하기 때문임을 알았다.

그 후 세계적인 장수촌을 조사한 결과, 불가리아의 해발 1,600m 로더피 산속에 있는 스몰란이란 조그만 마을이었다. 이 지역에는 10만 명당 100세 이상 인구는 38명으로 한국보다 8배 이상 많았다(2002년). 이 지역의 장수노인들이 공통적으로 즐겨 마시는 것은 요구르트였다.

나는 이 얘기를 오래 전에 들어 알고 있었지만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헌데 석박사 논문을 지도해 주신 류순호 교수님으로부터 듣게 됐다.

당신도 제주대학 학장을 지낸 제자 현해남 교수가 자신이 배양해서 먹고 있는 요구르트 종자를 주면서 권했다고 한다. 집으로 돌아와 만들어 먹었더니 장의 문제가 해결되면서 대변의 냄새가 없어졌다며 제자들에게 권했다. 나는 그 분의 말씀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쑨대도 고지들을 정도라 즉시 만들어 먹었다. 그런데 정말 그 분 말씀대로였다. 요구르트는 장내에서 이로운 세균을 증가시켜 해로운 세균의 활동을 막음으로써 장을 깨끗하게 만들고 냄새를 안 나게 해줬다.

나는 흙에 대해서 생각해 봤다. 흙에 이로운 균을 넣어서 마치 요구르트가 우리의 장속에서 하는 작용같이 좋게 해주 것은 없을까? 우연하게 석종욱 씨가 쓴 ‘땅심 살리는 퇴비 만들기(들녘)’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무릎을 탁 쳤다.

몇 년 전, 아파트 근처에 10평짜리 텃밭을 빌려 농사를 지었다. 그때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의 김유학 박사가 돈분 퇴비를 구해 주면서 권했다. 보통의 돈분 퇴비가 아니라 완전발효가 돼 구수한 냄새가 나는 퇴비였다. 텃밭에 고추를 심으면서 고추뿌리가 닿는 부분에만 두어 주먹씩을 넣고 심었다. 구해온 퇴비가 적어서였다. 그해 고추농사는 정말 기대를 훨씬 웃돌았다.

석씨는 그의 저서에서 말한다. ‘나뿐 퇴비(불량퇴비)를 대량으로 넣기보다 비록 소량이라도 유익균이 많은 퇴비를 종자나 모종을 심는 구덩이마다 주는 편이 훨씬 현명하고 경제적이다.... 어린뿌리가 유익균의 덩어리에 닿아 자라면 매우 튼튼해 병원균에 강하다.’ 나는 그 점을 내 텃밭에서 확인한 것이다.

고온(60℃)에서 적어도 3개월 이상 호기성발효를 시킨 퇴비에는 유해 병원균은 다 죽어버리고 방선균 등 이로운 균이 활성화된다. 사람에게 요구르트가 좋은 균 덩어리라면 흙에서의 유익균의 덩어리는 발효가 완전히 이뤄진 퇴비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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