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업 6차산업인 - 조경연·권태운 씨

▲ ‘2015 임업·산촌 6차산업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한 조경연·권태운 씨는 벌채 후 버려지는 잔가지에서 ‘러스틱 공예’ 재료로서 가능성을 봤고, 아이디어를 착안했다. 사진은 권태운 씨(사진 왼쪽)와 조경연 씨.

화목으로도 쓸 수 없는 폐기 잔가지 처리 효과
공예작가·산림전문가의 만남…도시·산촌 ‘어울림’ 재현

어린이 상상력 키우는 자연친화적 교육콘텐츠 개발

산림청의 <2015 임업통계연보>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우리나라의 벌채 면적은 20만ha다. 하지만 국유림을 비롯한 사유림에서 벌채되는 목재 중 직경 5cm 이하의 잔가지는 화목으로의 가치도 없어 그대로 버려지는 경우가 파다하다.
“우리나라에서 벌채 후 버려지는 잔가지만 최소한 100만㎥ 이상이에요. 어떻게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여기까지 오게 됐네요.”

‘2015 임업·산촌 6차산업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한 조경연·권태운 씨는 벌채 후 버려지는 이 ‘어마어마한 양’의 잔가지에서 ‘러스틱 공예’ 재료로서 가능성을 봤고, 아이디어를 착안하게 됐다. 경연씨는 미술전공자로서 현재 수년간 러스틱 목공예를 준비한 문화기획자이고 태운씨는 벌채사업 경험이 있는, 귀산촌을 준비하는 임업후계자이기 때문에 아이디어 개발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 러스틱 공예는 시골풍의, 소박한 모든 공예품을 일컫는 표현이다.

“러스틱 공예라는 단어가 생소할 수도 있어요. 시골풍의, 소박하고 꾸밈없는 모든 공예품을 일컫는 표현인데, 저희는 그중 잔가지를 활용해 ‘소박한 목공예’로 탄생시켜 보자는 것이지요.”
게다가 가구를 비롯한 국내 목공예 재료는 대부분 수입 목재인지라, 국산 목재에 대한 이들의 애착도 크게 작용했다.
“우리나라 러스틱 공예 시장은 아주 작습니다. 공예작가들의 개인적인 작품 활동 수준에 머물러 있고, 판매용은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에서 유통되고 있지요.”

이들은 러스틱 공예 재료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유통하는 체계가 국내에 전무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사실 산에 가면 얼마든지 잔가지들을 구할 수 있지만 개인이 수거해서 공예 재료를 대규모로 생산하고 양산한다는 것은 불가능해요. 벌채업체와의 협력에 의한 수거체계를 갖추고 가공공정을 갖추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합니다.”
이들의 아이디어 실현을 위해서는 벌채업체와의 협력이 필수였다.

“벌채업체가 산에서 작업을 할 때면 그 작업장으로까지 임도가 뚫리고 결국, 운송이 쉬워지잖아요. 업체들이 작업 후에 발생시킨 잔가지를 수거해서는 그 임도를 이용해 운송하면, 쉽게 ‘작품 재료’들을 모을 수 있는 것이지요.”
수거된 잔가지를 그대로 쓸 수는 없으므로, 가공공장을 설립해야 하는데 그들은 인근 폐교 활용을 생각했다.
“벌채지역 인근 폐교나 저목장에 가공공장을 세워 공예자재를 생산하는 겁니다. 가공공장 자체를 러스틱 공예 전시공간으로 조성해서 하나의 이색 관광지로 형성할 수 있는 것이지요.”

두 사람은 꽤 구체적으로 아이디어 실현을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경연 씨는 시간 날 때마다 공예 하는 지인을 찾아가 러스틱 공예를 배우고 직접 만들어 현재 ‘목곤충 만들기’ 세트에 대한 도해를 50여개 개발했다. 임업후계자인 태운씨는 벌채사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포크레인 자격증을 취득했고 현재는 산림산업기사 자격증을 위해 공부중이다.   
아이디어 실현을 위해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준비를 하고 있는 만큼 목표도 구체적이다.

“우선 국산 목재, 폐가지를 활용해 러스틱 공예를 활성화 시키고자 합니다. 그것으로 하여금 아이들에게 직접 조립하고 생각하게 하는 능동적인 교육콘텐츠를 만들고, 산촌의 신소득창출 사업으로까지 발전하면 더 좋고요. 목재 가공공장을 활용한 산촌공예마을을 조성해 도시와 산촌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장(場)을 만들고자 합니다.”
경연 씨와 태운 씨는 공모전을 통해 아이디어를 검증받았다는 것에서 만족해하고 있다. 인정받았으니 앞으로 그것의 실현을 위해 차곡차곡 준비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림 그리는 문화 기획자와 나무 베는 벌채업자의 만남. 그 빛나는 만남 속에 우리 산촌의 미래가 조금씩 움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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